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서연한의원 최상범원장
환자들을 진료하다보면 ‘원래 그래요’ 라는 말을 자주 듣게 됩니다. 진단을 하기 위해 많은 질문을 하게 되는데, 원래 소화가 안되요. 원래 머리가 아파요. 원래 감기에 잘 걸려요. 원래 생리통이 심해요. 등등. 하지만 원래부터 그런 것은 없습니다. 복진을 하면 배가 차고 딱딱한 경우가 있습니다. 어린 아이들 배를 만져보면 말랑말랑하고 따뜻합니다. 원래 배는 말랑말랑하고 따뜻한 것이 정상입니다. 하지만 어른들은, 특히 한의원에 찾아오신 환자분들은 대부분 정상상태를 벗어났는데도 원래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병증은 사고로 인한 경우가 아니라면 갑자기 생기는 경우는 흔하지 않습니다. 모든 병은 미리 신호를 보냅니다. 그것은 작은 통증일 수도 있고 사소한 불편함일 수도 있습니다. 갑자기 온다고 하여 중풍이라 하는 뇌경색이나 뇌출혈의 경우에도 미리 전조 증상이 있습니다. 신호를 무시하거나 지나쳐서 갑자기 큰 병이 되는 것처럼 느낄 뿐입니다.
어깨가 결리고 머리가 무겁다며 한의원에 오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어깨결림은 누구나 흔히 겪는 증상이며 침치료를 하거나 물리치료로 쉽게 치료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어깨가 결리는 흔하고 사소해 보이는 증상도 원래 그래요 라고 무시하고 방치한다면 큰 병이 될수도 있습니다.
어깨가 결리는 증상은 목뒤에서 어깨와 등으로 이어지는 근육이 긴장되서 발생합니다. 원인은 자세가 좋지 않거나 스트레스 때문입니다. 특히 직장인들은 컴퓨터와 마우스로 업무를 하다보면 좋지 않은 자세를 하게 되고 각종 스트레스로 인하여 어깨가 결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목뒤와 어깨 주변의 근육이 굳어지면 근육 주변의 혈관이나 신경을 눌러 머리가 아프거나 손이 저린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긴장된 근육은 경추를 틀어지게 해 목디스크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혹은 자고 일어나 목이 안돌아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스트레스로 인한 경우에는 두통, 불면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고 눈이 뻗뻗하거나 입이 마르고 목에 뭔가 걸린 것 같으며 가슴이 답답하고 속이 더부룩하면서 소화가 안되는 증상이 점차 나타나기도 하는데, 증상이 목뒤에서 시작되어 머리를 지나 가슴 배까지 이르면 화병이 상당히 진행된 것입니다. 손발이 저리거나 찬 증상이 나타나고 여성의 경우 생리통이나 생리불순이 동반되기도 합니다.
병은 생긴 시간만큼 지나야 낫는다고 합니다. 오래된 병은 치료가 오래 걸리기 마련입니다. 따라서 초기에 진단하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주 아픈 사람은 그때그때 병원을 찾아 큰 병이 없는데, 오히려 잔병치레 없이 건강하다고 자신하던 사람이 어느날 큰병을 겪는 경우가 있습니다. 사소한 증상이라도 무시하지 말고 병원에 와서 상담하고 진단하고 치료하는 것은 결국 시간과 비용을 아끼면서 건강을 유지하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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