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워킹맘이다 ? 보육교사 김현숙 씨

아이들을 좋아하는 주부라면 도전해보세요

지역내일 2012-03-18

햇볕에 널어 말린 보송보송한 빨래, 이웃과 나누는 한 낮의 티타임, 나를 향해 달려오는 아이의 웃음소리, 사랑담아 끓여내는 맛깔난 된장찌개. 엄마라는 이름으로 누리는 행복도 좋지만 나의 일도 포기할 수 없다. 내 이름 석 자를 걸고 일하는 즐거움을 다시 찾은 주부들, 나는 워킹맘이다.


 


후곡마을 1단지에 위치한 에디슨어린이집, 살짝 열려 있는 문을 밀고 들어서자 보육교사와 함께 아이들 서 너 명이 놀이에 빠져 있다. 그중에 제일 어린 아이를 등에 업고 있던 이가 리포터를 반갑게 맞는다. 그이가 바로 에디슨어린이집 김현숙 원장. 평범한 주부에서 자신에게 딱 맞는 평생직장을 찾아 워킹맘으로 당당히 선 그를 만났다.


-또 다른 엄마의 모습 보이고 싶어 도전
군인이었던 남편이 부산에 근무할 때 만나 연애를 하고 고양시 본토박이인 남편을 따라 고양시에 살게 됐다는 김현숙 씨. 남편의 사랑은 변함이 없었지만 고향을 떠나 낯선 곳에서의 생활이 쉽지만은 않았다. 무엇보다 자신의 존재감에 대한 고민이 컸다. 결혼 전 집에서 운영하던 음식점에서 열심히 일하면서 보람을 느꼈던 시간들이 그리웠다. 그래서 미용, 인터넷,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를 배우기도 했다, 하지만 “이거다”라는 생각이 드는 일은 없었다. 때론 우연하게 마주친 일들이 우리 삶의 모습을 바꿔놓기도 한다. 김현숙 씨가 보육교사의 길로 들어서게 된 것도 그렇다.
“아이들이 아직 어릴 때였어요. 아이가 다니던 중산어린이집에 아이를 데리러갔는데 마당에서 아이들을 돌보고 있던 선생님 모습이 눈에 확 들어오는 거예요. 그 모습이 너무 따뜻하다고 할까 너무 좋아보였어요. 그러고 보니 아이들과 함께 할 때 내 자신이 제일 행복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들더군요. 그래서 어린이집 교사가 되는 방법을 찾아봤어요.” 큰 아이가 초등학교 1학년, 작은아이가 4살이던 2004년 무렵 토당동에 위치한 고양보육교사교육원에서 공부를 시작했다. 사실 주부의 역할을 병행하면서 보육교사교육원의 과정을 수료하기까지 그리 쉽지 않았다. 하지만 밤늦은 시간 혼자 앉아 교구를 만들고 공부를 하는 일이 그렇게 재미있고 적성에 맞았다. 무엇보다 “아이들에게 또 다른 엄마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제일 컸다.


-인성을 중요시하는 교육과정, 두 딸에게도 좋은 영향을 줘
아이들의 인성을 중요시하는 보육교사교육과정은 실제로 두 아이들에게도 많은 영향을 끼쳤다. 어떻게 보육하고 사랑해야 하는지 배우면서 아이들을 키우는데 올바른 보육을 실천하고자 노력했다. 아이들은 공부하는 엄마의 모습과 국가가 인정한 자격증을 딴 엄마를 자랑스러워했다. 지금은 보육교사 3급 자격증 취득 후 2년 이상의 어린이집 취업경력이 있어야 어린이집 원장이 될 수 있지만, 그가 자격증을 딴 2004년에는 바로 어린이집을 차릴 수 있었다. 이후 어린이집을 운영하면서 아이들과 함께 하는 일이 무엇보다 즐겁고 행복하다는 김현숙 씨, 하지만 어린이집을 운영하면서 어려운 일이 없을 리 없다. 그렇지만 아내, 엄마라는 이름 외에 ‘에디슨어린이집 원장 김현숙’으로 인정해주는 가족, 특히 이제 중학생 초등학생이 된 두 딸의 지원이 그에게 가장 큰 힘이다.


