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다. 태풍 소식이 걱정스럽긴 하지만 날씨로만 본다면 요즘만큼 좋은 계절은 없는 듯하다. 하늘을 푸르고 공기는 맑고 깨끗하다. 한낮에는 햇볕이 뜨겁긴 하지만 적당히 참을 수 있을 만큼의 뜨거움이고, 해질녘이나 오전에는 선선한 바람까지 불어오니 나들이하기 딱 좋은 요즘이다. 이렇게 좋은 가을날, 어디로 나들이 가면 좋을까?
염전과 갯벌을 볼 수 있는 소래습지생태공원
많은 사람들이 인천의 대표적인 가을 나들이 장소로 ‘소래습지생태공원’을 추천한다. 사계절 내내 어느 때고 가도 좋은 곳이지만 갈대숲 우거지는 요즘이야말로 가장 운치 있는 장소기 때문이다.
이곳은 과거 인천 최대의 염전지로 현재도 염전 일부가 남아 있다. 또 소래포구와 이어져 있어 아직도 살아 있는 갯벌을 볼 수 있으며, 갯벌체험도 가능하다. 또 훼손되지 않은 자연환경의 이점을 살려 다양한 생물 군락지로 복원시켜 아이들을 위한 자연학습장으로도 유용하다. 이외에도 공원 곳곳을 산책하다 보면 코스모스나 국화 같은 가을꽃을 심심치 않게 구경할 수 있고, 공원 한복판에는 운치 있는 갈대밭이 조성돼 있어 분위기가 끝내준다. 특히, 염전이나 풍차, 소금창고, 조류 관찰대, 전시관 같은 아이들 체험학습에 유용한 볼거리가 많아 온 가족 나들이로 부족함이 없다.
다만, 아쉬운 점은 공원 규모가 커서 돌아보기가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천천히 걸어서 대략적인 것만 둘러보려고 해도 2시간은 훌쩍 넘긴다. 전시관도 보고 갯벌체험도 하고 구석구석 빠짐없이 둘러보려면 한나절도 부족할 정도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시간과 체력이 부족해 일부분만 둘러본 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오는 경우가 부지기수였다.
하지만 이제 공원을 보다 쉽고 편하게 둘러볼 수 있는 방법이 생겼다. 공원 입구에 자리한 ‘무료 공영자전거 대여소’ 덕분이다.
공영자전거 타고 공원을 누벼라
남동구는 지난 9월 7일 소래습지생태공원을 찾는 나들이객들을 위해 무료 공영자전거 대여소를 개소했다.
대여소에는 MTB 60대, 사이클용 25대, 2인용 15대 등 100여 대의 자전거가 비치돼 있다. 대여는 평일에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주말과 공휴일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이용할 수 있다. 단, 매주 월요일은 정기휴무다.
개인별 최대 3시간까지 대여 가능하지만 대여소 운영종료 1시간 전까지 반납해야 한다. 특히, 인천시민은 물론 거주지에 제한 없이 나들이객 누구나 자전거를 빌릴 수 있다. 단, 14세 이상이어야 하며, 학생증이나 신분증(주민등록증, 운전면허증)을 제출해야 하고 휴대전화도 소지해야 한다. 둘 중 하나만 없어도 자전거를 빌릴 수 없다.
공원을 한 바퀴 돌아보는 코스 이외에도 주변 자전거도로와 연계한 3개의 자전거 코스가 있다. 1코스는 소래습지생태공원에서 인천대공원까지 가는 코스로 왕복 14 km다. 2코스는 서창 I.C 방향으로 도림동, 논현동, 소래일원을 둘러보는 코스이며, 3코스는 소래에서 해변 자전거길을 이용해 송도신도시까지 가는 코스로 왕복 21 km다.
공영자전거 무료로 빌려보니
공영자전거 대여소 시범사업을 시작한 지 일주일 후 이곳을 찾아 서비스를 이용해 보았다. 취재임을 밝히지 않고 나들이객의 입장에서 자전거를 빌려봤다.
아직 오전 시간대라 자전거 여유는 있었지만 사람들은 제법 붐볐다. 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 단위 주민들이 가장 많았고, 연인이나 친구끼리 온 커플들도 있었다. 접수대 직원 한 명, 자전거 입출상황을 맡고 있는 직원 한 명 등 총 2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었다. 사람이 몰릴 땐 제대로 서비스가 이뤄지지 않을 만큼 바쁘고 정신없어 보였다.
특히, 서류를 접수하면 직원이 일일이 휴대전화를 걸어 본인이 맞는지 확인해 보는데, 이로 인해 시간이 많이 지체됐다. 신분증을 맡겼는데 굳이 휴대전화까지 확인해야 하는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것만 생략해도 접수 시간이 한층 빨라질 것 같았다.
또 서류작성 시 꼭 필요한 항목만 기재하는 편이 좋을 듯했다. 안전모와 잠금장치는 자전거를 빌리면 당연히 의무적으로 함께 빌리게 돼 있는데도 추가 대여품목으로 표시하도록 해놓아 불필요한 시간을 낭비했다. 접수할 때 제대로 기재하지 않아 담당자가 표기하느라 시간이 지체됐기 때문이다. 보다 서류가 간소화되면 담당자와 이용객 모두 편리할 듯싶다. 시범기간인 만큼 이용 시민들의 목소리를 귀담아 듣고 개선해 나갔음 하는 바람이다.
장경선 리포터 sunny082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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