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청소년 비만율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대전시교육청이 발표한 2011년 비만학생 현황에 따르면 고등학생은 15.4%로 100명 중 15명이 비만으로 나타났다. 소아·청소년 비만은 당뇨병, 고혈압 등 성인병을 유발하며 자칫 정신질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대전세종 내일신문은 학생들의 비만을 다각도로 집중 진단한다.<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1. 대전 학생, 100명 중 14명 비만
2. 청소년 비만의 주범, 고열량 식품
3. 입시에 밀려 없어진 체육수업
4. ''나이키''의 경쟁상대는 ''닌텐도''
5. 저소득층 비만, 10년새 2배 급증
6. 비만교율이 필요하다
7. ''기적의 체육관''을 만들자
청소년은 신체활동으로 골격과 근육, 신경과 두뇌에 자극을 받아야 몸과 마음이 고루 발달할 수 있다. 따라서 비만을 예방하거나 해소하기 위해서 신체활동은 필수다. 대전시 교육청 평생교육체육과 이광우 장학사는 “운동은 뇌를 활발하게 자극해 과제 집중력과 학업성취도에 좋은 영향을 준다”며 체육활동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그러나 운동부족으로 인한 학생들의 비만은 늘고 있는 추세다. 중학교의 경우 체육수업 이외 스포츠클럽 시간을 의무 편성했으나 내실 있는 신체활동 시간이 아니라는 목소리가 높다. 고등학교는 집중이수제를 적용해 학교장의 재량에 따라 한 학기에 몰아서 체육수업을 배치할 수 있다. 입시 위주의 교육정책과 준비 없이 늘린 체육시수로 인해 체육수업은 제구실을 못하고 있다.
1학기는 지·덕·체(知·德·體), 2학기엔 지·덕만 =
대전 동구에 위치한 ‘ㄱ’ 고등학교에 다니는 김세혁(가명.고1) 군은 오전 7시 30분에 등교해 오후 10시에 하교한다. 김 군이 학교에서 보내는 시간은 15시간. 그러나 김 군의 수업 시간표에 체육시간은 찾아 볼 수 없다. 1학기에 1년 치 체육수업을 끝냈기 때문이다. 김 군은 “1학기 때 체육수업이 일주일에 3~4시간 씩 있었다”며 “체육수업은 학교 오는 ‘낙’이었는데 지금은 교실에만 갇혀 있어서 답답하다”고 말했다. 김 군은 “교장 선생님께서는 ‘지·덕·체를 겸비한 인재’를 강조하지만 우리에겐 1학기만 적용되는 훈화말씀”이라 목소리를 높였다. 이 같은 수업 배치는 한 과목을 한 학기에 몰아 배울 수 있도록 한 집중이수제 때문이다. ‘2009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2011년부터 시작한 집중이수제는 애초 과목 수를 줄여 학생들의 학습 부담을 줄여주겠다는 취지로 시작됐다. 한 학기에 배우는 과목 수를 기존 10~13개에서 8과목으로 줄인 것이다. 그러나 학생들이 오히려 너무 빠른 진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소위 주요 과목이 아닌 사회나 예체능 등 과목을 한 학기에 몰아 배치하는 폐단이 생겼다. 그러나 대전시 교육청 측은 “고등학교에서 집중이수제로 인해 체육수업을 몰아서 하는 경우는 극히 일부”라고 답변했다. 이에 대해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전지부 이성환 지부장은 “내년부터 한 학기에 들을 수 있는 교과목 규제를 완화한다는 교과부 발표는 있었으나 현행 수업은 예체능 과목을 한 학기에 몰아서 수업하는 학교가 대부분”이라 반박했다. 결국 고등학교 3년 동안 신체발달에 맞는 체육수업은 이뤄지지 못한다는 설명이다. 이 지부장은 “입시 위주의 수업시수 배치는 장기적 안목으로 아이들에게 마이너스 요인이 된다”고 덧붙였다.
수학 교사가 축구 지도 … 전문 강사 부족한 스포츠클럽 =
대전 동구 ‘ㄴ’ 중학교에 다니는 이예지(가명. 자양동) 양은 “어느 날 운동장을 보니 수학 선생님이 남자아이들을 데리고 축구를 하고 있었다”며 “남자 아이들은 마냥 좋아 뛰어다니지만 수업 이외 또 다른 수업을 하고 계신 것 같아 선생님이 불쌍해 보였다”고 말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2학기부터 전국 3163개 중학교에 초중등학교 개정 교육과정을 적용해 주 4시간 이상을 학교스포츠클럽 활동 시간으로 편성, 운영하고 있다. 부족한 체육활동을 보충할 수 있는 시간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중학교 체육수업시간을 주당 4시간으로 무리하게 밀어붙이자 일선 중학교의 학교스포츠클럽을 대부분 일반 교과목 교사가 맡는 등 부작용이 있기 때문이다.
올해 국감에서 이용섭(민주통합당) 의원은 “전체 학교스포츠클럽 활동 담당자 3만366명 중 체육교사는 3638명으로 전체의 12%에 불과하다”며 “스포츠 강사를 활용하는 경우는 4559명으로 15%였다”고 지적했다. 체육교사가 아닌 일반 교과목 선생님들이 담당하는 비중이 73.2%를 차지하기 때문에 전문성은 떨어지고 일반 교사들의 업무 부담만 늘었다는 목소리가 높다. 대전시 교육청 평생교육체육과 이충렬 장학사는 “대전의 경우 106명의 스포츠 강사가 활동하고 있으며 일반 교사는 20%를 차지하고 있다”며 “수업 시간을 확장한 개념이니 일반 교사가 지도하는 것은 큰 무리가 없다”고 말했다. 전교조 대전지부 이성환 지부장은 “갑작스럽게 시행한 스포츠클럽 활동은 인력 예산 공간부족으로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며 “전문 강사를 배치해 내실 있게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시언 리포터 whiwon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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