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4학년 때부터 갑자기 체중이 늘기 시작했어요. 중학교 때는 무기력해지면서 먹고 자는 것만 반복했어요. 집에 오기도 싫어서 학교에서 자는 날도 있었어요.”
대전 한빛고등학교에 다니는 최승연(2학년) 군이 자신의 과거를 회상하며 한 말이다. 초등학교 때부터 점차 늘어난 체중은 급기야 최 군의 건강까지 위협했고 거울을 보기조차 싫게 만들었다.
“정신 차리고 제 모습을 보니, 한마디로 슬펐죠.”
승연 군은 누나의 권유로 한빛고등학교를 지원했다. 한빛고에 재학 중이던 누나의 한 마디 때문이다.
“누나가 ‘한빛고 다니면 살 뺄 수 있다’고 해서 무조건 지원 했어요. 와서 보니 살 뺄 수 있는 이유가 있었어요.”
승연 군이 체중 감량에 성공한 요인은 학교 방과 후 스포츠클럽 활동 덕분이다. 승연 군은 ‘S-line’ 요가 클럽에서 활동 중이다. 요가는 과체중인 승연 군이 관절에 무리 없이 체중을 감량할 수 있는 맞춤 운동이었다. 입학 당시 96kg이었던 승연 군은 현재 84kg으로 12kg을 감량했다. 지금은 클럽에서 부장을 맡고 있다. “턱 선이 살아난 것도 다 요가 덕분”이라며 “엄마가 더 대견해 하며 옷도 많이 사준다”고 천진스럽게 말했다.
스포츠 활동이 수시에 유리하게 작용 =
한빛고등학교(교감 이광우)는 방과 후 활동으로 9개의 스포츠클럽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와 별도로 전교생이 태권도를 배우고 있다. 2003년부터 시작된 태권도는 주로 인성교육 시간을 이용한다. 체력 단련은 물론 예절과 정신 수양까지 함께 할 수 있어 타 학교가 벤치마킹을 하러 올 정도다.
배드민턴 클럽 부장 민경란(2학년) 양은 “입학 때 학교에서 측정했던 체지방률이 25%였는데 지금은 21%”라며 “학교에서 하는 운동 덕분에 체중 변화 없이 체지방 수치만 낮출 수 있었다”며 만족스럽게 말했다. 경란 양은 “다른 친구들은 고등학교 입학 후에 나날이 체중이 늘어 우리 학교 클럽 활동을 많이 부러워한다”고 덧붙였다.
한빛고 문정우 체육교사는 “전교생이 스포츠클럽에 참여해 활발하게 활동 중”이라며 “아이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 절로 힘이 난다”고 말했다. 문정우 교사는 “아이들이 살을 맞대고 운동을 하는 동안 협동심과 사회성도 키울 수 있다”며 “설문조사 결과 ‘운동으로 학교생활에 도움을 받았다(53%)’는 대답이 많았다”고 자랑했다. 문 교사는 “운동으로 학업 시간을 뺏길까 걱정하는 일부 학부모도 있지만 졸업생들은 오히려 ‘입학사정관에게 스포츠로 인한 리더십을 인정받아 수시 전형에 유리했다’고 말한다”고 덧붙였다.
글 안시언 리포터 whiwon00@hanmail.net
사진 한빛고등학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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