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창의인재트랙, 창의성 못지않게 문장력도 관건

지역내일 2012-06-25 (수정 2012-06-25 오후 1:34:06)


연세대 창의인재트랙, 창의성 못지않게 문장력도 관건


  



대치동 신우성논술학원의 이상주 창의에세이 초빙강사가 전하는 조언


 (2012학년도에 이어 2013학년도에도 연세대가 도입한 ''입학사정관 창의인재 전형''이 화제다. 학생부와 수능 성적을 보지 않고 서류와 에세이, 면접을 활용하여 학생을 뽑는 전형이기 때문이다. 입학사정관 전형이 교과 위주로 흐른다는 의견을 반영하여, 학생부와 수능을 배제하고 창의적인 학생을 선발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이다. 대치동 신우성논술학원의 창의에세이 특별초빙강사인 이상주 선생에게 도움말을 들어본다. 

 창의성! 창의성! 창의성! 세상이 창의성으로 획일화하는 느낌이다. 창의성을 내걸지 않으면 뭔가 모자란 듯한 느낌이다. 모든 사람이 창의성이 있어야 할까. 모든 일이 창의적이어야 할까. 아니다. 모두 다 창의적이면 배가 산으로 갈 수도 있다. 사회는 창의적인 사람과 기존 방식을 고수하고, 답습하는 사람이 모두 필요하다.


 고려대 신창호 교수(교육학)는 "창의성 못지않게 좋은 제도의 답습도 사회발전과 개인의 행복에 유용하다"고 말했다. 청소년 일탈행동과 관련, 습관적으로 인성교육 부재를 외친다. 학생들이 술마시고 싸운다면 인성교육이 잘못됐다고 한다. 과연 그럴까. 인성교육은 인격(人格) 교육과 성격(性格) 교육을 모두 포함한다.


 싸우고 책임지지 않는 행동은 인격 교육에 해당한다. 성격교육은 재능교육이다. 우리나라 절대 다수의 청소년들은 인간다움이 무엇인지 안다. 해야 할 일과 해서는 안 되는 일을 구분하고, 행동한다. 그렇기에 일부의 무분별한 행동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학교의 인격교육은 무난한 셈이다.


 그러나 성격교육, 즉 잠재 능력을 구현하는 재능교육엔 고개를 흔드는 사람이 많다. 유치원부터 영어, 수학, 국어 등을 모두 똑같이 경쟁적으로 공부하는 상황에서 개성은 드러나기 쉽지 않다. 인격교육보다는 재능교육 부실이 더 급하게 해결해야 할 문제인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지난해부터 연세대가 실시하는 창의인재트랙은 눈여겨 볼만하다. 기존 교육제도에서 드러나지 않지만 영재성이 다분한, 창의적인 인재를 선발하려는 제도다. 스티브 잡스와 같은 탁월한 재능을 가진 학생을 뽑아 세상을 바꿀 인재로 키우려는 큰 프로젝트다. 큰 인물은 형식과 틀에 갇힌 제도에서는 생존하기 어렵다.


 창의인재트랙이 수능이나 내신 등 기존 성적을 아예 배제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대신 우수성 입증할 자료와 심층면접, 에세이 쓰기로 학생을 뽑는다. 특별히 잘하는 분야, 창의성을 마음껏 과시할 분야를 자랑하라는 것이다. 그 결과 지난해에는 내신이 좋지 않지만 곤충분야에 특별한 관심을 갖고 연구를 해온 학생이 합격을 했다. 그렇다고 별나라에서 온 외계인 같은 엉뚱한 생각을 하는 수험생의 무대도 아니다.


 초중고 시절 내내 꾸준히 관심 분야를 탐구해온 영재 유형이 많다. 즉 탐구력이 왕성한 학생들이다. 그런데 간과할 수 없는 게 에세이 쓰기다. 시험장에서 직접 답안을 작성하는 에세이 쓰기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논리적으로 쓰는 ‘설득 글’이다. 에세이를 잘 쓰려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훈련이 필요하다. 또 획기적인 생각을 논리정연하게 기술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누구나 공감하게 이해시키는 글쓰기도 필요하다. 서구나 동양이나 기업체 간부의 중요 업무 중 하나는 보고서 작성이다. 쉽게 상대를 설득하는 글을 쓰는 것이다. 연세대 창의인재트랙에 지원하는 학생도 마찬가지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많이 생산하는 게 1차 관건이다.


 그런데 더 중요한 것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논리적으로 구성하고, 쉽게 이해시키는 설득력이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지 못하면 보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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