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 급하게 고치려다 큰코다친다

만성질환처럼 꾸준히 평생 관리해야

지역내일 2012-03-25

흔히 고혈압이나 당뇨를 만성질환이라고 한다. 만성질환은 잘못된 생활습관으로 인해 서서히 발병한 것으로 치료와 치유에도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때문에 단시일 내에 고치려는 마음을 갖기 보다는 평생 조심하면서 꾸준히 관리하려는 태도가 적합하다.   
홍성진 한의원 홍성진 원장은 척추질환 역시 만성질환에 가깝다고 강조한다. 오랜 동안 잘못된 자세로 인해 발병한 것인 만큼 짧은 시간 안에 완치되길 기대하기 보다는 보존치료를 받으며 꾸준히 관리하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인체의 대들보, 척추 
척추는 우리 몸의 대들보로 몸의 중심을 잡고 몸을 지탱해주는 역할을 한다. 척추는 7개의 목뼈(경추)와 12개의 가슴뼈(흉추), 5개의 허리뼈(요추)로 구성된다. 뼈와 뼈 사이에는 쿠션 역할을 하는 물주머니(수핵)가 들어 있는데 이 물주머니를 디스크라고 한다.
디스크가 제자리를 벗어나 비정상적으로 빠져나오면 주변을 지나는 신경을 자극해 통증이 생기고, 팔이나 다리가 저리게 되는데 이를 흔히 허리디스크라고 한다. 정확한 병명은 요추추간판탈출증이다.
요추추간판탈출증으로 진단이 나오면 일반적으로 주사와 약물치료를 받게 된다. 하지만 이는 통증완화에 중점을 둔 것으로 질환 자체를 치료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보다 근본적으로 치료하려면 디스크가 튀어나온 원인을 파악한 후 개별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 실제로 디스크가 튀어 나온 이유는 환자마다 다르다. 척추가 휜 경우, 골반이 변형된 경우, 뼈마디 사이가 좁아진 경우, 근막의 손상으로 근육이 짧아져서 골격을 변화시킨 경우 등 개인마다 다양하다. 따라서 그 원인을 찾아 해결하는 게 보다 근본적인 치료다.


국내 척추수술 건수 일본의 7배 
주변에서 보면 디스크 수술을 받았다는 사람이 적지 않다. 실제로 지난 2009년의 경우 국내 척추수술 건수는 10만 160건으로 일본의 7배다. 인구수에 비해 척추수술 건수가 지나치게 높은 편으로 그만큼 과잉수술이 많다는 얘기다.
여기에는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하겠지만 주된 이유 중 하나는 통증을 빨리 없애고 싶은 환자들의 조바심 때문이다. 
“척추질환은 오랜 시간 동안 잘못된 생활습관과 자세로 인해 유발된 질병입니다. 오래된 만큼 교정하고 치료하는데도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죠. 하지만 환자들은 단시일 내에 통증이 없어지길 바랍니다. 치료시간을 여유롭게 두지 못하는 거죠. 그러다 보니 즉각적인 효과를 볼 수 있는 수술을 필요 이상 선택하는 것이지요.” 홍성진 원장의 지적이다.


수술은 최후의 선택이 돼야
전문가들은 척추질환에 있어 수술은 최후의 선택이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홍성진 원장은 “수술은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며 “일단 여러 보존요법으로 해볼 수 있는 치료를 모두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상생활이 어려울 만큼 참을 수 없는 통증이 있다면 그때 수술을 고려해야 합니다. 일례로 통증으로 인해 대소변을 조절하기 어려울 정도의 실금이 있다거나 통증으로 밤에 잠을 자지 못할 정도라거나, 하지마비가 계속 진행되는 경우는 수술을 해야 합니다. 하지만 수술은 최후의 선택이 돼야 합니다.”
수술을 신중하게 결정해야 하는 이유가 뭘까?
“척추수술은 빠져 나온 해당 디스크를 제거하는 것으로 목표로 한 디스크에 접근하려면 척추뼈와 인대도 함께 제거해야 합니다. 그런데 제거된 척추뼈와 인대는 되돌리기가 어렵죠. 디스크에 문제가 생기면 주변 인대가 그걸 지탱하기 위해 더 큰 역할을 해야 하는데 통증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이미 제거했기 때문에 오히려 더 약한 부위가 되는 것이죠.”
특히 수술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주변 근육과 인대가 손상될 수 있기 때문에 불필요한 통증을 야기할 수도 있다. 실제로 수술 후유증으로 인해 고생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평생 관리한다는 마음가짐으로
또 다른 문제는 척추수술이 완치가 아니라는 점이다. 수술 후 다시 잘못된 생활습관으로 되돌아가게 되면 2~3년 후 재발하기 쉽다. 수술한 주변 근육이 더 약해져 있는 상태인 데다가 운동도 부족하고 바른 자세도 유지하지 않기 때문이다.
수술 후 다시 통증이 생긴 경우 추나요법을 비롯한 보존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추나요법은 삐뚤어진 뼈와 관절을 밀고 당겨서 교정하고 치료하는 수기요법으로 틀어졌던 근육, 뼈, 관절을 제자리로 돌려놓는 것이다. 또 근육과 근육을 둘러싸고 있는 근막의 균형을 찾게 함으로써 주변 조직의 지탱하는 힘을 키울 수 있다.
무엇보다 단시일 내에 통증을 없애겠다는 조급함을 버리고 평생 조심하고 관리하겠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척추질환은 평생 관리해야 하는 만성질환입니다. 교정치료로 휘어지거나 틀어졌던 척추를 원래 위치로 되돌려 놓으면 통증이 없어지고 좋아질 수는 있지만 꾸준히 운동요법과 척추주변 근육을 강화시키는 노력을 병행하지 않으면 다시 통증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바른 자세를 유지하려는 생활 속 실천이 매우 중요합니다.”
장경선 리포터 sunny082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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