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실습을 하면서 처음엔 불편한 것이 있어도 그냥 사용했었는데, 발명반에 들어오면서 자꾸 생각을 하게 되고 만들게 돼요. 세상에 없는 물건을 만든다는 게 이렇게 재미있는 줄 몰랐어요.”
‘육각렌치볼트 교환기’라는 육각렌치인 나사를 쉽게 조이거나 풀 수 있도록 도와주는 보조공구를 발명해 요즘 유명세를 톡톡히 치르고 있는 구미 마이스터고인 금오공고(교장 곽정용) 이동문군(정밀기계과 2년). 얼마 전엔 KBS 2TV ''청진기'' 프로그램에 소개되기 했다.
지난 경상북도학생발명과학경진대회에서 금상을 수상, 이어 전국학생과학발명품대회에서 동상을 수상한 이군을 만났다.
기존 렌치의 불편함이 발명으로
“기계실습을 하면서 볼트를 분해하고 조립하는데 기존의 L렌치는 손바닥이 아프고, 힘이 많이 드는 등 불편했다”는 이군은 손잡이만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발명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세상에 없는 물건을 만든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 설계에서부터 재료구하기, 절삭, 용접, 성형, 조립 등 여러 과정을 거쳐야 했기 때문이다. 이군 혼자 전부를 해결하기엔 그야말로 역부족이었다. 그래서 그는 절삭이나 용접에 1인자인 친구들을 섭외하기도 했고, 재료를 구하기 위해 발로 뛰어다니기도 했다.
“필요한 부품을 구하기 위해 하루 종일 자재상만 몇 군데를 돌아 다녔다”는 이군은 재료를 구하기가 가장 힘들었다고 회상했다. 도구가 너무 커서 실용성이 없다’, ‘너무 무거워서 사용할 사람이 없을 것 같다’는 친구들의 혹독한 평가 또한 완성도를 높이는데 한 몫 했다.
전문기술자 못지않은 친구들의 실력과 조언, 선생님의 지도, 이군의 열정으로 개선에 개선을 거듭해 그의 아이디어는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된 것이다.
기계기술자인 아버지의 영향 커
이군이 발명품을 완성하는 데 도움을 준 또 다른 사람은 그의 아버지. 아들의 발명품을 본 산업 현장의 기계기술자인 아버지는 “아이디어는 좋지만 공구는 사용이 간편해야 하는데 불편한 점이 있다”며 칭찬과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이군의 진로설정에도 아버지의 영향이 컸다. “중학교 때 가정형편이 어려워 실업계고를 선택하기도 했지만 어렸을 적부터 기계 다루는 모습을 많이 보아왔고, 아버지를 닮아 손재주가 좋은 것 같다”며 적성에 잘 맞는다고 말했다.
“기계든 인생이든 이제는 궁금한 것이 있으면 아버지께 많이 여쭤본다”는 이군은 아버지가 든든한 버팀목이란다.
자격증 취득할 때 가장 행복
방학인데도 학교에서 한국수력원자력 입사를 위해 준비하고 있다는 이군은 영어공부와 자격증 공부에 여념이 없다. 이군은 마이스트고의 시스템에 덕택에 막연했던 영어공부도 재미있어졌단다. 또 해외(중국)직업체험 등 다양한 경험으로 적성에 맞는 구체적인 진로계획을 세울 수 있었다.
“자격증을 취득할 때가 가장 행복하다”는 이군은 컴퓨터응용밀링기능사와 컴퓨터응용선반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현재 기계조립기능사와 전산응용기계제도기능사, 용접기능사 등의 자격증을 준비하고 있다”는 이군은 “기계에 있어 설계에서 제작까지 멀티플레이어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취재 안정분 리포터 buni@hanmail.net
사진 전득렬 팀장 papercup@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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