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불황과 고유가가 지속되면서 경차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 기아의 모닝과 최근 출시된 레이, 한국GM의 쉐보레 스파크의 판매량이 지난 5월 1만8376대로 국내산 전체 승용차 판매량의 15.7%에 달하고 있다. 이처럼 경차 점유율이 외환위기 이후, 최고 판매량을 기록하면서 각 대리점마다 상담을 문의하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특히, 여성 운전자들에게 인기다. 성능은 물론이고 밀키 베이지, 앨리스 블루, 아쿠아 민트 등 여심을 겨냥한 색상을 선보여 도로가 온통 파스텔 톤이다. 높은 연비와 각종 혜택으로 경제적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는 경차를 지난해에 구입한 리포터의 리얼 체험기를 공개한다.
고유가 시대, 높은 연비가 매력적인 경차
지난해 6월말 기아 모닝을 구입, 운행한지 정확히 일 년 째다. 운전에 대한 두려움으로 17년 동안 장롱면허로 지내다 문득, 지금 운전을 하지 않으면 평생 못 할 것 같다는 불안감에 휩싸였다. 하여 겁도 없이 도로연수를 신청했지만 문제는 워낙 운동신경과 감각이 둔한 터라 연수하는 강사가 10시간으로는 어림도 없겠다며 으름장을 놨다. 운전대만 잡으면 벌벌 떨고 긴장한 탓에 연수 받고 오면 쓰러지기 일쑤. ‘정말 나는 안 되는 걸까?’ 좌절모드로 지내다 덜컥 차를 구입하기로 결심했다. 용도는 개인 비지니즈(?)와 아이들 학원 픽업용, 마트 갈 때, 가끔 주변 사람들 친목도모를 위한 것. 때문에 따져 볼 것도 없이 경차가 제격이었다. 하지만 경차는 무조건 저렴하다는 편견은 버려야했다. 전동접이식 아웃사이드 미러, 자동요금징수시스템, 핸들열선, VSM, 썬루프 등 고급 옵션 등을 추가하면 준중형차와 비슷한 가격으로 살짝 망설였지만 필요한 옵션만 추가 한 뒤, 계약했다.
경차의 가장 큰 매력은 등록세와 취득세 면제 여기에 높은 연비다. 모닝의 경우 19km/L를 자랑 하지만 초보 운전자에는 조금 무리인 듯싶다. 모닝 차를 운행하는 사람들의 모임 ‘네이버 올 뉴모닝 2011’ 카페의 글들을 보면 초기에는 연비가 낮지만 어느 정도 길들여진 후에는 20km/L 넘는 연비로 부러움을 사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운전 습관에 따라서 연비가 다르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얼마 전, 가득 넣었더니 5만7000원(리터당 단가 1888원)으로 30L정도 주유, 이 정도면 460km 운행할 수 있는데 리터당 15km. 만족할 만한 연비는 아니지만 올해까지 혜택이 주어지는 경차사랑카드로 리터당 250원 청구 할인을 받아 연비는 낮아도 저렴하게 운행하고 있는 중이다.
연비는 발끝에서 나온다고 할 정도로 운전 습관이 중요하다. 때문에 급가속과 급제동은 피하고 탄력적으로 주행하려고 노력한다. 연비에 도움이 된다기에 신호대기가 예상되면 기어를 중립에 놓고 신호가 바뀌면 기어를 주행으로 변경하고 있지만 전문가에 따라 의견이 조금씩 다르다. 짧은 신호 대기 시간에 매번 중립에 놓고 바로 출발하면 엔진에 과부하가 걸려 엔진 수명이 단축 될 수 있다는 의견과 차량 정차 시간이 너무 길 때나 도로가 정체되어 있을 때 중립에 놓는 게 좋다는 것.
세제 혜택 다양…경차에 대한 편견과 무시 여전해
그 외의 혜택도 다양하다. 고속도로 통행료와 공영 주차장 50% 할인, 지하철 환승주차장에서는 80% 할인을 받을 수 있고 차량 강제 10부제에서도 제외된다. 주로 공영주차장 이용이 많은 편으로 평촌 학원가를 자주 이용하는데 한, 두 시간 주차하면 1000~2000원 정도다. 또한 이곳에서 받은 주차 영수증을 모으면 장수에 따라 무료 주차가 가능하다.
초보운전자가 가장 두려워하는 주차 문제도 빨리 익힐 수 있다. 특히 일렬 주차도 한 번에 가능하고 골목길이나 좁은 도로도 부담 없이 다닐 수 있는 점은 경차만의 누릴 수 있는 특권.
하지만 안전성은 조금 떨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뉴모닝의 경우 ‘six 에어백’이 장착되어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정면충돌 시에 앞부분이 짧아 운전자의 안전에 위협이 된다는 것. 누가 보더라도 짧은 앞 범퍼와 운전자의 간격은 간과할 수 없다. 특히, 고속도로 주행 중, 위협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대형 트럭이나 버스 등이 추월할 때면 눈앞이 캄캄해진다. 경차 운전자가 호텔가서 무시당하고 다음날 바로 중형차로 바꿨다는 현실이 실감나는 순간이다.
경차에 대한 무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경차라는 이유만으로 “왜 끼어드냐?”며 손가락질하고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는 운전자들이 있다. 그래서 특히 경차를 구매할 때 빨강, 핑크는 피하는 게 좋다는 얘기도 있다. 경차를 타고 다니는 여성들은 남성 운전자들의 표적이 되기 때문. 하지만 허세보다는 실리를 챙기는 사람들이 있는 한 경차 사랑은 지속 될 듯하다.
이민경 리포터 mk4961@dreamw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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