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남천병원 내과전문의 정만 진료원장
독감의 뜻부터 제대로 알아보는게 중요하다. 독감(毒感)이라는 단어 때문에 우리는 독(毒)한 감(感)기, 즉 증세가 심한 감기를 독감이라고 착각하기 쉽다. 그러나 감기와 독감은 원인균이 다르다.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일으키지만 감기는 목과, 코, 기관지등 상부 기도에 염증을 일으킬 수 있는 모든 종류의 잡다한 바이러스가 일으킨다. 즉, 독감의 아버지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이고 감기의 아버지는 인플루엔자를 제외한 기타 바이러스이죠. 독감과 감기는 아버지가 다른 이종사촌간이라고 볼 수 있다. 백신은 이와 같은 원인균을 죽이거나 약하게 만들어 그 일부를 몸에 주입함으로써 원인균이 실재로 공격할 때에 맞아 싸워서 격퇴할 수 있는 방어체계를 만드는 것이다. 그런데 감기에 대하여는 원인 바이러스가 몇 백 종류나 되기 때문에 백신을 만들어낼 수 없는 반면, 독감에 대하여는 표현형이 달라지기는 하지만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한 종류가 원인균이므로 백신을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폐렴 백신이라는 것이 매스컴에 자주 소개 되고 있다. 더 정확하게는 ''폐렴구균 폐렴 백신''이라고 불리는 것인데 이것은 폐렴을 일으키는 세균, 즉 박테리아의 한 종류인 폐렴구균에 대항하는 백신이다. 구슬 모양으로 생겨서 폐렴 사슬알균이라고도 하는 이 세균은 폐렴과 중이염, 패혈증, 뇌수막염 등을 일으키는 치명적인 것이다. 이 때문에 이 균에 잘 감염될 수 있는 65세 이상의 모든 성인, 그리고 당뇨병, 만성심장질환, 만성호흡기질환, 만성 간질환 등 면역 기능을 약해지게 만드는 질병이 있는 2~64세의 사람들이 접종 대상이 된다. 얍삽하게 자꾸 변장하고 나타나서 표현형이 달라지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와는 달리 세균은 단순 무식 그 자체다. ‘변장이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세균과 바이러스는 아버지가 다른 정도가 아니라 인종이 다른 것이죠. 그래서 독감백신은 표현형에 따라 매년 접종해야 하지만 폐렴백신은 한번 접종으로 끝난다. 다만 65세 미만의 경우에는 항체의 효력이 떨어질 수 있으므로 5년 뒤 추가 접종이 권장되고 있다.
금년 겨울은 지난해보다 더 추울 거라고 한다. 미리 예방접종을 하고 전문의와 상담 및 처방을 통해 더 건강한 겨울을 준비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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