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정영어마을 이용자 늘고 만족도 높아져
입소일자 탄력적 운영 학교 교육과 연계성 높여
온라인 신청자 낮아 지속적인 교육 어려워
지난 1월 안산대학교 산학협력단이 안산화정영어마을의 새로운 운영주체로 선정돼 상반기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반년동안 공공성과 영어교육 지속성 강화라는 목표는 얼마나 실현됐을까? 상반기 성적은 나쁘지 않다. 지난해에 비해 프로그램 참가자도 늘고 만족도도 높아졌다. 하지만 영어교육의 지속성을 위해 추진한 온라인 학습 신청자는 50명을 채우지 못할 정도로 성과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 또한 일반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열린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취재를 위해 찾아간 화정영어마을은 안산에서 아름답다고 소문난 화정동 ‘꽃우물’ 마을에 있다. 수 십년 간 화정동 어린이들의 배움의 터전이었던 화정분교가 학생 수가 점차 줄어 폐교 한 후 지난 2006년 안산시가 화정영어마을로 새 단장했다. ‘영어마을’이라는 거창한 이름 대신 ‘영어 소학교’가 더 어울릴 법한 작은 규모지만 당시 영어마을 붐을 타고 영어마을이라는 이름이 간판에 새겨졌다.
마침 상록초등학교에서 온 6학년 학생들이 영어마을 오리엔테이션을 진행 중이다. 이날 참가한 학생은 59명. 6개 반으로 나뉘어 원어민 교사와 함께 다양한 체험 수업이 진행된다. 쿠키 만들기, 문화체험, 과학실험, 동물 만지기, 상점체험이 오늘 아이들이 체험하게 될 정규 교육 과정이다.
영어교육 보편적 복지 강화가 목표
과열된 영어 사교육 시장에서 소외 계층을 보호하고 영어 공교육의 질적 향상을 위해 지방자치단체에서 체험형 영어마을을 운영하고 있다. 안산시도 같은 맥락으로 2006년 영어마을을 개관했다. 현재 지방자치단체에서 운영 중인 영어마을은 경기도 영어마을 3개(대부도, 파주, 양평)를 포함해 전국적으로 32개. 대부분 지방자치단체에서 운영비용을 부담하고 수익자는 최소 금액만 내고 이용한다. 안산시도 학생들로부터 하루 1만원씩 수업료를 받는다. 교육복지를 위해 저소득층은 무료로 이용 가능하고 매회 학생 중 20%를 저소득층 학생으로 우선 배정한다.
안산시는 올해 화정영어마을 운영비로 9억4000만원을 편성했다. 공공성 강화를 위해 운영비 전액을 안산시가 투자하고 수익금 또한 시가 갖는 구조다. 년간 수익금은 약 2억2000만원.
이용자 늘고 만족도 높아 긍정적
운영자가 바뀐 후 화정영어마을 이용자는 전년에 비해 크게 늘었다. 올해 화정영어마을 이용 누적인원은 8299명 하루 평균 53명이 참가했다. 이는 지난해 1일 평균 이용자 50명보다 늘어난 수치다.
프로그램 후 실시하는 설문조사에서 만족도도 높아졌다. 수업내용 이해(81%), 셔틀버스 이용(85%)에서 점수가 다소 낮았지만 프로그램 만족도 95%, 강사만족도 93%, 시설만족도 96%로 나타나 평균 만족도가 90점이 넘었다.
여름방학 특강은 신청이 시작된 지 10분 만에 310명 정원이 마감될 정도로 학부모와 학생들의 참여 열기도 높아졌다.
온라인교육 신청자 적어 지속적인 교육 어려워
안산화정영어마을은 다른 영어마을과는 달리 집에서 등하교를 하는 통학형이다. 매 주 몇 개 학교를 정해 입소신청자를 지원받아 운영한다. 영어마을은 지원자들이 단 하루라도 정규프로그램을 체험토록하기 위해 5일 정규프로그램을 고집하지 않고 학교 상황에 따라 1일 혹은 2~3일 단기교육프로그램을 올해부터 도입했다. 학교 교육과 연계성을 높이기 위해 학년별 영어 교과서를 분석해 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영어마을에서 체험하고 실제 생활로 만들기 위한 노력도 꾸준히 추진했다.
다만 단기성 흥미유발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인 교육이 진행될 수 있도록 계획한 온라인 교육이 예상과는 달리 자리잡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
손기표 원장은 “온라인 교육이 자리잡기 위해서는 오프라인에서 관리가 필요한데 이것이 쉽지 않았다”며 “온라인 교육과 학교 방과 후 영어교실을 연동해 운영할 계획을 세우는 중”이라고 밝혔다.
지방자치단체 영어마을 운영에 대해 전문가들은 ‘의미있는 사업’이라는데 이견이 없다. 본원초 권영석 영어과 수석교사는 “영어마을에서 몇 일만에 실력이 향상될 것이라고 기대하기 어렵다. 단 영어세계에 빠져 봤다는 경험은 학생들이 영어를 공부할 때 새로운 자극제가 되기에 충분하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영어세계를 접할 수 없는 저소득층 어린이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고 일반시민들이 아이들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나 시설 을 만든다면 시민들에게 더 사랑받는 영어마을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혜경 리포터 ha-nul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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