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친말투·욕, 또래집단 문화로 인정할 필요 있어..

- 어려서부터 나쁜 습관이라는 개념 교육은 항상 뒤따라야..

지역내일 2012-07-12

 


 


과거에는 사회·경제적 수준이 생활 습관을 결정했지만 맞벌이 부부들이 시간, 노력, 에너지를 직장에 쏟아 붓다 보니, 아이들의 관리가 소홀해 이 공식은 깨진지 오래다. 또한 성적지상주의 경쟁 속에서 스트레스 받으며 울분과 화를 참지 못하며 거친 말투, 욕 등으로 표출되어 나쁜 습관으로 자리 잡는다.


 


나쁜 행동에만 반응하는 부모


초등학교 1학년 아이를 둔 김정하(35·여)씨는 학교를 마치고 돌아온 아이의 입에서 무심코 튀어나오는 욕 때문에 깜짝 놀랐다. 아이를 붙들고 야단과 호통을 쳤지만 며칠 지나지 않아 또 사용하는 아이를 어떻게 가르쳐야 할까 싶다.


 


광주여대 유아교육과 김경란 교수는 “습관이란 모두 여러 번 같은 행동이 반복되면서 굳어지는 행동”인데 “나쁜 습관을 자꾸 유도하게 하는 사람이 바로 부모”라고 말했다.


아이들은 기본적으로 칭찬받고 싶은 욕구와 부모를 곁에 두고 싶어 하는 심리가 강하다. 때문에 칭찬을 받고자 엄마를 부르지만 보통 ‘잠깐만’이라고 대답한다. 그러나 아이가 욕을 사용한다면 부모는 어떤 바쁜 일이 든 멈추고 ‘너 금방 뭐랬니?’라며 즉각적인 반응을 나타낸다. 아이의 뇌는 ‘아! 우리 엄마를 빨리 볼 수 있는 전략은 욕이구나’를 입력하게 된다.


 


행동주의 원리에 의하면 0.5초 이내에 보상이 주어졌을 때, 반응에 대한 결과가 오래 지속된다고 한다. 김교수는 “아이가 원하지 않는 행동을 하면 힘들겠지만, 못 본척하고 넘어갈 필요도 있다”며 아이들이 원하는 것은 부모의 관심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거친 말투와 욕으로 형성되는 아이들 문화..


그러나 청소년기가 되면 아이들은 강해보이고 싶어 나쁜 말투와 욕을 거침없이 사용한다. 친구들이 사용하니까 서로서로 모방하는데 이상하고 공격적인 말투가 그 시기에 재미있다. 좋고 나쁘고 개념 없이 자연스럽게 습득한다. 어른들이 사용하는 은어처럼 집단내의 풍조다.


밝은마음소아정신과 박순영 원장은 청소년기는 또래집단에서 만들어지는 문화가 강하기 때문에 부모가 그들의 문화를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특히 힘겨루기가 시작되는 초등학교 고학년 시기에는 자기의 대처를 위해서도 거친 말투와 욕을 해야 할 경우가 있다. 상대방은 자신에게 욕으로 화를 돋우는데, 대처하는 태도가 선생님처럼 ‘그런 말 하면 안돼, 그건 욕이야’이렇게 말하면 따돌림 대상이다. 나쁜 언어를 사용한다고 너무 엄격하고 고지식하게 야단을 치는 것은 아이에 대한 잘못된 부모의 접근 방법이다.


 


나쁜 언어라는 인식을 심어주자


그러나 아이의 문화를 인정해달라고 했지 나쁜 언어 사용을 방치하라는 것은 아니다. 부모는 아이가 나쁜 말투를 상황에 맞게 조절하는지를 관심 있게 바라보고, 나쁜 행동에 대한 개념을 심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아이가 ‘이 나쁜 년아’ 라든지 ‘아 짱나’ 등의 말을 배워왔다면 ‘우리 00은 얼굴은 예쁜데 말은 별루 안 예쁜 것 같아’, ‘어른한테는 ‘짱나’라는 표현은 좋지 않는 말이야‘라며 나쁜 습관임을 깨닫게 하고 ‘엄마 나 화났어요’라는 말을 대신 사용하도록 알려준다. 불쑥 욕이 튀어나오더라도 그것은 나쁜 언어습관이라고 인식한다.


 


유독 안 고쳐지는 습관, 칭찬스티커 활용


그러나 유독 조절이 안 된다면 엄마의 개입이 필요하다. 칭찬스티커로 습관을 잡는 것인데, 우선 엄마는 아이에게 정확한 취지를 설명해야 한다. 예쁜 말을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고 혼내기 위해서가 아니라 좋은 습관을 갖기 위해서 임을 알려주자. 그리고 칭찬스티커의 주제는 ‘나쁜 말 사용하지 않기’가 아닌 ‘예쁜 말 사용하기’로 해야 한다.


오전, 오후 혹은 하루에 3번으로 시간을 나눠 그 동안에 예쁜 말 만 사용했다면 스티커를 붙여라. 좀 더 큰 아이의 경우는 하루에 몇 번 이상 나쁜 말을 사용 안하면 칭찬 스티커를 주는 등 각 아이의 기준에 맞게 칭찬 스티커를 행할 필요가 있다.


 


갑작스럽게 말투가 거칠어진 아이는..


그런데 갑자기 평소에 사용하지 않은 공격적인 말투와 ‘욱’하는 언행을 보인다면 원인을 살펴봐야 한다. 스트레스 받고 있는 것이 있는지, 나쁜 친구들과 어울리고 있는지, 따돌림을 받는다던지 등 아이에게 도움이 필요한 수준일 수 있다.


 


덧붙여 박원장은 아이들은 정서적으로 힘들어도 어른들처럼 상황을 설명하지 않고 짜증으로 대신 표현한다며 아이가 단지 나쁜 말을 쓴다고 해서 강하게 야단을 칠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백수인 리포터 pinfloi@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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