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학초교 ‘선학가족 어울림 축제 한마당’

내 아이가 들러리? NO 주인공? YES

일부 우등생 아닌 전교생이 즐기는 진정한 축제

지역내일 2012-11-09

학교 행사를 다녀보면 아쉬울 때가 종종 있다. 학교 행사가 늘 그렇듯이 일부 잘하는 아이들 위주의 보여주기 행사로 진행되는 탓에 대부분의 아이들은 소외된 채 ‘그들만의 잔치’로 끝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특출 나게 잘 하는 일부 아이들만 무대에 오르고 다른 아이들은 그저 구경하고 박수만 치는 들러리로 전락하는 모습을 보면 허탈하고 씁쓸하기 마련이다. 이런 일이 반복되다 보면 학부모들이 학교 행사에 가지 않게 되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곤 한다.
인천 지역에 일부 우등생 아이들을 위한 학교 축제가 아닌 전교생이 함께 어우러지고 즐길 수 있는 진정한 축제가 있어 소개한다.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으로 아이들 각자의 개성에 맞는 즐거움을 선사한 선학초등학교 ‘선학가족 어울림 축제 한마당’이 그것이다.


너&나& 우리, 모두를 위한 축제
지난 9월 21일 인천선학초등학교(교장 조성택)에서는 학생, 학부모, 교사, 지역사회가 하나 되는 ‘선학가족 어울림 축제 한마당’이 열렸다.
선학가족 어울림 축제 한마당은 총 3부로 나눠 진행됐다. 1부 재능발표회 2부 체험마당 3부 별빛 음악회 등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루 종일 학교는 축제 분위기였다.
1부 순서인 ‘재능발표회’는 노래와 춤을 비롯해 아이들이 갖고 있는 다양한 영역의 끼와 재능을 자랑하는 무대로 꾸며졌다.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무대의상과 화려한 무대매너로 축제 분위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3부 순서인 ‘별빛 음악회’는 아빠들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퇴근 이후인 저녁시간에 진행됐다. 강당에서 진행된 이번 음악회는 편안하고 가족적인 분위기에서 즐길 수 있도록 의자가 아닌 바닥에 돗자리를 깔고 오붓하게 감상하도록 했다. 공연 역시 우리나라 최고의 전통음악 그룹을 초빙하여 함께 하는 퓨전 국악 연주회로 국악을 감상하고 국악기를 배우며 전통노래를 따라 부르는 가족의 모습은 축제의 마지막을 장식하기에 충분했다.


‘그림의 떡’ 아닌 진짜 살아 있는 체험
1부와 3부 프로그램도 좋았지만 가장 눈길을 끈 것은 2부 ‘체험마당’이다. 저마다 다른 아이들에게 선택의 폭을 넓히기 위해 다채로운 체험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체험마당은 잎맥 표본 만들기, 황토 물들이기 등 총 18개의 다채로운 체험부스가 준비되어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산교육의 장이 되었다. 그 중에서도 아이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은 것은 ‘CD로 시계 만들기’다. 평소 안 쓰는 CD를 이용해 탁상시계를 만드는 체험코너로 재활용품을 이용한 만들기 체험이자 냅킨공예까지 접목시킨 유용한 체험활동이다.
이외에도 황톳물에 직접 손수건을 염색해 보는 염색체험, 초등 고학년 언니 오빠들의 도움을 받아 체험하는 POP 예쁜 손글씨 쓰기 체험, 페이스페인팅, 추억의 뽑기를 만들어서 먹어보는 체험, 비눗방울 체험, 나뭇잎 손수건 만들기, 곤충모양 나무목걸이 만들기 등 아이들이 좋아하는 체험들이 여유롭게 진행됐다. 
특히, 모든 체험부스는 외부인력이 아닌 교사와 학부모, 고학년 학생들이 도맡아서 진행했다. 덕분에 적은 예산으로도 아이들에게 풍성한 체험과 즐거움을 선물할 수 있었다.
조카네 학교 축제라 구경 왔다는 허영실 씨는 “지역 축제에 가면 기다리는 줄이 너무 길어 구경만 하고 몇 개 체험도 제대로 못하고 올 때가 많아 아쉬웠는데 학교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한정된 아이들만 대상으로 하다 보니 여유롭게 원하는 만큼 체험할 수 있어 좋았다”며 “가능하다면 다른 초등학교에서도 벤치마킹해서 이런 방식으로 학교 행사가 진행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한편 메인 행사 이외에도 다양한 전시 프로그램도 진행됐다. ‘아름다운 학교 모습을 담은 사진 전시회’와 ‘나비 표본 전시회’가 열렸다. 두 전시회 또한 학생 학부모가 참여한 것으로 특히, ‘나비 표본 전시회’는 봄부터 활동 중인 본교 ‘나비사랑동아리’ 회원들의 노고가 깃들어 있어 더욱 의미 있는 전시였다.


인터뷰/선학초교 조성택 교장
“모두 위한 진정한 축제가 돼야”
 
이번 축제를 준비하면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일부 학생과 일부 학부모만을 위한 축제가 아닌 전교생과 전체 학부모가 즐기고 만족할 수 있는 축제를 만들자는 것이었다.
“기존 운동회나 학예회와는 다르게 치루고 싶었어요. 몇 몇 사람만 주동하고 나머지는 들러리처럼 구경만 하는 행사는 진정한 축제라고 할 수 없잖아요. 실제로 모든 프로그램이 학생, 학부모, 교사가 함께 참여해서 준비한 만큼 ‘선학가족 어울림 축제 한마당’이라는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고 자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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