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문화창작집단 ‘공터_다’(대표 황윤동)의 주부연극단이 공연 막바지 연습이 한창이다. 연극을 처음 배우는 주부들로 구성된 주부연극단은 9월 4일부터 시작되는 구미아시아연극제에 ‘여자는 무엇으로 사는가’란 작품으로 공연을 펼친다. 공터_다의 기획 팀장이자 주부연극단을 이끌고 있는 김영심 연출자를 만나보았다.
주부들이 뭉쳤다
“대학 때부터 연극을 시작해 직장에서도 동아리 활동으로 연극을 했었다”는 김영심 연출자는 90년부터 연극을 시작해 98년까지 활동을 했다. 그 후 결혼을 하면서 육아에만 전념했다. 그러다 작년, 후배인 황윤동 대표의 권유로 다시 연극을 시작, 현재 공터_다의 단원으로 맹활약 중이다.
올 4월부터는 주부연극단을 모집, 주부연극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주부연극단 구성원은 현재 6명. 어렸을 적 꿈이 연예인이었다는 주부, 주부연극단 모집 공고를 보고 무작정 이끌려서 왔다는 주부, 상담심리를 공부한다는 주부 등 각기 다른 이유지만 연극을 위해 뭉쳤다. 그중 1명은 대안학교의 고등학생. 의기소침한 성격을 극복하기 위해 용기 내어 도전했다고 한다.
작품, 관객과 함께 공유
‘여자는 무엇으로 사는가’는 이 시대 여성들의 삶의 방식과 고민들을 담고 있다. 20년 전 무대에 섰던 작품을 다시 연출하게 되어 감회가 남다르다는 김 연출자는 “결혼과 출산에 대한 경험이 전혀 없었던 예전이나 아이 셋 딸린 엄마가 된 지금이나 여자는 무엇으로 사는가에 대한 대답이 선뜻 나오지 않는다”며 관객 스스로 답을 찾아가길 바랐다.
김 연출자는 이번 작품을 하면서 “주부로서 엄마로서 사회인으로서 모두가 자신의 위치가 있기 때문에 연습시간을 맞추기가 어려웠다”며 서로에 대한 공유시간, 감정교류가 충분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반면, 주부이기 때문에 작품을 더 잘 이해하고 소화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연극’이란 문화 알리고 싶어
“공연연습 때문에 가끔 아이들 저녁을 라면으로 대신할 때 마음이 아프기도 하지만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기에 아무리 힘들어도 힘들지 않고 즐겁고 행복해요.”
연극을 하는 가장 큰 이유가 자기만족이라는 김 연출자는 “연극과 무관한 사람들이 공연 때마다의 관람으로 연극 매니아가 되는 것을 볼 때 보람을 느낀다”며 “연극이란 문화를 주변에 많이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앞으로 공터_다의 부설기관처럼 주부연극단을 운영하고 싶어요. 주부연극단은 아줌마들의 모임이 아닌 각자의 매력을 가지고 연극을 좋아하는 배우들의 모임이죠. 연극을 하면서 그간 주부로서 잊고 살았던 자기 자신의 정체성과 개성, 그리고 새로운 가능성을 찾을 수 있길 바랍니다.”
안정분 리포터 bun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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