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절약과 친환경 트렌드, 인간중심의 교통정책에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자전거에 대한 관심이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탈것이 흔하지 않던 시절, 자전거는 유용한 이동 수단이었다. 지금은 이동 수단이라기보다 운동의 수단이 된 자전거. 단조로운 디자인에서 탈피해 형형색색 모습도 화려해졌다. 레저 스포츠로 자전거를 선택해 즐기고 있는 우리 이웃들을 만나보았다.
숨이 턱밑까지… 그래도 짜릿
지난 일요일 오후 2시, 안양천과 학의천이 만나는 쌍개울 공터는 활기가 넘쳐났다. 자전거동호회 ‘안양에서 자전거 타는 사람들(네이버카페 anyangbicycle)’의 번개 모임이 있는 날. 머리에서 발끝까지 자전거를 위한 복장과 장비를 갖추고 날렵한 자전거와 함께 10여명 안팎의 회원들이 모였다.
목표는 관악산이다. 쌍개울에서 출발, 종합운동장 롤러스케이트장 방향으로 관악산을 오를 계획이다. 관악산이 내뿜는 산소를 폐 속 깊숙이 들이마시며 호젓한 비탈길을 쌩쌩 달리는 묘미는 자전거를 타는 사람이 아니면 느낄 수 없는 묘미다. 회원들은 “언덕을 오르는 ‘업힐(up hill)’ 과 내리막길을 달리는 ‘다운힐(down hill)’은 제각각 나름의 재미가 있다”며 “특히 내리막길에서 속도가 빨라질 때는 뭐라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짜릿하다”고 입을 모았다. 정상에 오르니 온몸이 땀에 촉촉이 젖었다. 잠시 목을 축인 회원들이 눕혀둔 자전거를 다시 일으켜 세웠다. 이제 다운힐이다. 턱밑까지 차 올랐던 숨을 한꺼번에 토해내는 순간, 한 주의 스트레스가 모두 사라진다.
오늘 모임은 김석봉씨가 제안했다. 번개 모임의 경우 보통 3∼7일전 모임을 알리지만 이번 모임은 당일 제안했음에도 10여명 가까이 모임에 참석했다. 김 씨는 “정기모임은 매주 금요일 오후 8시 이루어지고 있지만 정모 이외에 번개 모임이 수시로 이루어지고 있다”며 “초기 비용 이외에 크게 부담없이 어디든지 자유롭게 다닐 수 있다는 것이 자전거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말했다.
안자사 동호회는 2009년 1월 인터넷 카페를 개설하면서 활동을 시작했다. 3년의 시간이 흐른 현재 가입회원 수가 1191명, 정기적으로 활동에 참가하는 회원도 140명이나 된다. 자전거족들은 대부분 처음엔 집 근처 공원이나 자전거 전용도로에서 타는 것으로 시작해 레저스포츠에 눈을 뜨는 경우가 많다. 사람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도로 위를 달리는 수준에 이르면 보통 동호회에 가입해 여러 사람과 함께 자전거를 타는 것이 오랫동안 즐길 수 있는 방법. 서원석씨는 “몇 년 전 운동을 위해 자전거를 시작했다가 동호회 활동을 하면서 대회에 참가, 완주하는 단계까지 발전했다”며 “안자사 회원들 중에는 전국대회 수상 경력을 자랑하는 회원도 많이 있다”고 자랑했다.
