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성형문화

지역내일 2012-08-24

 


아프리카 난민촌에서 자원봉사를 하는 의료단체의 이야기를 TV 다큐멘터리 프로에서 보았는데, 한 의사가 지금보다 더 많은 힘을 가질 수 있으면 좋겠다고 한 인터뷰가 기억에 남는다. 어려움에 빠진 사람들을 도우려는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미였다. 나 역시 내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힘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성형외과 의사로서의 내 꿈 하나는 건강한 성형문화를 만드는 것이다. 멋진 성형센터 건립이나 부자가 되고 싶은 마음도 없는 것은 아니지만 건강한 성형문화를 만드는 것이야말로 마음만 먹으면 잘 할 수 있는 일이며, 하고 싶은 일이기 때문이다. 한 때 성형수술은 특정 계층만이 하는 수술이었지만 최근의 성형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반적인 수술이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먼저 보호되어야 하는 대상은 쏟아지는 정보를 제대로 파악하고, 올바른 결정을 내릴 능력이 부족한 청소년들이다.
TV속 연예인들은 쉬지 않고 예뻐지고 변해간다. 어느 연예인은 어디 어디 했다더라 식의 내용은 아이들이 더 잘 알고 있다. 예뻐지고 싶은 욕망은 아이나 어른이나 같은데 무조건 하지 말라고, 크면 하라고, 그냥 그대로도 예쁜데 왜 그러냐고 하는 말은 아이들에게는 들리지 않는다.
친구의 조카는 중3인데 3번의 눈 재수술 끝에 이제는 코성형까지 하겠다고 해서 온 가족이 힘들어 한다. 친구 부탁을 받고, 성장기의 코수술은 좋지 않으니 조금 더 기다려야 한다고 설명을 해도 이해하지 못한다. 연예인도 했다며, 부작용 얘기를 해 봐야 ‘소귀에 경 읽기’이다.
성형외과전문의에게 수술을 받아야 함을 강조하고, 수술비용만 보고 선택하지 말아야 함을 강조했지만 그게 얼마나 아이들에게 와 닿았을까? 아이들은 내 글을 읽고 어떤 생각을 하게 됐을까? 아직은 큰 변화를 느끼지 못하고 있지만, 어른들이 하는 그냥 그런 지루한 이야기가 아닌 정말로 자신들을 위하는 아저씨가 해주는 이야기라고 생각이 들 때까지 조금씩 이라도 열심히 글을 쓰려고 한다.
글은 다른 무엇보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있다. 이 칼럼과 같은 작은 공간도 내게는 힘을 키울 수 있는 좋은 장소이다. 나를 믿고 따라주는 직원들과 내게 성형을 받은 아이들이 있기에 건강한 성형문화는 만들어져 갈 것으로 확신한다. 우리의 아이들이 자신의 몸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해서 열심히 힘을 길러야 하겠다.

청담심스성형외과 심희상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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