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스토리텔링수학 상록센터장 나학수
오늘 학생들에게 이진법을 가르치는 수업이 있었습니다. 이전에는 십진법의 개념부터 시작, 이진법으로 유도하여 수업을 하였는데, 오늘은 스토리텔링수학식 발문으로 시작했습니다.
“애들아 만약에 컴퓨터가 없다면 어떨까? 스마트폰이 없다면 어떨가? 재미 있겠니?”
이구동성으로“아니오!”라고 대답합니다.
‘컴퓨터나 스마트폰이 없어도 얼마나 재미있는 놀이들이 많은지 모르다니...’라고 생각하며 수업을 이어갔습니다. 반도체의 성질부터 이야기하며, 국제적인 문자코드 규약인 ‘유니코드’까지 들먹이며, 이진법이 어떻게 컴퓨터에서 구현되는지 설명했습니다.
자신들의 보물(컴퓨터)이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한 얘기에 학생들의 수업 몰입도는 최고였습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컴퓨터나 반도체의 실물을 보면서 수업을 할 수 없다는 것이었죠. 아마도 스토리텔링수학 수업이 정착되면 가능하겠지요. 실물이 아니라도 멀티미디어 교구를 사용해 학생들의 집중도와 이해력을 높일 수 있을 것입니다.
거기에다 우리나라가 어떻게 IT강국이 되었는지 사족을 붙이며 재미있게 수업을 진행했습니다. 사실은 사족이 아니고 ‘수학기초과학연구소(수기연)’스토리텔링수학에서 강조하는 창의력개발 단계의 마무리가 되겠지요. ‘수기연’스토리텔링 수학의 창의력이란 ‘수학이 어떻게 인간사회에서 구현이 되는지 이해하고, 자신의 유전적 강점과 잘 결합해 개인의 행복과 사회공헌의 길을 발견하는 힘’이라고 정의합니다.
이렇듯 기존의 수학수업에서도 약간의 스토리텔링적인 기법만 도입해도 수업이 활력이 넘치는 것을 느꼈습니다. 내년부터 교과서가 바뀐다고 하지만, 전면적이고 급격한 변화는 기대할 수 없기 때문에 바뀌지 않는 상위학년들의 수학수업도 연구와 실험을 계속할 작정입니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진로 전문 웹사이트인 커리어캐스트닷컴(CareerCast.com)과 함께 ‘2012년 미국 베스트&워스트 직업 10’을 발표했습니다. 200개의 직업군을 대상으로 수입, 직업 전망, 업무환경, 스트레스, 직업 수행에 필요한 물리적 요소 등을 따져 선정했는데 10위에 수학자가 있었습니다.
각 나라들은 자국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기초과학의 꽃인 수학 분야에서 뛰어난 인재가 나타나길 바라고 있습니다. 현재의 한국적 상황에서는 어림없는 이야기겠죠. 대학입시 때문에 할 수 없이 겨우 하는 분위기 에서는 위대한 수학자의 탄생은 어불성설입니다.
미국, 중국 등 수학선진국들은 이미 스토리텔링형 수학교재로 개편했습니다. 앞으로 대학입시와 취업시험도 다른 모습이 될 것입니다.
많은 사람이 들어 알고 있는, 2007년 국제 수학·과학연구(TIMMS) 결과 한국 학생의 학습 성취도는 세계 2위지만 수학의 즐거움을 높게 인식하는 학생은 국제평균 54%보다 현저히 낮은 33%였습니다. 5년의 시간이 흘렸지만 2007년보다 개선되기보다 악화된 현재는 더욱 상황이 안 좋겠지요. 그것은 현장 수업에서도 느낄 수 있습니다. 수학을 잘 하는 학생들도 가능하면 수학공부 시간을 회피하려고 합니다. 학생들 개인적인 행복과 국가적 경쟁력 확보라는 차원에서도 더 이상의 방치는 파국을 의미합니다. 결국 교육과학기술부는 딱딱한 수학 교과서를 스토리텔링형 구조로 개편할 계획입니다. 수학 성취도를 지나치게 계산 능력 위주로 평가한 것에 대한 반성과 문제를 논리적으로 풀어나가는 과정도 수학 능력이기 때문에 논리적 사고 능력과 문제 해결력을 키우는 방향이 될 것입니다. 교과부는 쉬운 수학을 만들기 위해 지나치게 추상적이거나 어려운 내용은 상위 학년으로 이동하는 등 학년별 수준에 맞춰 교과를 재배치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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