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신경을 많이 쓰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소화가 잘 되지 않고 속이 쓰리고 더부룩해 늘 불편을 호소했던 50대 정 모씨. 그는 위내시경 소견으로는 별 이상이 없었는데 병원에서 기능성 소화불량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직장인 김 모씨도 같은 증상으로 병원을 찾았고 정 씨와 같은 기능성 소화불량이라는 말을 전문의에게 들었다. 최근 위내시경 검사에서 별 이상이 없거나 심하지 않는 표재성 위염은 만성적인 소화불량의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도 많다. 바쁜 현대인들에게 흔한 질환 가운데 하나가 되어버린 기능성 소화불량. 그 원인과 치료법에 대해 원광대학교 한의과대학 산본한방병원 이성근 교수의 도움말로 자세히 알아보았다.
-한방에서는 기능성 소화불량에 대한 소견이 어떤지?
기능성 소화불량은 위염이나 궤양 등의 특별한 원인질환 없이 복부팽만감, 통증 등의 불편감이 반복되는 경우를 일컫는데 스트레스와 관련이 많고 점점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위를 관장하는 미주신경이 자극되어 위장 기능에 영향을 주어 소화불량이 생기게 된다. 이는 섭취한 에너지가 체내에 흡수되는 것을 방해하여 피로가 쉽게 나타나며 이것이 반복되면 스트레스가 소화 기능에 장애를 일으키고 소화불량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악순환이 시작된다. 한방에서는 소화흡수능력을 비위의 작용으로 판단하여 소화흡수기능에 문제가 있다면 비위의 기능에 장애가 있다고 간주한다.
-기능성 소화불량의 원인은 무엇인가?
원인은 뚜렷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소화력 즉 소화기능이 약한 사람에게서 소화불량 증상이 자주 나타난다. 여러 가지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증상도 한 가지에 국한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체질적으로 소음인인 경우, 스트레스, 강박관념, 우울, 불안, 초조감 등의 정서불안, 불규칙한 식사, 폭식, 과식, 과도하게 기름지거나 찬음식, 패스트푸드 등 부적절한 식사, 담배, 술, 커피 등 자극적인 기호식품과 다른 소화기질환의 영향을 받는 경우나 위 자체의 운동이상 등이 원인이다.
-어떤 증상이 나타나는지?
약간의 과식이나 조금의 스트레스에도 쉽게 반복적으로 소화흡수 장애가 발생한 경우 비위기능이 약하다라고 하며 대체적으로 복부 팽만감, 자주 체함, 구역감, 복통 등 상복부의 증상으로 나타난다. 부수적으로 머리가 맑지 않거나 어깨나 등이 무겁거나 결리고 팔다리에 힘이 없으며 가슴이 답답해진다. 또 불면증이나 피로감, 무기력감, 얼굴에 뾰루지나 기미가 생기는 등의 전신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
-어떻게 치료하나?
기능성 소화불량의 한방치료는 소화기관인 비위기능의 개선에 중점을 두어 치료하고 심, 간, 신, 소장, 대장 기능과의 상관성도 고려한다. 비위의 기능을 강화시키고 정체된 기운을 풀어 기혈 순환을 원활하게 하며 소화불량을 개선시켜주는 침 치료 및 약물치료, 뜸 치료를 병행하게 된다. 만성적인 경우 최하 1개월의 치료일정으로 일주일에 2∼3회 통원하여 침 치료 및 뜸 치료, 부항치료를 병행한다. 소화불량 증상이 반복되면 기능이 점차 떨어지게 되며 증상이 지속되면 기능회복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조기에 적절한 치료 및 관리가 필요하다.
-예방법이 있다면?
예방법으로는 잘못된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과식을 하거나 잠들기 2~3시간 전에 음식물을 섭취하는 것을 피하고 맵고 짜고 자극적인 음식, 지방이 많은 음식, 술 담배 등을 삼가는 것이 좋다. 일반적인 식이요법은 물론이고 본인이 먹고 나서 고생하고 힘들었던 음식을 가급적 먹지 않는 것도 소화불량 예방에 도움이 된다. 또 규칙적인 식사는 물론 음식은 천천히 오래 씹어 먹어야 한다. 규칙적인 생활과 적당한 운동 특히 저녁 식사 후 산보 등의 운동을 통해 스트레스 해소 뿐 아니라 위장의 부담을 줄여주는 것이 좋다.
-최근 위암 전 단계인 장상피화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장상피화생에 대해 설명한다면?
장상피화생은 위 점막이 장 점막처럼 변형되는 것으로 위장점막의 상처가 치유된 후 남는 흉터로 생각할 수 있다. 위염이 생기면 위 점막이 손상되는데 얼마 뒤 점막세포가 재생되면서 낫는다. 만성적 위염으로 인해 위 점막 세포가 조직적으로 변형이 생기는 것이 장생피화생이므로 이를 예방하려면 위염이 생기는 원인을 이해하고 위염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장상피화생은 30대 유병률이 11.3%로 나타나기 시작해 40대에 31.3%, 70대는 50%에서 발견될 만큼 흔한 질병으로 장생피화생이 모두 위암으로 발전되는 것은 아니므로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위암 발생 위험도가 10배정도 증가한다는 연구결과가 있으므로 올바른 식습관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며 또 위염 발생 시에 적절한 치료를 받아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도움말 원광대학교 한의과대학 산본한방병원 이성근 교수
배경미 리포터 ba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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