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 사람들

서서울생명의 전화 양천구 청소년 상담실 김인숙 원장

대학진학이나 성적보다 우리 아이들의 행복이 먼저죠

지역내일 2012-05-06 (수정 2012-05-06 오후 10:12:24)

부모들은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다’라는 말에 공감하지만, 막상 자녀들 앞에만 서면 성적이 맨 먼저 떠오르는 건 어쩔 수 없는 요즘 부모들의 마음이다. 그래서일까, OECD국가 중 출산율이 가장 낮은 우리나라의 청소년 자살률이 1위, 행복지수는 25위라고 한다. 자살 원인으로는 성적, 진학문제가 53.4%(통계청발표)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들이 자신의 생명을 버릴 정도로 성적과 진학문제에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전국에서 특목고를 제일 많이 보내는 교육특구 목동지역에 사는 학생들은 얼마나 행복할까? 다른 지역 청소년들보다 더 많은 공부 압박감으로 힘든 우리 지역 아이들, 특히 새 학년을 맞아 새로운 친구들과 얼마 남지 않은 중간고사 등 부모에게 말 못하는 고민으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을지도 모른다. 서서울생명의 전화와 양천구 청소년 상담실 김인숙 원장을 만나 우리 청소년들의 고민과 함께 그 해결책에 대한 조언을 들어보았다. 




비교는 아이들 마음에 비수를 꽂는 것
“요즘 아이들은 정말 힘들어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힘든 아이들에게 많은 부모들은 성적 말고 아이의 고민은 무엇인지 아이와 마음을 공유하는 대화를 얼마나 나누고 있는지 묻고 싶습니니다”라고 말문을 여는 김인숙 원장은 “경쟁은 성숙한 우리 어른들에게도 힘든 일인데 아직 어린 아이들이 요즘 같은 치열한 경쟁 속에서 얼마나 힘들지 생각해 보십시오”라고 반문을 한다.
아이들마다 얼굴이 다르듯이 잘하는 것이 다르고 각자의 소질이 있건만 요즘 부모들은 자녀들을 보면 성적이 맨 먼저 떠오르는 것 같다고. 학교나 동네의 ‘엄친아’와 비교 당하는 것도 힘들지만, 동생이나 오빠 등 가족과 비교 당할 때의 마음은 어떨까… 이렇게 매일 비교를 당하며 자란 아이들은 남들과 자신 스스로를 비교하게 된다.
“우리 엄마들이 어떤 집 부인과 누구네 엄마와 하루에도 몇 번씩 비교당한다고 입장을 바꿔 생각하면 그 어머니는 어떻겠습니까?”라는 김원장은 “얼굴도 모르는 친척에 이웃집 등 하루에도 몇 번씩 비교 당하는 우리 아이들은 가장 사랑하는 엄마가 아이의 마음에 비수를 꽂는 것과 같은 상처를 내고 있는 것입니다”라고 설명한다.
‘사춘기 아이들은 외계인’이란 말이 생길 정도로 부모들을 힘들게 하는 사춘기의 아이들, 그 시기의 아이들은 자기의 꿈을 찾고 싶어 하고 그 꿈을 찾느라 자신도 힘들다. 그런 과정을 통해 자신을 발견하고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것을 찾고 있는 것이다. 자유스럽게 자기의 길을 찾아야 하는 아이들에게 우리 부모들은 강요하고 비교하며 위축시키기 때문에 이시기의 아이들 중에는 상실감과 갈등이 커져 힘들어 하는 아이들이 많단다.
“공부에 가려서 부모들이 아이들의 장점을 찾지 못하는 것입니다. 공부를 빼놓고 보면 우리아이들에게 좋은 점이 많습니다. 싹싹한 성격, 밝고 긍정적인 성격 등 우리 아이만의 장점을 찾아 칭찬해 주고 아이의 자존감을 높여주십시오.”
김원장은 사랑하는 자신의 아이에게 자존감을 키워주어야 하는데 자존감은 둘째, 도움이 안 되는 일로 시간을 낭비하는 부모들을 보면 안타깝다. 이곳 양천 청소년 상담실에 다년간 아이들의 부모 중에는 이곳에서 무슨 이야기를 했나 캐어묻는 어머니들도 있다. 아이들을 믿고 존중해주고 자신의 아이를 인격적으로 대해야 하건만 그러지 못하는 어머니들이 많아 안타깝단다.
양천 청소년 상담실(2645-6900)은 문제가 있는 청소년들만 찾는 곳이 아니라 청소년들이 건강한 성장을 돕는 곳이다. 청소년과 학부모를 위한 상담과 심리 검사 등 각종 프로그램 및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상담은 전화상담과 일반상담(면접)으로 진행된다. 전화상담은 무료이며 일반 상담은 시간당 4만원, 전화로 예약이 가능하며 평일 오후와 토요일도 상담이 가능하다.




어려운 사람들에게 좋은 친구 같은 상담으로 
‘한사람의 생명이 천하보다 귀하다’는 인간 존중의 철학과 ‘도움은 전화처럼 가까운 곳에’ 라는 생명의 전화 모토를 실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김원장, 상담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1976년으로 상담이란 말조차 생소했을 때였다. 1977년에 생명의 전화 교육과정을 마치고 본격적으로 상담을 시작한 김원장은 1997년에 서서울 생명의 전화 개소와 함께 우리지역에서 다양한 활동을 시작하게 된다.
혼자 힘으로 감당하기 힘들거나 삶이 고통스러운 사람에게 희망을 주는 서서울 생명의 전화(2649-9233)는 양질의 상담교육을 받은 자원봉사자가 24시간 365일 최선을 다해 전화 상담을 다하고  있다. 긴급 전화 상담, 사이버 상담 등 다양한 상담활동과 전문상담교육, 자살예방과 생명사랑운동 전개 등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서서울 생명의 전화에서 실시하고 있는 카운슬러 대학은 올해로 16기까지 계속 진행될 만큼 인정을 받고 있는 강좌다. 위기상황 및 도움 요청 시에 전문적인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생명의 전화 상담원 양성을 위한 필수 과정으로 카운슬러 대학의 기본 과정은 15주로 진행된다. 기초과정 이후에는 심화과정을 거쳐 2급 심리상담사 과정으로 진행되며, 교육 후에는 이곳 서서울 생명의 전화 자원봉사자로 활동할 수 있게 된다. 이번 16기 카운슬링대학 기초과정은 3월 22일 개강했으며, 10월 18일(매주 목요일)까지 진행된다.
이외에 생명존중 강사양성 과정(4.23~25일,3일간)과 자살예방 상담전문가 과정(5.3-6.21일, 8회), 또래상담원(7.21-8.18일,5회기) 교육이 진행될 예정이다. 또 고등학교 생명존중 자살예방 교육 프로그램도 진행(현재 목운중학교, 강화고등학교 등)하고 있으며, 청소년과 함께 하는 생명존중과 자살예방 캠페인 ‘달빛소나타 생명사랑걷기운동’(9월15일) 등이 진행되고 있다.
“당신의 오늘은 어제의 누군가가 간절히 원했던 하루입니다.” 달빛 소나타 생명사랑걷기운동에 참가한 학생들이 썼던 글들 중의 한 구절, 누군가 간절히 원했던 오늘 하루가 우리 아이들에게 지옥 같은 날이 되는 건 아닌지 다시 생각해보게 했다.
이희경 리포터 yihk60@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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