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회사에 근무하고 있는 김미선(가명) 씨는 업무 특성상 고객 상담이 잦고 컴퓨터 앞에 오래 앉아 있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처음엔 두통이 엄청 심했어요. 두통약을 먹어도 그때뿐이고 약기운이 없어지면 다시 아프기를 반복했죠. 검진을 해봐도 아무 이상은 없다고 하고요. 그러다 소화가 되지 않아서 내과를 찾아 약을 먹었어요. 내시경도 해보고요. 특별한 이상은 없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니 손과 팔이 저리고 어깨에 통증이 느껴지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한의원을 찾았죠. 검사를 해보니 지금까지 고생했던 두통과 소화불량, 어깨통증, 손과 팔 저림 등 모든 증상이 일자목 때문이라고 하시더라고요. 실제로 추나요법을 통해 교정치료를 받고 침과 탕약, 재활운동을 했더니 그 동안 괴롭히던 모든 증상이 거짓말같이 사라졌어요.”
일자목? 거북목?
언젠가부터 일자목, 거북목이라는 용어를 자주 접하게 됐다. 그만큼 주변에서 흔하게 앓고 있다는 말이다. 특히 예전에는 운전자나 수험생 등 특정 사람들이 겪는 증상이었지만 최근에는 컴퓨터와 스마트폰 사용시간이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연령과 성별의 구분 없이 흔하게 나타난다.
경추는 7개의 목뼈와 목뼈 사이의 디스크, 그리고 이를 연결해주는 수많은 근육과 인대로 구성된다. 옆에서 볼 때는 앞으로 볼록해 ‘C’자 모양의 커브를 이룬다. ‘C자’ 모양의 아치는 역학적으로 가장 안정된 구조로서 스프링처럼 충격을 분산시키는 작용을 하며, 무거운 머리를 효율적으로 지탱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생활 속 잘못된 자세로 인해 목과 어깨의 긴장이 계속되면 목의 정상적인 커브에 변형이 생기게 된다. ‘C자’ 모양의 경추가 비정상적으로 퍼지면서 숫자 ‘1’의 모양으로 변형되는 것이다. 일명 ‘일자목’이다. 또 일자목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변형이 더 심해지면서 거북이처럼 앞으로 튀어나오게 되는 일명 ‘거북목’으로 진행한다. 이 상태를 계속 방치하면 뒷목을 지지하는 근육과 인대가 손상되면서 신경을 누르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목 디스크(추간판탈출증)다.
두통과 소화불량을 유발
문제는 일자목이 초기에는 별다른 통증이 없기 때문에 가볍게 여겨 치료를 미루기 쉽다는 점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목과 어깨의 근육과 인대가 비정상적으로 늘어나면서 통증이 생기게 된다. 특히 일자로 변형되면 충격 흡수 능력이 떨어지면서 목뼈 사이에 쿠션 역할을 해주던 디스크가 지속적인 압력을 받게 돼 결국 목 디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
이 상태까지 진전되면 통증이 심해진다. 어깨와 목이 자주 뭉치고 어깨통증과 함께 손과 팔의 저림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하지만 이게 전부는 아니다. 앞서 언급한 환자처럼 얼핏 보면 연관이 없어 보이는 두통과 소화불량까지 유발한다.
홍성진 한의원 홍성진 원장은 “경추는 뇌의 혈액공급을 조절하는 신경다발과 뇌로 혈액과 산소를 공급하는 척추동맥이 지나가는 부위”라며 “이 부위가 손상되면 두통과 어지럼증, 이명 등의 증상이 생길 수 있고 더 진행되면 미주신경을 자극해 소화불량, 더부룩함, 울렁거림, 메스꺼움 등의 소화기관의 이상을 유발한다”고 설명한다.
교정 후 재활운동 병행해야
일자목은 정확한 진단과 변형된 목의 구조를 교정하는 치료가 중요하다. 추나요법을 통해 틀어진 경추를 바로잡은 후 목을 둘러싼 주변 근육과 인대를 강화하기 위한 한약요법과 침구요법을 병행하는 게 좋다. 특히 생활 속 바른 자세와 더불어 재활운동을 꾸준히 해야 한다. 교정을 통해 제 위치로 되돌린다고 해도 다시 예전의 잘못된 자세를 하게 되면 원래 상태로 되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생활 속 바른 자세와 더불어 재활운동을 꾸준히 해야만 치료효과가 지속될 수 있다.
일자목이나 거북목을 예방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일상생활 속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다. 팔베개를 하거나 엎드려 있는 자세, 턱을 괴는 습관은 좋지 않다. 또 의자에 앉을 때는 엉덩이를 의자 깊숙이 닿도록 앉는 것이 좋으며, 허리와 고개를 곧게 세워야 한다. 또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장시간 사용할 때는 고개를 숙이거나 목이 앞으로 나오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이외에도 틈틈이 목과 어깨를 스트레칭을 해주는 게 좋다.
한편 수술은 최후의 수단으로 보류하는 게 좋다.
홍 원장은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면 수술을 권하지 않는 추세”라며 “더 이상 어쩔 수 없을 때까지 보존적 치료 위주로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수술을 하게 되면 목표한 디스크에 접근하기 위해 주변 척추뼈와 인대를 제거해야 합니다. 디스크에 문제가 생겼기 때문에 주변 인대가 지지하는 역할을 대신해야 하는데 수술로 인해 이미 제거됐기 때문에 제대로 기능을 할 수 없게 되는 것이죠. 또 수술과정에서 뼈와 인대 일부 근육을 제거했기 때문에 불필요한 통증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장경선 리포터 sunny082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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