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는 음식이나 채소를 이웃과 나누는 푸드뱅크 사업이 다양한 방식으로 확대되고 있다. 팔고 남았거나 유통기한이 임박한 채소·빵 등을 사회복지시설 등에 무료로 공급하는 전통적인 방식을 벗어나, 야영장에서 식품을 나눠 먹는 푸드뱅크가 등장했다. 저소득층의 혜택을 높이기 위해 배달하는 이동식 서비스도 도입됐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최근 야영객의 식재료를 냉장고에 보관해주고 음식물과 생활용품을 기부받아 소외계층에 지원하는 ''캠핑장 푸드뱅크''를 운영한다고 밝혔다. 물품 구매 등이 여의치 않을 것을 대비해 야영객들이 식재료를 넉넉히 준비해 오는 특성을 고려한 것이다. 야영객 입장에선 식재료를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고, 남는 재료를 기부해 음식물 쓰레기 발생량을 대폭 줄일 수 있는 장점도 있다. 공단은 지리산국립공원 달궁야영장, 설악산 설악동, 태안해안 학암포, 치악산 금대, 덕유산 덕유대 등 5곳에 푸드뱅크를 설치했다. 이곳에선 자체 냉장고를 설치, 음식물 보관과 기부가 가능하다. 지리산국립공원 백무동야영장, 다도해 관매도, 월악산 송계, 가야산 백운동, 내장산 내장, 소백산 남천 등 야영장 6곳에서도 기부를 받지만 냉장고가 아직 설치되지 않아 음식물을 보관할 수는 없다.
저소득층 가구에 식품을 배달하는 이동식 푸드뱅크도 등장했다. 전북 전주시 완산구 평화동 사거리에 120㎡ 규모의 푸드마켓이 들어서 있다. ''푸드뱅크사업''으로 이 마켓을 운영해온 원광모자원이 한국사회복지협의회 후원으로 지난 13일 문을 연 ''이동푸드마켓''이다. 한국사회복지협의회 전국푸드뱅크의 공모사업으로 선정된 이동푸드마켓은 기부 받은 물품을 냉장차로 주민자치센터에 보내면 동네 자원봉사자들이 저소득 가정에 배달해 주는 방식이다. ''한부모 가족'' 복지시설인 원광모자원은 전주 시내 저소득층 800가구를 회원 리스트에 올리고 올해 세 차례 기초 생필품을 보내줄 계획이다. 기존 푸드뱅크가 수요자 중심으로 설치되다 보니 특정지역에 편중되는 현상을 해소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 푸드뱅크
''잉여식품 재분배 은행''으로 가정과 단체 급식소에서 남은 음식이나 유통기한이 임박해 판매하기 힘든 식품 등을 필요한 사람에게 전달하는 일종의 식품 중계소이다. 1967년 미국에서 처음 시작된 후 선진국에선 일반화 됐다. 국내에선 IMF사태 이후인 1998년 1월 서울, 부산, 대구, 과천에서 시범사업을 시작해 보건복지부와 지자체, 종교·시민단체가 참여하면서 전국 600여 곳에서 저소득층 등에 식품과 생필품을 공급하고 있다. 푸드뱅크에 물품을 기탁한 사람에게는 세금감면 혜택이 주어진다.
전주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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