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올의존 치료에서 가족치료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그러나 처음부터 이해하고 바로 참여하는 가족은 드물다. 수없이 좌절감만 안긴 상대에게 원망과 분노가 꽉 차있는데, 무얼 어떻게 더 하란 말인가?
가족집단치료에 참여하고 나서도 얼른 받아들이지 않는 수도 흔하다. 음주 문제와 상관없어 보이는 다른 인생사의 문제를 이야기한다면서 쓸데없는 수다만 늘어놓는다고 단정한다. 조급한 마음에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고 판단하고 나오지 않으려는 수도 흔하다.
도움이 되자면 처음에는 초기 단계의 모임에 참여하면 좋다. 모임에서 동료들로부터 공감과 이해, 지지와 격려를 받으면 훨씬 마음이 홀가분해지고, 힘과 희망을 갖게 된다. 조금 앞선 가족이 손을 내밀어 지지하고 도와주면 더 효과적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회복의 중요한 개념들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우선 마음의 평화를 위하여 모든 것을 수용하기, 즉 사랑하는 가족이 알코올중독이라는 사실을 비롯하여 인정하고 싶지 않은 현실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알코올중독이 도덕이나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진실로 심각한 질환이라는 사실을 이해한다. 오랜 세월 동안 억압하여온 분노를 자신의 매우 자연스러운 감정으로 받아들인다. 그래서 그 사람과 병에 대한 태도에 대하여 이해가 깊어져야 한다.
많은 가족들이 화가 나고, 원망에 쌓여있고, 냉소적인 수가 흔하다. 자신은 절대로 옳바르다고 전제하고 그에게 늘 판단적인 태도로 대해 왔다는 것을 인식한다. 그의 약점과 실수를 가지고 내내 그를 통제하고 조종하려 했던 것이다.
그의 음주에 대한 자신의 반응을 검토해보면, 자신의 태도가 그의 음주를 더 조장하고 촉발하기도 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자신은 늘 피해자라고 여겼는데, 오히려 그의 음주 문제를 키우는데 기여하기도 했다는 것을 이해한다. 그가 심각한 질환에 걸렸고, 그것이 그를 통제하여 술을 마실 수밖에 없게 하고, 그 결과로 스스로 행동과 생각을 선택할 수 없다는 것을 안다. 자신은 보통 사람들처럼 술을 마시고 안 마시고를 선택할 수 있었으나, 다른 면에서는 알코올의존인 그와 똑같이 중독적으로 행동해 왔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그렇다면 상대를 판단하고 비난한 나는 누구인가? 그의 문제는 질환이라 그가 스스로 어떻게 할 수 없고, 그의 회복과 재발이 나의 태도에 달려있다는 것, 내 생각과 인생을 내가 통제할 수 있다는 깨달음. 가족집단치료가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강원알코올상담센터 신정호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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