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JMO피부과의원 고우석 원장
1990년대 중반 윈도우3.0에 여러 가지 추가 프로그램을 깔고 어렵게 전화선을 이용한 모뎀으로 인터넷을 처음 접했다. 네스케이프나 알타비스타, 야후 등의 검색엔진을 이용하면서 정보의 다양함과 정확함에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생생하다. 당시 얻은 인터넷정보는 거의 교과서나 백과사진과 같은 신뢰를 주었다. 더욱이 어떤 개인이 직접 경험하고 인터넷에 올리는 글(지금의 후기)이 가짜일 수 있다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어느 새 17년이라는 세월이 흐르고 바이럴 마케팅의 기법으로 실제 소비자를 가장한 파워블로거들이 엄청난 파급효과를 가진 후기를 양산해내는 시대가 되었다. 음식점, 전자제품, 컴퓨터, 핸드폰, 여행상품 등은 공급자의 의도에 맞게 실제 상용하거나 경험해 보고 글을 쓸 수 있으니 완전히 가짜 소비자라고 할 수만은 없다. 그렇지만 실제 필요에 의해 자기 돈을 지불하고 구매하여 경험하고 그 장단점을 느끼는 것과는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이런 후기들은 믿지 않는 사람들이 생기면서 탄생한 것이 ‘리얼후기’라는 용어다.
최근에는 의료계에도 ‘리얼후기’라는 용어가 등장했다. 정말로 자기가 원해서 치료를 받고 실제 경험담을 적었다는 의미의 ‘리얼후기’는 실제 치료를 받은 사람이 쓰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반증하는 현상이다. 그럼 리얼후기라는 타이틀만 걸어놓으면 진짜 환자가 경험담을 쓴 것일까?
저자의 경험으로는 아무리 좋은 의미의 단어로 포장을 해도 크게 변하는 것은 없다. 리얼이 리얼이려면 소비자가 진짜와 가짜를 현명하게 구별하려는 노력과 노하우가 알려져서 더 이상 가짜 후기가 공급자에게 도움이 되지 않아야 한다.
경험을 바탕으로 가짜와 실제후기를 구별하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첫 번째 너무 성의가 있는 글은 가짜일 가능성이 높다. 우리는 남을 칭찬할 때 많은 노력을 하지 않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 모든 글이 칭찬인 경우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어떤 공급자도 모든 고객을 전부 만족시킬 확률은 없기 때문이다. 세 번째 여러 개의 후기를 읽다 보면 말투가 비슷한 두세 명이 여러 이름으로 글을 쓰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고 이런 경우는 직원이 쓴 글일 가능성이 높다. 마지막으로 단기간 내에 칭찬의 글이 집중되어 있다면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연예인이 광고해서 우리에게 사용을 권한다고 해서 그들도 그 물건을 사용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처럼 우리 모두 후기의 진정성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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