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꾸는 사진 블로거, 이수광·김신자 부부

지역내일 2012-10-26

<세상을 바꾸는 블로거>는 자신의 재능을 아낌없이 나누며, 다양한 정보를 공유하는 착한 블로거의 이야기를 담아내려 합니다. 블로거는 블로그(Blog) 운영자로 요리, 맛집, 여행, 육아, 교육, 공예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며, 작은 미디어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소소한 일상부터 전문분야까지 자신만의 스타일로 영역을 굳혀가고 있는 블로거를 소개합니다. 


세상을 바꾸는 사진 블로거, 이수광·김신자 부부
나눔 바이러스 퍼뜨리는 착한 블로거


사진은 가끔 글보다 많은 이야기를 전해 줍니다. 눈과 마음을 깨끗하게 해 주는 사진 한 장은 빠르기만 한 인터넷 세상에 쉼표를 찍어주기도 하지요.
<세상을 바꾸는 블로거> 두 번째는 우리네 이웃들의 삶을 카메라 렌즈에 고스란히 담아내는 사진블로거의 이야기입니다. 그들은 소소한 일상부터 굵직한 지역소식까지 생생하게 전하며, ‘지역 알리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이수광·김신자 부부입니다. 블로그 ‘우리 부부의 달콤한 인생’을 운영하며, 나눔 문화에 앞장서고 있는 부부를 만났습니다. 



나눔으로 소통하는 ‘부부 블로거’   
                                                                                          이수광·김신자 부부는 블로그 ‘우리 부부의 달콤한 인생’(http://blog.daum.net/ilshsk)을 함께 꾸려간다. 23년 동안 남달랐던 부부애가 인터넷 세상에도 이어진 것.
“우리 부부는 자연을 벗하며 이제껏 살아오면서 얻은 것들을 베푸는 마음으로 살고 있습니다. 남편은 동안(桐岸) 이수광(53세), 저는 송원(松園) 김신자입니다.”
이수광·김신자 부부가 이런 마음을 가진 건 일산에 정착하면서다. 2004년 그동안 직장을 다니며, 알뜰살뜰 모은 목돈으로 아내의 고향으로 오게 된다. “그 때 ‘어떻게 살 것인가’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귀농을 결심하면서 농업대학 최고농업경영자 과정에도 입학했죠. 그런데 막상 교육을 받고 보니, 씨만 뿌리면 되는 농사가 아니었어요. 과학이었죠.”
큰 포부로 입학한 농업대학은 부부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 “농산물도 글로벌 시대라 땅이 없는 사람이 경쟁하기에는 녹록치 않았어요. 고추 농사를 지어 이웃과 나눠먹을 수는 있어도 경제활동을 하기는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죠.”
이후 그들은 뭘 하기보다 자신들이 가진 것을 나누기로 마음먹는다. “사진 찍는 재주로 소외된 농업인의 목소리를 전할 방법이 없을까 궁리했어요. 그러다 블로그에 관심을 갖게 됐죠.”



동안과 소원의 살맛나는 세상
그들이 블로그를 시작한 건 2006년이다. “블로그 붐이 일기 전이라 꽤 흥미로웠어요. 특히 사용이 간편하고,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어 좋았죠.”
평소 사진과 포토샵에 관심이 많았던 이수광씨는 사진을 찍고, 편집하는 재미에 밤낮으로 사진을 찍어 올리기도 했다. 댓글 다는 재미도 쏠쏠했다.
“처음엔 컴퓨터가 익숙하지 않아 독수리 타법으로 글을 썼어요. 그 때는 우리의 일상을 기록하는 일기정도였죠. 시간이 지나면서 주변 농업인의 일상과 지역 소식을 알뜰히 담게 됐어요.” 방문자수가 하루에 1천 명이 넘을 때는 ‘파워블로그’에 선정되기도 했다. 6년이 지난 지금 블로그 누적 방문자수는 18만 명이 넘는다. 그동안 올린 사진자료는 6천 건 이상이다.
“사람들의 관심과 댓글이 신기하기도 했지만, 검색을 통해 많은 사람이 본다고 생각하니 좀 더 신중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사진을 감상하는데 방해가 되는 글은 생략하고 있어요.”



