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정 문해교육교원(문해교육사)

“문해교사는 학생의 가장 큰 지지자”

지역내일 2012-11-10 (수정 2012-11-10 오후 3:10:10)

한옥춘(64)씨는 요즘 살맛이 난다. 육성회비를 못 내 초등학교를 졸업 못한 평생 한을 아산평생학습관 초등학력 인정 과정을 들으면서 풀고 있기 때문이다. 반에서 우등생으로 불리는 한씨는 딸자식 같은 이윤정(39)씨가 더없이 고맙다.
“얼마나 정성껏 가르쳐주는지 몰라요. 이윤정 선생님은 우리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고 감동까지 선사하는 최고의 선생님이에요.”
이윤정씨는 문해 학습자들의 찬사를 한 몸에 받고 있다. 그는 천안?아산에서 가장 오래 활동 중인 문해교육사로, 문해교육계는 그를 신화적 존재라 일컫는다.


* 이윤정씨가 자신의 교수방법에 대해 설명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학생을 섬기는 교육합니다” =
문해교육은 초등 수준의 읽기 쓰기 셈이 어려운 성인들에게 기초 학습능력을 제공하는 교육이다. 천안?아산에서 문해교육을 하는 곳은 충남평생교육원과 아산평생학습관 두 곳뿐. 이씨는 두 곳 모두 출강하며 아산에서는 평생학습관 초등학력인정과정반을 맡고 있다.
“다른 직장에서 돈을 아무리 많이 준다 해도 저는 이일을 할 거예요.”
이씨는 그토록 겁냈던 운전면허를 오로지 문해수업을 위해 땄다. 그는 항상 학습자 개별 맞춤형으로 지도한다. 숙제검사 때도 학습자 공책마다 용기백배의 코멘트를 달아준다. 아무리 바빠도 숙제검사를 빼놓는 법이 없다. 그러다보니 어르신들에게 감동을 준 사례가 차곡차곡 쌓여갔다.
한번은 목디스크에 걸린 한 할머니가 이씨에게 하소연하듯 전화를 해왔다.
수업을 듣지 않으면 우울증이 걸릴 것 같은데 목을 못 움직여 수업을 못갈 거라고 말했다. 이씨는 그의 이야기를 다 듣고 “어머님을 배려한 수업을 할게요”라고 약속했다. 다음날 이씨는 학습자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칠판에 쓰는 수업 위주로 진행했다. 또한 국어 지문을 라벨지에 뽑아 스케치북에 일일이 붙여 별도로 준비한 책받침대까지 제공했다. 책상위의 책을 보기 쉽게 한 것이다. 할머니는 벅찬 감동에 말을 잇지 못했다.
“그 분들은 대부분 학령기 때 배우지 못하고 나라를 위해 희생한 세대들이에요. 그 마음을 알아주고 진정으로 대하면 누구 할 것 없이 눈이 초롱초롱해집니다.”

동료, 학습자, 직원들도 인정한 행복 바이러스 =

동료 문해교육사 양명순(48)씨는 “어르신들을 위해서라면 사소한 것까지 찾아서 하는 이윤정씨의 열정은 따라갈 수가 없다”며 “상대방을 기분 좋게 하는 행복 바이러스”라고 칭찬했다.
학습자 이일순(74)씨도 “우리를 엄마처럼 살갑게 대하니 딸처럼 예쁘지 않겠냐”며 고마워했다. 평생학습관 직원들도 누구보다 적극적인 이씨의 마음을 알고부터 최대한 도움을 주려고 애쓰고 있다. 이씨는 남편 윤경덕(45)씨와 아이들의 숨은 공이 크다며 수줍게 웃었다.
아산평생학습관은 10일과 11일, 평생학습한마당을 개최한다. 이날 300여명이 문해백일장에 참여한다. 이윤정씨는 학습자들이 백일장까지 참여하게 된 것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한글 하나 때문에 위축되는 분들이 많아요. 문해교육사라면 그걸 깨부수는 역할을 해줘야죠. 문해교육은 자존감 회복 교육이기 때문입니다.”
문해교육 문의 041-537-3901

노준희 리포터 dooaiu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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