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음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문제가 크다. 우리 사회의 음주 실태를 살펴보면,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은 양을, 생각보다 자주 음주하는 경향이 짙다.
폭음은 절주의 기준을 넘어 음주하는 것으로, 일회적 음주 상황에서 남자는 5잔 이상, 여성은 4잔 이상의 음주로 정의한다. 우리 문화에서 대개 술을 마신다고 하면, 기본적으로 병을 단위로 하여 한 병 이상씩 주문하는 것이 보편적이지 않은가. 소주 한 병은 보통 6, 7잔 정도가 나오므로 한 사람이 한 병을 마신다면 당연히 폭음한 셈이 된다. 그러므로 우리나라에서 술 좀 마신다는 사람들은 거의 대부분 폭음한다고 할 수 있다.
미국 질병관리본부가 2010년 18세 이상 성인들을 대상으로 한달 동안의 폭음과 관련한 조사를 실시한 결과, 폭음 유형의 사람들은 일회적 음주 상황에서 평균 8잔을 음주한다고 밝혔다. 폭음의 경향은 18-34세 사이의 젊은 성인들에서 더 현저했고, 노인들의 경우 폭음하는 노인들은 폭음의 횟수가 더 잦았다.
소득이 더 많은 사람들에서 폭음 경향이 높았고, 소득이 더 적은 사람들은 한번 음주하면 더 많은 양을 폭음하였다. 그밖에 대부분의 음주 운전자들은 폭음형이었다. 미국의 경우 폭음자들의 대부분은 알코올의존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 결과가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그러할 지는 의문이 많다. 우리의 경우 음주량은 물론 음주 횟수 또한 매우 높은 것 같기 때문이다. 성인들이 소비한 주류의 반 이상은 폭음자들이 마신 것에 비해, 청소년들이 소비한 알코올의 90% 이상은 폭음에 의한 소비였다.
미국에서는 1년에 약 8만 건의 사망이 폭음과 과음 때문이라고 추정되고, 건강의료 비용, 여러 가지 사고, 각종 범죄, 생산성의 저하 등 사회에 끼치는 부담이 크다. 폭음은 54가지의 상해와 질병에 기여하고, 질병을 앓거나 알코올 관련 문제로 사망할 가능성을 의미 있게 높인다. 이를 비용으로 환산하면, 2006년도에 폭음으로 2235억 달러가 들었고, 이는 한 사람 당 746달러, 한 잔당 1.9달러가 든 셈이다.
모든 면들이 점점 더 철저해지고 있다. 대충 이렇게 저렇게 넘기고 나면 그런대로 살아갈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 매사에 투입한 자원과 그 결과물을 철저하게 계산하여 개인과 사회에 유익하여야 존속할 수 있다. 한 개인은 물론 사회 또한 지속하기 위하여서 냉정한 계산이 필요하고, 이는 특히 알코올 문제와 관련하여 가장 절실하다.
강원알코올상담센터 신정호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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