-아이들을 진심으로 좋아하는 지를 제일 먼저 생각해봐야
보육교사가 되기 위한 첫째 조건? 김현숙 씨는 망설임 없이 “아이들을 진심으로 좋아하는 지 제일 먼저 생각해보고 시작할 일”이라고 말한다. 물론 그의 말이 꼭 정답은 아니다. 하지만 아이를 단순히 돈벌이 수단으로 생각하면 엄마나 아이에게 상처를 줄 뿐 아니라 결국 보육교사로서의 일도 오래하지 못한다는 말에 공감이 된다.
“전 좀 유별나게 아이들을 좋아하긴 해요.(웃음) 아이들을 보육하다보면 별 상황이 다 생기죠. 변기에 앉히기 전에 변을 보는 일도 있고 또 갑자기 토하는 경우도 많아요. 만약 내 아이가 그런 상황이면 하나도 더럽게 느껴지지 않잖아요. 보육교사도 그래야 된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그것을 의무로 하면 너무 힘든 일이죠.” 또 필요한 덕목을 꼽으라면 책임감이 강하고, 몸이 건강한 사람이어야 한다고 덧붙인다. “보육교사가 몸이 약하고 자기 관리를 못하면 아이들을 돌보는 것이 힘에 부치죠. 그러다 보면 다른 교사가 오게 되고 아이들이 적응하는데 또 시간이 걸리잖아요.”
또 한 가지, 어린이집을 운영하려면 경제적으로 여유가 어느 정도 있을 때 시작할 것을 권한다. “성취감도 좋지만 돈을 벌기 위해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것인데 무슨 소리냐고 역설적으로 들리겠지만, 경제적으로 너무 여유 없이 시작하면 시설이나 교육프로그램 투자에 인색하게 되고 그런 반면 아이들은 많이 받으려고 하게 되죠. 그러다 되면 아이들 보육환경이 좋을 수 없겠죠. 저도 물론 자선사업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여타 주부 재취업과는 조금 마인드가 달라야 된다고 생각해요.” 때론 이런 그의 마음을 주위에서 오해를 하기도 하고, 등에서 떨어지지 않으려는 아이들을 하루 종일 업고 안고 있는 그를 “혹시 볼 때만 그러는 것 아닌가” 의심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진심은 언젠가 통한다고 이제 엄마와 아이들이 다 안다. 언제나 열려 있는 어린이집 문을 열고 어느 때 방문해도 그의 보육태도가 한결같다는 것을. 그의 꿈은 자체 건물을 가진 민간어린이집을 모범적으로 잘 운영하는 것이란다. 취업률 높고, 평생직장을 보장하는 전문직으로서 이보다 좋은 직업이 없다는 김현숙 씨, 아이들을 진정으로 주부에게 딱 맞는 일이라고 추천한다.


-우리 지역 보육교사 교육원
보육교사교육은 인터넷 동영상 강의나 사설학원에서도 많이 이뤄지고 있다. 그런 만큼 어떤 교육기관을 선택해야 하는 지 교육의 질이나 강사진들을 꼼꼼히 따져보는 것이 중요하다. 서울경기지역에는 보육교사교육원이 대학부설 15곳과 민간 19곳, 총 34곳이 있다. 우리지역에서는 고양 파주 김포지역의 유일한 보육교사 양성 교육기관인 고양보육교사교육원이 있다. 위치는 덕양구 토당로 52 능곡역프라자 5층, http://www.kyedu.com 교육문의 031-970-8100~1(자료제공 고양시보육정보센터)


이난숙 리포터 success62@hanmail.net


Tip: 보육교사는?
영유아 교육현장에서 보육을 담당하는 직업이다. 고양보육교사교육원의 교육기간은 1년 과정으로 (월~금, 주 5일 수업, 오전반 오전 9시 30분~오후 1시 30분, 야간반 오후 6시 30분~오후 10시 20분) 보육기초, 영유아교육, 건강·영양 및 안전, 가족 및 지역사회협력, 보육실습 등 25과목 1105시간을 이수하게 된다. 이 과정을 이수하면 보육교사 3급 국가자격이 주어지며 이후 어린이집 보육업무 경력에 따라 2급, 1금으로 승급할 수 있고 어린이집을 운영할 수 있다. 최근 보건복지부에서는 공공형 보육시설의 가정보육교사, 아이돌보미, 야간보육시설 등 다양한 보육시설을 맞벌이 부부에게 제공하고자 보육교사의 채용을 올해 말까지 지금보다 약 1만 명 이상 채용을 늘린다고 발표함으로써, 보육교사의 전망은 더욱더 밝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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