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학년도 대학입시 수시모집 비율은 62.9%로 2012학년도 62.1%에 비해 수치상으로 약간 늘었다. 하지만 2013학년도 수시모집은 굵직한 변화를 담고 있다. 우선 2012학년도까지 수시 전형 지원 횟수가 무제한으로 허용되던 것이 2013학년도에는 6회로 제한된다. 또, 2012학년도에는 수시 최초 합격자만 정시 지원을 금지했고 추가 합격자의 경우 등록하지 않으면 정시에 지원할 수 있었지만, 2013학년도에는 추가 합격자도 수시 등록여부에 관계없이 정시에 지원할 수 없다. 여기에 서울대가 수시모집을 79.4%로 확대하고, 고려대는 수시 일반전형 논술고사를 수능 전으로 앞당긴다고 발표했다. 이렇게 볼 때 2013학년도 수시 지원은 어느 때보다 신중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수시 지원 전략 어떻게 세우면 좋을지 살펴봤다
입시 최대 변수는 수시 지원 횟수 6회 제한
2012학년도까지 수시 지원 횟수는 제한이 없었다. 수험생 1인당 평균 지원 횟수를 살펴보면 2010학년도 3.7회, 2011학년도 4회, 2012학년도 5.6회로 점점 늘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는 평균적인 수치일 뿐 주위를 살펴보면 많게는 수십 회까지 지원한 수험생도 상당수였다. 서울에 있는 대부분의 대학에서 수시 일반전형 경쟁률이 보통 50:1로 나타났으니 소위 ‘묻지 마’ 지원의 실상을 알 수 있다. 특히 전형이 다양화되면서 한 대학 내에서도 2~3개 전형에 복수지원함으로써 그 지원 횟수가 늘어났다.
무분별한 지원에 따른 수험생의 입시부담과 학부모의 경제적 부담 등을 줄이고자 평균 수시 지원 횟수를 고려해 2013학년도 입시에서는 지원 횟수를 6회로 제한했다. 이는 2013학년도 입시의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묻지 마’ 지원은 감소할 것이고 대학들은 수시모집 요강을 간소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중앙대는 한번만 지원하면 학생부, 논술, 수능최저기준 등의 전형 요소를 반영해 4개 유형으로 나누어 선발하는 수시 통합전형 도입을 발표한 바 있다.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전형 선택과 집중
수시 지원 6회 제한으로 수험생들은 더 이상 대학별 고사에 대한 막연한 기대 심리를 갖고 지원해서는 안 된다. 영등포여고 최병기 교사는 “대학 입시 전형을 유형별로 크게 나누면 내신형, 대학별고사형, 특기형, 입학사정관형, 수능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수험생들은 학생부, 비교과, 논술, 면접, 적성검사, 수능 모의고사 성적 등을 고려해 다양한 전형 중 자신의 장점을 극대화 할 수 있는 전형을 선택해 집중적으로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대학 입시의 기본은 내신과 수능이지만 그것만으로 대학가기는 너무 어려운 것이 현실이므로 대학별고사전형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부족한 내신을 극복할 수 있는 전형요소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덧붙여서 “내신 1~3등급 정도의 상위권 학생들은 내신 전형에 집중하고, 내신 4~7등급 정도의 중·하위권 학생들은 적성·면접 전형에 집중해야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수준별 집중 전형에 대해 조언했다.
수시 전형별 지원 전략
수시 지원 6회 제한에 따라 예상되는 학생부전형, 논술전형, 입학사정관전형, 적성고사전형 등에 대한 지원경향 변화와 그에 따른 전략은 어떻게 세워야할지에 대해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김희동 소장의 조언을 들어봤다.
