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쾌한항외과 의학칼럼

배변 후에 강한 통증이 온다.

지역내일 2012-05-02

글 : 상쾌한항외과 류광석 원장


단단한 변으로 긁히거나 설사가 세게 통과하는 것 때문에 글자 그대로 항문이 찢어지거나 상처가 난 상태를 치열이라고 한다. 정확하게 말하면 항문의 아래쪽에 있는 항문상피 부분의 상처를 말한다. 직장에 비해 항문상피는 혈류가 풍부하지 않고 탄력성이 적기 때문에 아주 작은 자극으로도 쉽게 찢어지는 것이다. 그러나 출혈은 그다지 많지 않아 배변시에 종이에 조금 피가 묻는 정도이다. 치열이 괴로운 이유는 참을 수 없는 통증 때문이다. 항문상피는 통증에 매우 민감한 부위이므로 직장에 생긴 내치핵과는 다르고 처음부터 통증을 수반하는 것이 특징이다. 치열인 환자들은 증상을 설명해 줄 때에 "배변을 할 때는 통증이 심하고 배변 후에도 잠시 동안은 찡한 통증이 계속된다." 라고 흔히 말한다. 이것은 단단한 변 등으로 긁혀서 항문이 찢어져 "아프다!"라고 생각한 순간에 내괄약근이 반사적으로 경련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이 경련에 의해 찢어진 부위가 스치기 때문에 통증이 계속 이어지는 것이다. 단, 화장실에서 나와 얼마 지나지 않으면 자연적으로 없어진다. 이것이 치열의 시작 즉, 급성기이다.


지금까지 읽은 내용에서는 적어도 치열이 치핵보다는 덜하다고 생각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렇지도 않다. 단순히 피부가 찢어진 상처라면 방치해 두어도 자연적으로 낫겠지만, 항문의 경우에는 변이 통과하기 때문에 상처가 좀처럼 낫지를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점점 악화되어 만성화 되기 쉬운 것이 치열의 두드러진 특질이다. 치열이 만성화되는 것은 배변시에 생기는 통증이 싫어서 변을 보고 싶은 기분 즉, 변의가 생겨도 배변을 참는데서 시작된다. ''변의''는 변의 장에서 내려와서 직장에 도착하여 직장변을 압박해 직장벽에 있는 압수용체가 그것을 뇌에 전달 함으로써 변을 보고 싶다는 느낌이 생기는 것이다. 변의를 참게되면 변은 직장에 멈춘 상태가 된다. 그래서 다시 변비가 되고 변이 단단해져 상처를 스치게 되는 악순환이 계속되니 더 나쁘다고 볼 수도 있다. 이런 악순환을 반복하는 동안에 처음에는 얕았던 상처가 점점 깊게 파여져 궤양화 되기 시작하고 상처에 변이 들어가면서 상처가 변의 세균으로 감염되어 염증을 일으키고 용종으로 발전하게 된다. 결국 항문이 좁하져 연필 같은 가느다란 변 밖에는 나오지 않게 되는 등 배변이 뜻대로 되지 않게 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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