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로 세상과 소통하다

불편한 진실을 바탕으로 한 영화 이야기

지역내일 2012-02-10 (수정 2012-02-10 오전 9:20:37)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앉아 가볍게 요즘 있었던 일을 이야기한다. 
신문 기사를 보고 인터넷사이트나 SNS를 통해서 댓글을 달고 서로 토론하기도 한다.
포털사이트나 유명한 커뮤니티 등에서 사회적 이슈를 놓고 댓글전쟁을 일으키기도 한다.
촛불시위, 불매운동, 1인시위 등의 방법으로 자신의 입장을 표출한다.
예전에 신문이나 라디오로 소식을 접하고 그저 수동적이던 대중들이 드디어 나름의 힘을 가지고 그 힘을 행사하고 있다. 거창한 것은 아니지만 개인적인 블로그만으로도 자신의 입장을 주장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한 대중의 조그만 목소리가 모여진 여론은 단순히 무시하기엔 이제 어마어마해진듯하다.


새로운 법을 제정하게 하는 영화의 힘

우리가 접하는 대중매체 속에서도 사회에서 일어나는 각종 사건 사고 이슈들이 재해석되어 대중들 속으로 파고 든다. 그 파급력은 대단한 것이어서 그러한 일들의 공론화가 여론을 조성하고 법을 제정하기도 하고 사람들의 의식을 깨우기도 한다.
그 많은 매체들 중 하나인 영화에서도 다양한 사회를 반영하고 또 새로운 제도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최근에 흥행에 성공하면서 사람들의 입에 가장 많이 오르내린 ‘도가니’와 ‘부러진 화살’과 같은 영화가 그것이다.
영화 ‘도가니(2011. 황동혁감독)’는 공지영의 동명소설을 영화화 한 작품으로 광주인화학교에서 실제로 일어난 장애인 성폭행 사건을 소재로 만들어졌다. 이 영화는 460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며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켰다. 결과적으로 장애인과 13살 미만 아동에 대한 성폭행 범죄를 공소시효를 폐지하고, 범죄자를 무기징역까지 처할 수 있도록 처벌규정을 강화, 또 장애인 보호시설 종사자가 장애인에게 성범죄를 저지르면 가중 처벌하도록 하는 내용의 ‘도가니법’ 제정까지 이끌어냈다.



홍기선 감독이 연출한 ''이태원 살인사건''(2009)은 역사 속에 묻혔던 사건의 재수사를 이끌어 낸 경우다. 1997년 서울 용산구 이태원의 한 햄버거 가게 화장실에서 한 대학생이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된 실화를 다룬 이 영화는 용의자로 지목 된 두 명중 한명은 증거 부족으로 무죄로 풀려났고, 패터슨은 흉기 소지로 유죄가 확정된 뒤 항소를 포기하고 실형을 살다가 사면을 받아 출소하던 중 수사기관에서 패터슨에 대한 출국 금지 연장 조치를 취하지 않자, 출국 금지 해제 사흘 만에 미국으로 출국해 사건이 일단락되어버렸다.
이후 2009년 이태원 살인사건이 영화화되고 수차례 방송에서 이 사건을 재조명하자 국민들 관심이 커져 ‘사건 재수사’ 여론도 높아지게 되자 이에 검찰은 그해 12월 29일 미국 법무부에 패터슨에 대한 범죄인 인도를 청구하게 되었다.  



''압구정동 이형호군 유괴살해사건''을 소재로 한 박진표 감독의 ''그놈 목소리''(2007)는 형사사건의 공소시효 연장을 이끌어냈다. 마지막 장면에 실제 범인의 몽타주와 함께 범행 당시 이군의 부모를 협박했던 실제 목소리를 들려준 이 영화는 사회적 공분을 자아내면서 아동범죄 공소시효 폐지 여론에 힘을 실었다.



개구리소년 실종사건을 다룬 ‘아이들…’(2011)은 개봉 이후 5만명 이상이 아동 범죄 공소시효 폐지에 동참하는 서명을 했다.
이와같이 실화를 바탕으로 하는 영화는 관객들의 관심을 끌어내고 여론을 형성해서 사회를 바꾸기도 혹은 바꾸도록 영향력을 행사하기도 한다. 하지만 영화의 특성상 다큐멘터리가 아니 허구의 힘을 섞어 재미를 추구하는 장르이기 때문에 사건이 왜곡될 수 도 있다는 것을 항상 생각해야 한다. 영화에 휘둘리지 않고 현실을 바꾸어 나가는 것은 관객의 몫이다.

장정희리포터 swtdrea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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