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7일 재학생과 재수생이 모두 응시하는 전국모의평가가 실시됐다. 이번 모의고사는 오는 11월 8일 실시되는 2013학년도 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 처음 치러지는 모의평가인 만큼 올해의 수능 경향을 엿보는 동시에 재학생들에게는 재수생의 위력을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을 것이다.
물론 아직 정확한 성적표가 나오지 않은 상태이나 6월 모의고사 성적이 수능 성적으로 이어지리라고 보기는 어렵다. 실제로 필자가 만난 수많은 수험생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6월, 9월 모의평가 성적보다 수능 성적이 낮게 나와서 재수를 선택했다는 경우가 적지 않다.
다른 원인들도 있겠지만 일단 무림의 고수와 같은 숨어있는 재수생들이 적지 않다는 것이 다. 전년도 자료를 살펴보면, 실제 수능 당일의 재수생 응시 비율은 23.6%인데 비해, 6월 재수생 비율은 12.4%, 9월 재수생 비율은 13.6%로 절반 정도의 재수생만이 응시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니 모의 평가의 성적이 수능 성적이 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6월 성적을 수시 지원의 좌표로 삼아 대략의 입시 전략을 세워야 한다. 특히 올해는 9월 모의평가 이후 수시 접수 일정이 매우 빠듯하게 진행될 예정이기 때문에 지금부터 미리 지원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 수시는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2013학년도 입시에서 수시로 뽑을 인원은 전체 정원의 62.9%(23만6349명)이다. 그 수치가 가늠이 안 된다면 이렇게 예를 들어 보자.
2013학년도 서울대 입학 정원이 3332명이다. 이 중 정시로 뽑을 인원은 629명에 불과하다(연세대 3374명 모집에 정시 980명, 고려대 4116명 모집에 정시 1250명). 이것이 우리가 수시에 눈을 돌려야 하는 이유이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수시 지원을 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올해부터는 수시 모집의 추가합격자는 정시 및 추가 모집에 지원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섣부른 판단의 수시 지원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 지원 대학은 미리 선택하라!
매년 그렇듯 대학마다 전형 방법이 매우 다양하다(약 3천여 개 전형).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이니, 지원 대학을 정한 뒤에는 자신이 어떤 전형에 적합한지 파약해야 한다.
상위권 대학은 논술을 전형에 활용하는 곳이 많다. 서울대의 경우 모든 선발 전형에서 문과는 논술을, 이과는 면접을 실시하며, 고려대는 수시 일반 전형에서 모집 인원의 60%를 논술로 선발하고, 연세대는 일반 전형 모집 인원의 70%를 논술로 우선 선발한다. 특히 논술 중심 전형에서는 학생부를 반영하기도 하지만 학생부 등급 간 격차가 미미해 논술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라고 할 수 있다. 즉 대학이 정한 최저등급을 충족한 학생이라면 논술이 당락을 결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중위권 대학은 적성고사를 노려보자
특히 가천대(경원), 강남대, 명지대, 성결대, 수원대, 한국산업기술대의 경우 최적학력 기준이 없어 수능에 자신이 없는 수험생이라면 충분히 노려볼만한 전형이며, 그 외 가톨릭대, 강원대, 고려대(세종), 단국대, 세종대, 한국외대(용인)의 경우에도 2개 영역의 합이 5~6등급으로 매우 낮게 설정되어 있어 수능 성적이 낮거나 과목별 편차가 심한 수험생이라면 충분히 도전해 볼만한 전형이다.
● 모의평가 결과로 탐구 선택 과목 결정
수시를 지원한다고 해서 수능 준비를 소홀히 해서는 절대 안 된다. 수시에서도 수능 최저 학력기준을 요구하는 곳이 많으며, 또한 선발 인원이 줄었다 해도 37.1%(13만9346명)를 정시로 뽑기 때문이다.
탐구영역 선택도 6월 모의평가 성적을 보고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선택 과목은 언어, 수리, 외국어에 비해 범위가 한정적이며, 난이도 또한 EBS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기 때문에 7월~9월 사이 집중적으로 공부하여 등급을 확보하는 것이 이후 학습스케줄에 많은 도움이 된다.
특히 많은 재학생들이 흔히 범하는 실수로 높은 점수가 나온 과목을 선택하는 경우가 있는데 난이도에 따라 변동이 심한 표준점수보다는 백분위를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이 더 적합한 방법이다. 성적은 언제나 상대평가임을 잊지 말자!
수많은 수험생들과의 입시상담을 통해 체득한 내용들을 글로 옮겨 적는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을 오늘에서야 깨달았습니다. 아직은 어색하고 부족함이 많지만, 독자 여러분들께 유익한 정보를 드리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김경률 카오스입시전략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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