먼저 내신형이라 할 수 있는 학생부전형을 준비한 수험생들은 대학 및 학과를 안정적으로 지원하려 할 것이고, 1~2개 지원은 논술전형으로 대학 또는 학과를 높여 쓸 것으로 예상된다. 김 소장은 “학생부전형은 여러 대학에 동시에 합격하는 경우가 많아 최초 등록률이 낮으므로 학생들이 수시 지원의 마지노선으로 생각할 수 있는 대학의 학과를 선택한다면 학생부 성적이 지난 학년도 커트라인보다 낮더라도 합격할 여지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논술전형은 논술만으로 평가하는 대학이 없고 학생부 성적을 병행하여 평가하는데, 대학별로 논술 출제 경향이 달라 여러 대학에 동시에 합격하는 인원이 학생부 전형에 비해 적다. 김 소장은 “논술전형은 학생부전형에 비해 최초 등록률이 높게 나오므로 내신이 불리하고 논술 준비가 잘 되어 있지 않다면 상향 지원해 추가합격을 기대하기보다는 목표대학을 낮춰 지원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단, 우선선발 조건을 충족한다면 학과 선택에 따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입학사정관 전형은 지원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상위권 대학의 경우 내신과 실적이 잘 관리된 학생들이 지원해 입시 결과에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중위권 대학부터는 학생들이 선뜻 지원하기 어려울 수 있다. 김 소장은 “실적이 많지 않더라도 학교에서 요구하는 인재상과 부합하고 관련 활동 등이 있다면 서류, 면접에 따라 당락이 갈릴 소지가 있으므로 지원에 소극적일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적성고사 전형은 적성고사 한 문제의 영향이 매우 커서 내신이 좋더라도 적성고사 대비가 잘 되어 있지 않으면 안 된다. 김 소장은 “적성고사에 대한 대비를 잘 한다면 내신이 낮더라도 원하는 대학에 진학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상향, 소신, 안정지원의 비중은 어떻게 할까
2012학년도까지 수시 지원은 정시로 가능한 대학보다 상향 또는 소신 지원하는 경향이 컸다. 정시로 갈 수 있는 대학을 수시로 하향지원하는 것은 손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수시 인원 증가에 따른 정시 인원 감소, 수시 지원 횟수 제한 등으로 로또씩 상향지원은 무모해졌다. 더구나 수능 난이도 변화를 예측하기 어려워 정시 지원은 더욱 어려워졌다. 따라서 현실적인 시각을 갖고 수시 지원 대학을 선택할 필요가 커졌다. 대체로 모의고사가 우수해 정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는 수험생이라면 수시에서 상향, 소신, 안정 지원을 고르게 지원하는 것이 좋으나, 모의고사 성적이 다소 부족하고 불안정하다면 소신과 안정 지원에 더 비중을 둘 필요가 있다.
최병기 교사는 “입시는 철저하게 상대적인 게임이므로 상향지원은 의미가 없다. 상향지원으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경쟁률을 철저히 읽을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런 학생과 학부모는 거의 없다. ''정시로 지원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대학에 수시로 합격하면 최고의 대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지나치게 하향 지원하는 것도 좋은 방법은 아니라고 한다. “본인의 자료(내신 등급, 모의고사 백분위, 입학사정관전형을 위하여 준비한 내용 등)를 냉철하게 분석한 후 지원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고 소신 지원에 무게를 실었다.
김희동 소장도 상향 지원은 줄고 소신 또는 안정 지원 경향이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소신 지원을 하되 한두 곳은 안정적인 대학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단, 안정 지원의 경우에 학과는 희망학과를 고수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전형 시기별 지원 횟수 어떻게 배분할까
수시는 지원 및 전형 시기에 따라 수시 1·2·3차로 나뉜다. 1차는 수능 전에 논술, 면접 등 대학별 고사를 실시하며, 2·3차는 수능 이후에 전형을 실시한다. 2012학년도 수시 일반전형에서 연세대, 이화여대 등은 수능 전에 대학별고사를 실시했고, 고려대는 수능 이후 대학별고사를 실시했다. 수시 1차에 지원할 경우 수험생들은 수능 준비에 전념할 수 없어 그만큼 수능 부담이 크다. 그런데 2013학년도에는 고려대도 수능 전에 대학별고사를 실시하는 것으로 변경해 상위권 학생들의 논술 및 수능 준비 부담이 더욱 커졌다.
김희동 소장은 “성적이 좋다면 차수와 상관없이 본인에게 유리한 전형에 지원하는 것이 맞지만 성적이 좋지 않아 전략적으로 이용해야 하는 경우에는 수시 1차에 지원 횟수를 늘리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수시 2차의 경우 대학별고사 시행일자가 동일한 여러 대학의 동시 지원에 대해서도 신중할 필요가 있다. 2012학년도까지는 지원 횟수 제한이 없었으므로 여러 대학에 동시지원한 후 수능 결과에 따라 유리한 대학과 학과를 선택해서 응시하고 나머지는 전형료만 포기하면 그만이었다. 하지만 2013학년도에는 6회의 지원 기회 중 한 번의 기회를 낭비하는 것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도움말: 영등포여자고등학교 최병기 교사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김희동 소장
이선이 리포터 sunnyyee@dreamw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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