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에는 가정법이라는 것이 있다.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처럼 여기고 말하는 것인데 우리말하고 비슷한 측면이 있지만, 영문법에서 시제문제와 결합하여 출제하기 때문에 학생들이 많이 어렵게 생각하는 파트다. 하지만 이 가정법은 강의실을 벗어나 영어교육에 전반에 관련된 사람들이 반드시 한번쯤 생각해 볼만하다.
필자는 10년이 넘게 대학생들을 가르쳐왔다. 인생을 바꿀 수 있는 마지막기회가 주어지는 시기가 대학생때기에, 그들이 마지막승부수를 띄울 수 있도록 도우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겨왔다. 특히, 지방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이 서울보다 열악하다. 이중에서 교육은 후세까지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지방인의 가장 큰 고민꺼리이다.
지방 사람들에게 놓여있는 가장 큰 장애물은 사람이라 할 수 있다. 모든 훌륭한 제도도 결국은 사람이 운용하는 것이다. 만일 운용자의 도덕적 자질이나 능력이 적정수준이하라면 그 시스템이 잘 작동될 가능성이 희박하다. 따라서 그 시스템 아래에서 키워져야하는 교육도 여전히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이다.
필자는 여러 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교육과 관련된 사람들의 적지 않은 문제점을 보아왔다. 그 근본적인 원인은 학생을 교육의 대상으로 보지 않고 돈벌이의 대상으로 본다는데서 출발한다. 물론 현재는 여러 대학이 모자라는 재정을 확충하기 위하여 각종 수익사업을 한다. 하지만 그 수익사업은 교육과는 관련 없는 곳에 국한되어야한다. 교육은 철저하게 가장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는 것에 초점을 맞추어야하는 것이다.
여기서 필요한 것이 “저 아이들이 나의 아들과 딸이라면”, 또는 “저 아이들 속에 우리 아들과 딸이 있다면”이라고 가정 하는 것이다. 만일 나의 아들, 딸이 대상이라면 이익극대화보다는 교육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 노력할 것이다. 예를 들어서, 자신이 담당하고 있지만 실력이 떨어지는 A라는 장소가 있고, 잘 가르치는 B라는 곳이 있다고 치자. 이런 경우, 단지 본인이 몸담고 있고 수익을 극대화해야한다는 이유 때문에 자신의 아이들을 A에서 배우게 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이런 문제는 비단 대학생들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 보다 어린 학생들을 다루는 공교육이나 사교육도 마찬가지다. 내가 담당하는 학생들 속에 내 아이가 있다면 다른 어떤 요소보다도 우선적으로 고려할 순위는 교육적 성과일 것이다. 좋은 선생님을 배정하고자 할 것이며, 좋은 교재 선택을 위해 노력하며, 추우면 난로를, 더우면 에어컨을 켜줄 것이다. 그리고 좋은 성과가 나오면 자신이 우쭐해 하기보다 아이들이 잘한 덕분으로 겸손해할 것이다.
부모의 입장에서는 성장해가는 아이를 자신의 아이처럼 여기는 장소와 사람을 찾는 것이 쉬운일은 아니다. 또한 교육제도와 관련하여 학부모들이 참여하여 자신들의 뜻대로 관철시키기는 더욱 어렵다. 중학교까지의 선택은 지역으로 강제 배당되고 공교육의 경우는 아이를 가르치는 선생님을 직접 고를 수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아들딸처럼’의 환경을 만들기 위하여 학부모들은 자신들에게 주어진 환경 속에서도 할 수 있는 일은 적극적으로 나서야한다. 잘못된 제도와 사람에 대해서는 반대의 의사표시를 분명히 해야 하며, 공교육에 있는 학부모 참여제도를 적극 활용해야하며, 사교육에 대해서는 아이의 특성과 미래 그리고 교육과정, 무엇보다도 중요한 선생님의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단기적 임기응변식의 처방보다 장기적 계획을 세워 실패를 최소화해야한다. 054)441-0509, 476-0509
글 이형규 원장(구미형곡어학원, 금오공대 이형규어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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