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대항하정외과 윤진석 원장
얼마 전 37세 남자 환자가 갑자기 생긴 변비로 내원하였다. 평소에는 변을 잘 보았는데 어느날부터 변이 가늘고 묽어지더니 열흘 전부터 변을 전혀 못 보겠으며 배가 그득하고 불러서 못 견디겠다고 병원을 찾은 것이다. 물론 그전에 약국을 들러 각종 변비약 이니 관장약 등을 사용해보기도 했단다.
환자의 증상을 듣고 진찰을 해보니 흔히 보는 변비 환자와는 다른 양상을 보여 에스결장내시경 검사를 시행했더니 에스결장이 커다란 덩어리로 완전히 막혀있었다. 조직 검사를 하고 환자에게 대장암이고 입원하여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얘기 했을 때 그 환자의 황당한 표정이 다시 생각난다. 환자는 “변비가 좀 생겨서 왔는데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거냐? 오진이 아니냐?” 고 했지만 오진일 가능성은 털끝만큼도 없었다. 결국 환자는 1차로 대장 절제술과 인공항문 조성술을 마치고 두달 후 인공항문을 다시 이어주는 수술을 받고 현재는 양호한 상태로 항암치료 중이다.
보건 복지부에서 발표한 자료를 보면 대장직장암이 다른 암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렇게 대장직장암의 발생이 증가한 것에 대해 다양한 원인이 있지만 첫째로 식생활의 서구화 둘째로 대장 검사의 보편화 셋째로 고령인구의 증가를 들 수 있을 것이다.
대장직장암은 우리나라에서 흔한 4대 암 중 하나이지만 다른 암과는 확실히 다른 양상을 보이는데 첫째가 수술이 용이하고 수술로 인한 완치률이 가장 높은 암이라는 것, 둘째는 조기 발견 시 내시경으로 종양을 절제하는 것만으로도 완치가 가능하다는 것, 셋째는 다른 암에 비해 항암 치료에 잘 반응하며 항암제의 후유증도 적다는 것, 넷째로 경우에 따라서 방사선 치료가 큰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대장암은 대부분 선종이라는 작은 용종(혹)의 형태로 대장에 생겨 점차 크기가 커지면서 암성 변화를 일으킨다고 알려져 있다. 이런 선종이 생기는 이유는 정확히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크게 유전적인 원인과 환경적인 원인으로 나눌 수 있다. 각종 암에서 유전적인 원인이 있느냐는 논란이 되고 있지만 대장암에서는 확실히 유전이 한 원인이라는 것이 밝혀져 있는 상태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원인은 환경적인 것인데 식이 섬유의 부족과 변비, red meat(붉은 살코기), 동물성 지방, 야채 섭취의 부족, 염증성 장질환, 위수술의 기왕력 등이 대장암의 발생을 증가 시킨다고 알려져 있다.
조기에 선종을 진단한 경우엔 내시경적 절제술로 대장암을 예방할 수 있다. 하지만 앞에서 언급한 환자들과 같이 많은 환자들이 대장직장암이 상당히 진행하여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이때 다양한 증상을 호소하게 되는데 변비와 설사 형태의 배변 습관의 변화, 혈변이나 점액변, 복통, 소화불량, 복부 팽만, 복부종괴 촉지, 체중과 근력의 감소, 빈혈 등이다. 하지만 부위와 암의 진행 정도에 따라 증상이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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