카페지기 김영애씨도 마찬가지. 운동을 하기 위해 혼자 타기 시작하다가 인터넷카페를 찾았다고. 김 씨는 “자전거는 함께 타면 훨씬 안전하고 즐거움도 크다”며 “도로 위를 달릴 때도 단체로 달리면 차량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고, 자전거 타기에 대한 지식과 기술적인 정보 등을 서로 주고받을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하지만 자전거를 안전하게 타기 위해서는 주의해야 할 점들이 있다. 홍원희씨는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누구나 쉽게 탈 수 있지만 자전거는 속도가 나는 레포츠로 안전모, 장갑 등 안전과 관련된 용품을 필히 챙겨야한다”며 “특히 브레이크에 문제는 없는지 등 출발 전 자전거의 상태를 꼼꼼히 점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안양에서 자전거 타기 좋은 곳
우리지역은 자전거 도로가 잘 조성돼 있는 도시 중 한 곳이다. 안양천 한강 양재천 과천 학의천으로 이어지는 코스는 일명 하트 코스로 불리며 자전거 타는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MTB를 선호하는 사람이라면 관악산 코스를 추천한다. 주말이면 차에 자전거를 싣고 관악산으로 향하는 이들을 쉽게 볼 수 있다. 평소에 지속적으로 연습해둬야 주말을 이용한 100∼200km 정도의 투어링을 소화할 수 있다. 2∼3시간 코스로 연습하며 장기 레이스에 대비하는 것이 좋다. 안양천과 학의천 자전거 도로 이외에 안양권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자전거 코스로는 지하철 4호선 이용 오이도역∼소래포구, 시화호∼대부도 코스가 경치가 아름다워 추천할만하다. 또 지하철 1호선 이용, 천안역∼현충사 코스도 자전거 애호가들이 많이 찾는 코스로 알려져 있다.
백인숙 리포터 bisbis680@hanmail.net
Tip 우리지역 자전거 교실
전문강사의 체계적인 교육… 안전교육까지 OK∼
자전거를 체계적으로 배우고 싶다면 자전거 교실을 이용해보자. 안양시는 2010년부터 자전거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3월부터 시작해 20명씩 연중 14기를 운영한다. 초급과 중급과정으로 각각 2주간 운영되며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평일 10시부터 12시학운공원에서 전문강사가 교육한다. 자전거는 무료대여하며 안전모 보호대 장갑 등 안전장비는 개인이 준비해야 한다.
과천시는 상 하반기로 나눠 자전거 교실을 운영한다. 상반기는 3월에 모집, 4월 중 교육이 이루어지며 하반기에는 8월중 모집해 9월과 10월 중 교육이 진행될 예정이다. 과천시 하반기 자전거 교육은 성인 3반(초급 2반 중급 1반), 어린이 2반(7∼9세 1반 10∼13세 1반) 등 총 5반을 운영할 예정이며 자전거는 물론 보호장구도 시에서 지급한다. 군포시는 시 지원을 받아 군포 YMCA에서 하반기에 자전거 교실을 운영할 예정이다.
Tip 자전거 선택 노하우
자전거에 입문하기 위해선 자신에게 맞는 자전거를 골라야 한다. 자전거에는 일반생활용자전거부터 준레포츠형자전거, 경주용자전거, 산악자전거, 미니벨로 등 많은 종류가 있다. 안자사 홍원희씨는 “자전거를 선택하기 앞서 꼭 생각해야 하는 것은 어떤 용도로 사용할 것인가 하는 것”이라며 “처음에는 입문용 자전거에서 시작해 많은 경험을 한 후 자신에게 맞는 좋은 자전거를 구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MTB=요즘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자전거로 산이나 비포장도로는 물론 일반 도로 등에서도 무난하게 달릴 수 있는 전천후 자전거다. 앞쪽에 충격 완화를 위한 서스펜션이 달려 있어 승차감이 좋고 과속방지턱이나 여러 가지 턱들을 쉽게 넘을 수 있어 자전거 입문자들이 가장 많이 선택한다.
하이브리드= MTB의 일자 핸들과 가벼운 프레임에 ROAD의 얇은 타이어를 접목한 자전거로 여행용이나 출퇴근용으로 적합하다. 단, 24단 이상이 바람직하다.
ROAD=잘 정비된 도로에서 빠른 속도로 달리는 걸 목적으로 만들어진 자전거다. 일반적으로 경주용 자전거를 떠올리면 되는데, 자전거 입문자가 선택하기보다는 자전거에 익숙해진 후 먼 거리를 빨리 달리고 싶을 때 선택한다.
미니벨로=아기자기하고 예쁜 디자인과 작은 크기로 최근 사용자가 많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특히 손쉽게 접을 수 있는 폴딩 미니벨로는 보관이 쉽고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 이동이 편리해 인기를 얻고 있다.
도움말 (사)자전거타기운동연합 홍원희 기술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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