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넬비뇨기과 칼럼

통계로 본 한국인의 부부관계

지역내일 2012-08-14

글 : 코넬비뇨기과 이승준 원장


국내 진출한 다국적 제약사가 얼마 전 세계 13개국 남녀 성인들을 대상으로 성생활 패턴을 조사한 결과, 한국인의 평균 성관계 횟수는 1주일에 1.04회로 최하위를 기록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보도에 따르면 상대를 성적으로 만족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정도에서도 한국 남성의 지수는 26%로 조사 대상 13개국의 평균치(44%)에 크게 못 미쳤다. 반면 ‘삶에서 성생활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한국 남성이 89%로 대단히 높았다. 성에 대한 관심은 세계에서 가장 높지만, 정작 만족스러운 성생활은 못하고 있다는 얘기이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일까? 우선 우리나라의 높은 노동시간과 치열한 경쟁에 따른 스트레스를 꼽을 수 있다. 직장인들은 세계적으로 노동시간이 대단히 많다. 저녁에도 직장에 남아 야근하는 경우가 많으며, 각종 회식 등으로 음주량 또한 많다. 과도한 업무로 인한 수면 부족이나 스트레스가 쌓이는 상황에서 남성의 성욕을 포함한 성기능은 자연스럽게 저하되게 마련이다.


둘째, 우리나라의 전통적(유교적) 가치관도 한 원인으로 꼽힌다. 즉, 성에 대한 관심은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그러한 관심을 여간해선 겉으로 드러내 보이질 않는 게 문제라는 얘기다. ‘추락하는 비뇨기과’ ‘비뇨기과 전공의 지원율 최저’란 표현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우리나라 성인들은 성에 대한 상담이나 치료도 비뇨기과 전문의를 찾아서 하기보다 쉽게 접할 수 있는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얻거나 적절치 않은 민간요법에 기대는 경우가 많다.


셋째, 파트너와의 신뢰 부족 및 의사소통 결여가 성생활 만족도를 떨어뜨리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우리나라의 높은 이혼율에서 알 수 있듯이 부부 간 소통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런데 부부 간 성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소통이다. 상대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대화가 부족하니 부부관계도 원만해지기 어려운 것이다.


서양 남성의 경우 성행위 전에 분위기를 조성하고 달콤한 멘트 등으로 상대 여성을 배려하는 성생활을 한다. 반면에 우리나라 남성들은 대부분 일방통행식의 성생활을 영위하고 있다. 이런 일방통행식 관계는 즐겁고 만족스러운 성생활을 방해하는 주요 요인이다. 특히 여성의 경우, 시청각 자극에 민감한 남성과 달리 성관계 시 감정적인 면을 상당히 중요시한다.


물론, 단순히 성행위 횟수가 성생활이 얼마나 만족스러운지를 가늠하는 절대적인 지표는 아니다. 성생활의 건강성을 평가하려면 그 외에도 고려해야 할 점이 많다. 자신의 성기능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되면 혼자서 고민할 것이 아니라 가까운 비뇨기과를 찾아 한 번쯤 상담해 봐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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