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청소년 편두통은 어지럼증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소아˙청소년 편두통 환자를 진찰하다 보면 어지럽다는 말과 머리 아프다는 말 중에서 어떤 게 맞는 이야기일까 혼란스러울 때가 있다. 간혹 아이가 “엄마, 어지러워요”라고 하며 기운 없어 하고 힘들어 하는 경우가 있다. 어떻게 어지러운지 물으면 아이는 짜증을 내면서 대답도 하지 않고 자꾸 누우려 한다. 메스꺼워 하기도 하며 심하면 토하기도 한다. 걱정이 되어 이리 저리 살피고 있으면 “머리도 아파요”라고 하는 경우를 가끔 겪게 된다.
가만히 누워있던 아이는 30분도 채 안되어서 기운을 차리고 뛰어 놀기 시작한다. 대개 부모는 아이가 큰 병이 걸린 것은 아닌가 하고 걱정하면서도 바로 괜찮아지므로 대개는 스트레스 때문에 생기는 일시적인 두통이나 어지럼증으로 생각한다.
신경과 전문의로서 소아˙청소년기에 자꾸 어지럽다는 말을 하고 기운이 없어하는 경우 꼭 염두에 두어야 할 병은 편두통성 어지럼증이다. 대개 첫 번째로 호소하는 증상은 어지럼증이다. 소아˙청소년 편두통의 특징 중 하나가 두통 그 자체보다 동반되는 어지럼증이나 자율신경계 증상을 더 힘들어 한다는 것이다.
소아˙청소년기의 어지럼증은 이러한 퇴행성 질환에 의한 경우는 매우 드물다. 두통의 정도가 약해도, 심지어 두통이 없어도 대부분 어지럼증의 원인은 편두통이다.
편두통성 어지럼증은 일반적으로 10세 이전에는 두통 없이 어지럼증만 나타나기도 하며 사춘기를 넘어서면서 편두통과 더불어 어지럼증을 호소한다. 특히 남자보다는 여자에서 2~3배 많이 나타난다.
어지럼증의 기간은 매우 짧게 반복되는 특징이 있다. 증상은 빙빙 도는 어지럼증, 막연히 어지러운 느낌, 머리가 붕 뜨는 듯한 느낌 등 비특이적 어지럼증이 많다. 어지럼증이 있는 동안은 큰 소리와 밝은 빛을 싫어하며 똑바로 세워보면 중심을 잡지 못하고 똑바로 서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어지러워서 자꾸 누우려고 하지만 의식소실, 이명, 난청 등의 증상은 없다. 또 한 가지 특징은 편두통이 있는 아이들은 차멀미를 많이 하는 편이며 놀이 기구 중에서 회전하는 것, 속도가 빠른 것 등을 타는 것을 힘들어 한다는 것이다. 소아˙청소년 편두통은 시간이 지나 결국 성인 편두통으로 발전하기 때문에 두통이나 어지럼증을 자주 호소하면 편두통에 대한 치료가 반드시 필요하다.
연세오원석신경과
오원석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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