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 신학기 증후군 급증

“엄마, 학교 가기 싫어요” “엄마, 머리(배)가 아파요”

격려와 칭찬으로 아이 마음 다독여야

지역내일 2012-03-06

“엄마 학교 가기 싫어요.”
아이에게 이런 말을 들으면 엄마 가슴은 철렁한다. 혹시 우리 아이가 왕따? 친구들이 괴롭히는 건 아닌지, 선생님이 미워하는 건 아닌지, 학교 공부가 어려운 건 아닌지 하나에서 열까지 걱정 근심거리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학교 가기 싫다고 직접적으로 말하는 건 그나마 아이가 솔직한 경우라고 말한다. 더 많은 아이들은 배가 아프다거나 머리가 아프다거나 감기가 걸렸다는 식의 표현으로 학교 가기 싫은 마음을 우회적으로 표현한다는 것이다.


신학기 증후군=단체생활 증후군
신학기 증후군이란 새 학년을 맞이하면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아이가 느끼는 긴장과 스트레스가 지속되면서 면역력이 떨어져 감기, 비염, 중이염, 장염 등 감염성 질환이 반복되는 증상을 말한다. 다른 말로 단체생활 증후군이라고도 한다.
실제로 3월 내내 아픈 아이들로 인해 소아과가 북적거리고, 어린이 한방병원에서는 ‘단체생활케어센터’를 별도로 운영할 만큼 아이들의 신학기 스트레스와 긴장감은 큰 편이다. 
모든 아이들이 신학기가 시작될 때 스트레스를 받기 마련이지만 문제는 정도가 지나쳐 장기간 계속되면 학교생활에 지장을 주게 된다는 점이다. 집중력이 떨어지고 공부에 대한 흥미와 의욕을 잃어 성적부진으로 이어지기 쉽다. 또 기초체력과 면역력이 저하돼 감염성 질병을 지속적으로 앓게 되고 심한 경우 소아우울증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전 학년에서 고루 나타나
흔히 신학기 증후군은 1학년 새내기만 걸리기 쉽다고 생각한다. 유치원과 확연히 다른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게 아직 어린 아이들에게는 힘들 수 있기 때문. 하지만 전문가들은 그 누구도 단체생활 증후군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조언한다.
“실제 아이들과 상담을 해 보면 전 학년에서 고르게 나타나요. 학년이 올라갈수록 수업시간이 늘어나고 교과목이 어려워지면서 학업에 대한 스트레스가 커지기 때문이죠. 면역력이 떨어질 대로 떨어진 상태에서 학업 스트레스까지 더해지면서 신학기 증후군이 두드러지는 거죠. 특히 형제가 적고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요즘 아이들은 유독 갈등에 취약해 힘들어 하는 경향이 큽니다.” 상담교사 윤현숙 씨의 설명이다.


꾀병이라고 얕보면 큰일
그런데 아이는 정말 아픈 것일까? 전문가들은 실제로 아플 수도 있다고 말한다. 마음의 병은 시기는 다르지만 결국 몸의 병으로 나타나기 때문. 특히 내성적이고 예민한 아이일수록 상처받은 마음은 신체의 불균형을 야기해 탈이 나기 쉽다. 게다가 방학 내내 불규칙적으로 지내다 갑자기 일찍 일어나서 활동하다 보니 면역력이 떨어져 체력이 약해지는데다 단체생활로 인해 각종 전염성 질환이 옮기 쉽다.
신학기 증후군의 가장 좋은 치료는 부모의 관심과 격려다. 신학기 증후군 자체가 심리적인 요인에 따라 좌우되는 만큼 부모로부터 위로와 안정을 얻는 게 무척 중요하다. 따라서 자녀가 하는 말에 귀를 기울이고, 현재 아이의 상태와 기분을 파악하는데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한다.
장경선 리포터 sunny0822@hanmail.net


※신학기 증후군 체크 리스트


1. 일찍 잤는데도 아침에 유난히 일어나기 힘들어하거나 싫어한다.
2. 예전에 비해 떼를 쓰는 일이 많고, 짜증과 신경질이 늘었다.
3. 기운이 없고 자꾸만 늘어지고 시름시름 앓는 일이 많다.
4. 아이다운 활기가 없다.
5. 충분히 잤는데도 낮 시간 내내 졸려하고 피곤해한다.
6. 말수가 줄고 집중력이 저하되며 멍한 상태가 자주 눈에 띈다.
7. 잘 놀라거나 예민해지고, 밤에 깊이 잠들지 못한다.
8. 아침마다 배나 머리가 아프다며 통증을 호소한다.
9. 모든 일에 의욕이 없고 무기력한 모습을 자주 보인다. 
10. 식욕이 없거나 자꾸만 자극적인 맛이 강한 패스트푸드만 먹으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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