날씨가 부쩍 쌀쌀해졌다. 찬바람 탓인지 입맛도 별로 없다. 추운 겨울을 든든하게 이겨내려면 잘 먹어야 하는데 입맛 돌게 맛있으면서도 몸과 마음을 따뜻하게 해줄 구수한 요리가 없을까?
이 고민을 한 번에 날려준 것이 바로 짬뽕. 아니 ‘짬뽕이 얼마나 특별 하길래?’하고 의아해 할 지 모르겠지만 이곳 짬뽕은 겨울철 입맛 잡기에 충분한 ‘한방’이 있었다. 그 ‘한방’의 맛을 지금부터 만나보자.
중국요리의 기본인 자장, 짬뽕, 탕수육이 맛있는 집
군포시 산본동 금정역 뒤편에 자리 잡은 정통 차이니스 레스토랑 이향원. 이곳은 인테리어부터 예사롭지 않다. 들어가는 문은 빨간 색 페인트와 홍등을 달아 기업과 사무실이 많아 밋밋한 거리에서 단연 눈에 띈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1, 2층이 동시에 눈에 들어오는 데 마치 영화 ‘장군의 아들’에 나왔던 고급요리 집처럼 고전적이고 운치 있다. 1층은 테이블이 놓인 홀과 모임을 할 수 있는 커다란 룸이 있고, 영화에서 본 듯한 나무계단을 올라가면 룸으로만 이뤄진 2층이 나온다.
자리에 앉아 소문에 듣던 이 집의 대표 메뉴 ‘모듬짬뽕’을 주문했다. 이곳은 짬뽕 종류만 10여 가지인데, 모든 짬뽕은 사골을 우려 국물을 내고 있단다.
‘모듬짬뽕’은 홍합, 오징어, 게, 새우 등 해물만 7~8가지에 각종 채소가 들어간 요리로 그 양과 해물의 푸짐함에 입이 떡 벌어졌다. 사골로 우려낸 짬뽕 맛이 궁금해 얼른 국물부터 한입 떠먹었다. 그러자 짬뽕의 매콤함과 해물의 시원함, 거기에 사골의 진하고 구수한 맛이 묘하게 어우러지며 입맛을 확 돋운다. 흔한 것 같은 한 그릇 짬뽕이 사골이 더해져 보양식이 된 듯하다.
뿐만 아니다. 중국집에 오면 꼭 먹어야 하는 요리가 바로 탕수육. 이집 탕수육은 ‘찹쌀 탕수육’이라는 별명이 붙었다기에 얼른 시켜 먹어봤다. 접시에 푸짐하게 담아낸 탕수육을 보자 군침이 돈다.
일반적으로 봤던 탕수육과 달리 튀긴 고기의 빛깔이 하얗다. 튀긴 고기의 색깔이 하얗다는 건 튀긴 기름이 깨끗하다는 뜻. 거기다 소스와 함께 올려 진 빨간 사천고추는 부끄럽게 웃고 있는 새색시 같다. 탕수육을 한입 베어 무니 바삭하면서 속은 부드럽고, 쫄깃한 식감이 입안을 채운다. 찹쌀가루에 100% 감자전분을 사용해 쫄깃한 것이란다.
맛에 취해 있을 때, 미모의 주인장께서 자장면을 맛보라며 내왔다. 중국집의 실력은 자장면에서 판가름 난다고 하지 않던가? 사양할 새도 없이 얼른 젓가락을 들었다. 자장면은 맛이 담백하고 고소하다. 이유를 물으니, 이집은 양파를 오랜 시간 볶아 거기서 나오는 육수만으로 자장 소스를 만든다고 한다. 그러면 자장이 특별히 멀 더 넣지 않아도 담백하다고.
다양한 코스요리와 소향동고, 북경오리
조금 더 특별한 요리는 없을까? 메뉴판을 보는데 다양한 코스요리와 함께 이름마저 생소한 ‘소향동고’가 눈에 띈다. 소향동고는 생표고에 새우살을 다져넣어 튀겨낸 후, 소스에 버무린 요리라는데, 냉동이 아닌 생표고를 쓰기 때문에 표고 특유의 향과 부드러운 식감이 살아있단다. 또한 ‘북경오리’는 전국적으로 하는 집이 몇 집 없는 귀한 요리란다. 오리의 껍질은 직접 만든 ‘야빙’이라는 쌈에 싸먹고, 뼈와 살은 발라내 탕으로 먹고, 가슴살은 잘게 찢어 피망과 볶아 꽃빵과 함께 먹는다고. 손이 많이 가 사전예약이 필수라고 하니 귀한 분 대접할 때 전화하고 오면 좋겠다. 또한 부모님을 모시고 올 경우엔 삼선누룽지탕 같은 부드러운 음식을 먹어봐도 좋겠다.
이향원은 2009년 말에 문을 열었다. 시작할 때 함께한 15년 경력의 주방장은 지금까지 줄곧 이곳 주방을 지키고 있다. 그렇다보니 음식 맛이 처음이나 지금이나 한결같다고. 주방장 뿐 아니라 다른 직원들도 오랜 시간 함께 호흡을 맞추고 있단다.
이번 연말모임은 고민할 필요도 없이 이향원으로 해야겠다. 나오는 길에 얼른 예약 책에 이름을 올리고 나왔다.
문의 : 031-427-9881
이재윤 리포터 kate257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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