우리 동네 구석구석 ‘즐겨찾기’
그들에게 사진은 일상이다. 매일 여기저기를 다니며 찍은 아름다운 영상은 아무런 대가없이 많은 이와 나누고 있다. 언제나 열려 있는 그들의 갤러리를 즐겨 찾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블로그에 사진을 올리면서 이런저런 지역행사에 초대받고 있어요. 아주 가끔은 상처를 받기도 하지만 보람이 더 크기에 주저하지 않죠. 사람들과 연을 맺으며, 많은 것을 보고, 새로운 것을 배워가는 즐거움이 크거든요.” 고전과 전통 배우기를 즐기는 아내 덕에 전통문화 관련 사진도 많다. “제게 사진을 배운지 5년 정도 됐는데, 아내는 특히 인물 사진을 잘 찍어요. 표정이 생생하게 살아 있죠.” 실제 김신자씨의 사진은 색에 대한 감각이 매우 뛰어나고, 금방이라도 튀어 나올 듯 에너지가 넘친다.
올해로 10년째 사진을 찍고 있는 남편 이수광씨는 풍경사진을 즐긴다. 그래서 그의 블로그는 여행 정보가 알차다. 전국 각지를 돌아다니며, 사진 여행을 하기 때문에 풍광이 아름다운 곳을 맘껏 구경할 수 있다.



블로그 밖 나눔으로 이어져
그들은 요즘 블로그 밖 활동으로 바빠졌다.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나눔 덕에 보람은 배가 됐다. 장애인시설을 찾아 사진을 찍어주기도 하고, 덕양구 복지관을 찾아 인근 초등학생들의 성장사진을 찍어 주기도 한다.
“덕양구에는 전교생이 100명 이하인 학교가 많아요. 남편이 사진을 찍으면 저는 아이들 옷이며, 머리를 만져주고, 웃게 만들죠. 어르신 장수 사진도 남다른 보람이 있지만, 저는 아이들 표정에서 희망을 얻어요.” 또, 간간히 무료 사진 강의를 하기도 한다.
“사진을 좋아하지만 실제로 촬영할 실력이 안 되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었어요.”
송포농협에서 오랫동안 활동해온 부인 김신자씨는 일산노인복지관 주방봉사와 청룡환경단체 사진 봉사, 그리고 김포서초등학교 책읽기 봉사까지 아주 열심이다. 
남편 이수광씨는 농업대학과 연을 맺으며, 고양시 농업기술센터에서 사진 봉사를 하기도 했다. “고양시 인터넷 쇼핑몰 ‘행주치마’의 상품 사진을 촬영했어요. 장터에 간이 스튜디오를 만들어서 상품 사진을 찍었죠.” 이외 매년 열리는 서삼릉·서오릉행사와 성균관 고양지부의 성년의 날 사진 봉사를 꾸준히 하고 있다.



나눔 문화 전하고파
“요즘 게시물을 훔치는 파워블로그들이 많아요. 기술이 좋아서 도용방지를 해놔도 잘도 가져가죠. 참 허무한 일이에요. 한 컷을 위해 1,000여장을 촬영하고, 추리고 추려 10장의 사진을 보정까지 끝내면 하루가 꼬박 걸리는데 말이죠.”
그들은 출처를 밝히고, 흔적을 남기는 이들에겐 얼마든지 사진을 나눠준다. “그냥, ‘좋다’, ‘고맙다’는 말 한마디면 돼요. 이런 문화, 우리가 만들어 가자고요.”
김신자씨는 “필요한 이들에게 정보를 나눠주며, 파워 블로그의 영향력으로 나눔에도 기여하고 싶다”고 한다. “많은 블로거들이 자신의 재능과 영향력을 의미 있는 일에 쓰도록 나눔 바이러스를 퍼뜨리고 싶어요.”

  이남숙 리포터 nabisu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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