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와 나눔의 문화 ‘재능기부’ 현장을 가다
“재능기부로 봉사하고 자신감도 얻어요”
의왕시 글로벌·내손 도서관 재능기부 프로그램 활발…재능기부자·지역주민 만족도 높아
기부와 나눔의 문화가 우리사회에도 다양한 형태로 뿌리 내리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곳곳에서 자원봉사와 나눔의 문화가 ‘재능기부’라는 형태로 확대되고 있다. 지역에서 재능기부가 활발히 이루어지는 현장을 찾아서 재능기부의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보았다.
영어독서지도사 수료 후 ‘재능기부’로 경력 쌓아
지난 18일 오전 11시 의왕시 글로벌 도서관 3층, 5~6세 아이 20여명 옹기종기 모여앉아 영어 동화책을 읽어주는 선생님의 말에 귀를 쫑긋 세우고 있다. 영어 스토리텔링 시간이다. 아이들에게 스토리텔링을 하는 선생님들은 ‘재능기부’를 하는 영어독서 지도사로 도서관에서 영어 독서지도사 과정을 수료한 사람들이다.
글로벌 도서관은 2011년부터 영어독서지도사 과정을 수료하고 자격증을 취득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영어 스토리텔링 ‘재능기부’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호응을 얻고 있다. 도서관에서 무료로 영어독서지도사 과정을 운영하는 대신 수료자들은 의무적으로 1년 동안 ‘재능기부’를 해야 한다. 수료자들은 배운 것에 그치지 않고 현장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얻고 도서관에 오는 어린이들은 좋은 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더불어 재능기부로 경력을 쌓아 일자리를 찾는 사례도 늘고 있다. 작년에는 20명의 수료자가 재능기부를 통해 활동을 하고 유치원, 초등학교 방과후교사 등으로 일자리를 찾아 가기도 했다. 올해 수료생 13명도 현재 글로벌 도서관에서 1주일에 한번씩 스토리텔링을 통해 재능기부를 하고 있다. 또한 여름방학에는 부곡도서관에서 특강을 진행하는가 하면 각 주민센터 강좌 등을 통해 그 영역을 넓히고 있다.
대부분이 주부들인데 반해 유일한 남성인 정성우(48. 삼동) 씨는 “교육으로 끝나지 않고 직접 도서관에서 실습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좋다”며 “앞으로도 이런 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경예(35, 삼동)씨는 “외국에서 오래 살다 와서 아이가 영어를 잃어 버릴까 걱정이되어 제대로 된 학습법을 배우기 위해 영어 스토리텔링을 시작했다”며 “재능기부를 통해 자신감을 얻어 앞으로는 초등학생으로 그 영역을 넓히고 싶다”고 말했다.
동화구연에서 생태체험, 진로코칭까지 다양한 ‘재능기부’프로그램
내손도서관은 유아 대상 동화구연 프로그램 ‘이야기 보따리’가 호응을 얻고 있다. ‘이야기 보따리’는 도서관에서 운영하는 동화구연 3급 지도자 과정 수료자들의 재능기부를 통해 운영되고 있다. 또한 사랑채 노인 일자리사업으로 할머니 할아버지 동화구연팀의 재능기부로 이루어지는 ‘할머니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맛있는 동화세상’도 운영 중이다.
내손도서관은 도서관에서 운영하는 교육프로그램을 수료하고 재능을 기부하는 사람들 이외에도 다양하게 재능기부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도서관에서 진행하는 정규강좌 이외에 글쓰기, 독서지도, 생태 체험, 요리, 진로탐색 등 8개 강좌가 올 3월부터 재능기부를 통해 진행됐다. 도서관에서 재능기부 신청자 중 엄선하여 프로그램과 강사를 선별하기 때문에 질이나 강사의 수준도 수준급이다. 여름방학 진로코칭 특강을 통해 재능기부를 한 조은미(38, 당정동)씨는 “자기주도학습지도사로서 아이들의 진로코칭 경험을 쌓기 위해 직접 특강 개설을 제안하게 되었다”며 “진로코칭 강의에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조씨는 11월부터는 당정초등학교에서 5,6 학년 대상으로 진로코칭 강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재능기부는 교육, 강좌 뿐아니라 다양한 전시회를 지원하는 형태로 진행되기도 한다. 내손도서관에서는 그림, 서예, 사진 등에 재능이 있고 작품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도서관에서 전시회를 할 수 있도록 하여 지역주민과 함께 하는 다양한 형태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지금까지 계원예대 전시디자인과의 도서 체험 전시, 들꽃 사진 전시, 한국화 ‘화도회’, 의왕시 사진동아리의 ‘의왕 풍경사진 전시’등이 재능기부로 이루어졌다.
내손도서관 송은아 팀장(44)은 “꼭 엄청난 지식과 특별한 재능만을 기부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재능기부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주민과 함께 재능을 서로 나누고 서로 윈윈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현주 리포터 nashur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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