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원 박사의 심리상담 칼럼 3.
(쏘울최면심리연구원의 서해원 박사는 피심리상담자 뿐 아니라 주변인 특히 부모의 역할이 심리문제 해결에 중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표현되지 않은 감정이 부르는 폐해
감정은 두 얼굴이다. 열정, 자부심, 따뜻함같이 좋은 관계를 더욱 윤택하고 만족스럽게 이끌어주는 감정이 있는가 하면 질투, 실망, 분노 등 관계에 금이 가게 하는 감정 또한 우리 안에 존재한다. 상대에게 받은 상처 혹은 서운함이 깊어지면 때로는 커뮤니케이션이 단절되기도 한다.
감정은 숨 쉬는 것처럼 자연스럽고 지극히 정상적인 것이다. 때문에 커뮤니케이션 속에서 발생하는 나쁜 감정들도 인간이기에 누구나 느낄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감정들을 숨기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오히려 나쁜 감정일지라도 표현하지 않으면 소통을 방해할 수도 있다. 알게 모르게 표현되지 않은 감정들은 어떻게든 관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표정, 목소리, 제스처 등의 보여 지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나쁜 감정을 가진 이와 함께 있는 공간에서 느낄 수 있는, 불편한 분위기나 어색한 거리감 같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까지 말이다. 《감정 커뮤니케이션》의 저자인 고려대 언론학부 김광수 교수는 “포유동물들이 감정을 느끼는 뇌인 ‘번연계의 뇌’는 서로 교감하기에 인간은 타인의 감정을 무의식중에 알아 차린다”며, “극장에서 공포영화를 보면 더 무서움을 느끼는 것도 같은 공간에 있는 타인의 감정을 공유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한바 있다. 이에 따르면 감정은, 한 개체와 다른 개체를 잇는 ‘보이지 않는 끈’이라고 볼 수 있다.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표현되지 않은 감정이 야기하는 가장 큰 문제는 경청을 어렵게 만드는 것이다. 다른 사람의 말을 잘 듣기 위해서는 상대방에 대한 열린 마음과 정직한 호기심이 필요한 법인데, 나쁜 감정을 가진 화자 앞에서는 마음이 열리지도, 호감이 생기지도 않기 때문이다. 또한 표현하지 않고 감정에 억눌려 있으면 상대 뿐 아니라 나의 자존심이 상처를 입기도 한다.
어떤 상황에서도 목적지에 도달하려면 현재의 위치를 알아야 한다.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는 문제에 관해 많은 이들이 스스로의 감정이 어느 곳에 위치해 있는지를 모르는 경우가 많다. 감정을 인식한다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일이기에 자기 자신을 탓할 이유는 크지 않다. 하지만 내면 속 감정에 귀를 기울여 어떤 형태로든 이를 표현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서해원 박사
쏘울최면심리연구원 일산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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