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시 노인종합복지관 소속 ‘사랑의 도시락 봉사단’이 지난 10월 4일 화천군에서 개최한 제16회 노인의 날 기념행사 및 제4회 강원어르신 한마당 축제에서 노인복지기여 단체 분야에서 정부포상 국무총리상을 받았다.
‘사랑의 도시락 봉사단’은 이희재 단장(74)을 비롯해 14명의 어른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2005년 1월에 창단되어 8년째 봉사 활동을 하고 있다. 나이 듦에 연연해하지 않고 활발하게 활동하며 사랑을 실천하는 도시락 봉사단을 만나기 위해 원주시 노인종합복지관을 찾았다.
●기다리는 마음 헤아리면 웬만해선 쉴 수 없어
‘사랑의 도시락 봉사단’은 8년 전 원주 시청으로부터 복지 사업 제안을 받아 노인종합복지센터에 회원 가입이 되어 있고 차량을 소유하고 있는 회원을 중심으로 단원 모집을 했다.
이희재 단장은 “그때만 해도 지금처럼 봉사 활동의 개념이 일반화 되지 않아 일부 돈 있는 사람들만 할 수 있는 일이라는 편견을 가졌을 때다. 전에 집에서 여러 세대에게 세를 놓았다. 그중에는 형편이 꽤 어려워 보이는 집이 있었는데 일주일에 몇 번씩 도시락 배달을 하러 오는 사람이 있었다. ‘저렇게 젊은 사람이 언제 그 많은 돈을 벌어 도시락을 싸다 줄까?’ 하고 속으로 생각하다가 나도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없을까 고민하던 중 도시락 봉사단 모집 광고가 났다”며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는 말을 실감했다고 말했다.
도시락은 전문 영양사가 짜주는 균형 잡힌 식단을 넘겨받아 봉사단원들이 직접 손맛을 발휘한다. 각 동이나 면 단위에서 엄격하게 선발된 명단을 근거로 45가정에 도시락을 배달한다.
“도시락 봉사단이 처음 구성되었을 당시 일주일에 세 번씩 도시락을 배달했다. 요즘은 시 재정이 넉넉지 않은지 화요일과 목요일 두 번만 도시락 배달을 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가끔 풍성하게 담지 못하고 조금 덜 찬 도시락을 배달 할 때면 오히려 미안한 마음이 든다”며 개인적인 볼 일이 있거나 몸이 아파도 도시락을 기다리고 있는 이들을 생각하면 쉴 수 없다며 몸을 움직일 수 있는 한 도시락 봉사 활동을 계속 할 거라고 말해 듣는 이의 마음을 숙연하게 했다.
●안타까운 사연, 큰 보람
도시락 봉사단의 평균 연령은 73세다. 도시락 배달 뿐 아니라 사람이 그리운 그들에게 말벗도 되어주고 설거지며 빨래, 청소, 병원 동행, 차량 지원 등 어떤 일도 마다하지 않고 도움이 되는 일이면 발 벗고 나서는 열정 때문에 전국의 유사한 봉사단을 제치고 수상을 하게 된 것 같다며 몇몇 안타까운 사연을 들려주었다.
이희재 단장은 “금대리에서 한 5리(20㎞)쯤 떨어져 차도 잘 다니지 않는 외딴 곳에 70대 초반의 노인이 살았다. 차량이 더 이상 들어가지 못해 먼 길을 걸어서 오가야 했다. 젊은 시절 지나친 음주로 가족과 헤어지고 혼자 어렵게 살고 있던 그가 어느 날 요양보호시설로 옮겨지더니 얼마 후에 사망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너무나 마음 아파 지금까지도 가끔 생각 난다.”
단원 유정숙(76)씨는 “정신이 조금 흐리고 귀도 잘 들리지 않아 전화도 제대로 걸고 받을 줄 모르던 한 노인에게 어느 날 방문을 했더니 문이 잠겨 있었다. 119에 요청해 문을 열어보니 이미 숨진 후여서 언제 까지 시신이 방치될 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며 홀로 사는 노인들에게 가장 큰 두려움이 혼자 쓸쓸히 죽어가는 것이라고 말해 마음을 안타깝게 했다.
●자원 봉사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
‘사랑의 봉사단’ 단원들은 요즘 전국 각지에서 열리는 자원 봉사자를 위한 교육에 참여하느라 춘천, 대전 등으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주먹구구식이 아닌 좀 더 체계적인 교육을 받기 위해서다.
이희재 단장은 “이번에 강원도 자원봉사자 리더의 회장을 맡게 됐다.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힘닿는 데로 열심히 활동하기로 마음먹었다. 자원 봉사를 하려면 돈도 필요하다. 돈이 없으면 머리를 써라. 머리가 안 되면 발로 뛰어서라도 해야 하는 것이 봉사다”라며 봉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수상을 계기로 더욱 활발해진 도시락 봉사단의 행보를 전했다.
원주시 노인종합복지관에서는 도시락 봉사 뿐 아니라 다른 여러 가지 분야의 자원봉사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동안 마음 한가득 자원 봉사에 대한 계획을 품고 있었다면 망설이지 말고 참여해 보기를 권한다.
문의: 766-0605(원주시 노인종합복지관)
최선미 리포터 ysbw@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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