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5일수업 시행 1년, 토요일을 어떻게 보내시나요?
올해 처음 시행된 주5일 수업은 주말의 모습을 많이 바꾸어 놓았다. 놀토와 갈토로 구분되던 격주 토요일 수업이 주5일 수업으로 바뀌면서 학부모들의 반응은 여러 가지로 나뉘고 있다.
토요일에 근무를 하는 부모들의 걱정은 늘고 있는 반면, 토요일을 잘 활용하는 엄마들은 주5일 수업을 반기고 있다.
토요일, 늦잠과 학원사이에서 고민
5,6학년 아이를 둔 주부 김은주(45 .좌동)씨는 토요일 점심때가 될 때 까지 늘어지게 자고 있는 아이들을 보면 속이 터진다고 한다. “주말마다 늘어지게 자는 애들을 보면 얼마나 피곤하면 저럴까 하다가도 아침에 뭐라도 시켜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라며 토요일 학교에 안가니 금요일 저녁에 늦게 자게 되니 늦잠을 잔다며 차라리 학교에 갔으면 하는 생각도 든다고 한다.
신현아(41. 재송동)씨는 토요일이 하루 종일 비게 되니 그 시간에 뭐라도 시키게 된다고 한다. “주중에는 시간이 없어서 할 수 없었던 축구라던가 미술수업을 시키고 있어요. 왠지 시간이 나면 뭐라도 시켜야 할거 같더라구요.” 라고 말한다. 아이들이 학교 가는 것보다 더 바쁘고 힘들다며 투덜거리기도 하고 학원비가 더 많이 들어 힘들기도 하다는 신씨는 차라리 토요일 하루는 예체능 활동만 하는 날로 정해서 수업을 하면 좋겠다고 한다.
토요일마다 출근해야하는 임윤주(39. 남천동)씨는 토요일이 되면 또 아이를 어디다 맡기나 고민하게 된다. 격주로 시댁에 데려다주고 출근하곤 했는데 주말마다 아이를 맡기려니 주말에 아무데도 못가시게 하는게 마음이 쓰이고 눈치가 보인다고 한다. 학교에서 운영하는 아이돌보미 프로그램은 주중과 연계되어서 있기 때문에 주말만 맡겨야하는 윤주씨의 경우는 이용할 수 없다. “학교에서 좀 편안하게 아이들을 맡길 수 있는 시스템이 되어있으면 좋겠어요. 차라리 어린이집, 유치원 다닐때에는 종일반에 아이들을 맡겨서 직장생활이 좀 더 편했던거 같아요.” 라며 한번 신청하면 한학기 내내 참여해야 하는 돌보미프로그램보다 필요할 때 이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한다.
주말에 운영되는 방과 후 프로그램들도 물론 있지만 원하는 프로그램이 아니거나 신청자가 몰려 탈락하는 경우도 있고, 정기적이 아닌 프로그램들도 많다. 남들 안가는 토요일이라는 생각에 아이들도 크게 열심히 하려는 생각이 없기도 하고 생각보다 알찬 토요일이 되지 않아 아쉽다는 반응들도 있다. 학원을 여러군데 돌릴수 도 없는 엄마들의 토요일 고민은 크다.
주말만은 아이들과 함께
맞벌이를 하느라 주중에는 아이와 대화할 시간도 부족하다는 주부 정은미(42. 용호동)씨는 차라리 토요일 수업이 없어 좋다고 한다. “아침도 같이 먹고 함께 공원에 베드민턴을 치러 가기도 하고 좀 멀리 나들이를 갈 수 도 있어 좋아요. 늘 나가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집에서 함께 딩굴면서 아이와 모처럼 시간을 보내는것도 즐겁구요.”
학교가 집과 멀어서 항상 학원 통학차량을 이용하던 진승미(37. 중동)씨는 통학차량이 운행 안하는 토요일에 학교에 보내려면 아침에 학교까지 데려다 주고 데리러 가야해서, 토요일에 쉬는 것이 반갑다고 한다. “큰 길을 건너서 등교해야 하는 등굣길이 위험해 항상 걱정이었는데, 토요일 학교에 안간다니 걱정 하나를 덜었어요” 라고 말한다.
하지만 토요일을 마냥 자유롭게만 보낼 수 없고 꼭 무엇인가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리는 부모들의 하소연도 있다. “주말을 지나면 꼭 주말에 무엇을 했는지 보고서를 적어간다던지 발표를 시키는 것은 부담스러워요. 남들 어디갔다왔다는 발표를 하는데 저는 집에 있었는데요 라고 발표할 아이를 생각하면 괜히 죄책감이 들기도 하구요.”라고 하는 학부모들은 꼭 어디엔가 가지 않으면 아이가 뒤쳐지는것 같고 부모가 성의없어 보이기도 해서 걱정이 많다고 한다.
주5일수업을 1년 해보니 좋은 점도 많지만 개선해야 할 점도 많이 보인다. 내년에는 아이들이 좀 더 알차고 즐겁게 보낼 수 있는 많은 프로그램들이 생겨나기를 엄마들은 바란다.
장정희리포터 swtdrea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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