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있는 ‘빈티지’의 인기는 올해도 여전하다. 흑백영화 속 주인공들이 남기고 간 흔적부터 어린 시절 일상에서 사용하던 친숙한 소품들까지 변함없이 기억되는 것들이 있다.
우리가 빈티지를 찾는 이유는 뭘까. 그 시대의 추억들과 낭만이 좋아서일까. 아니면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현대사회에서 잠시나마 위안을 받기 위해서일까.
조금 낡았어도, 지금은 느낄 수 없는 향수가 배어 있는 빈티지, 우리 동네에서 찾아봤다.
이남숙 리포터 nabisuk@naver.com
빈티지 패션 ‘제리코스트릿’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유니크한 스타일”
제리코스트릿은 빈티지 패션을 모아 놓은 편집 매장이다. 1960년대부터 80년대까지 50년을 거슬러 그 시대의 패션을 담고 있다. 화려한 재킷부터 원피스, 블라우스, 스카프, 패션소품, 패브릭까지 아주 다양하다. 빈티지와 잘 어울리는 핸드메이드 뜨개 소품도 눈에 띈다.
제리코스트릿의 모든 제품은 하나밖에 없어 희소가치가 있다. 기성복을 파는 구제매장과는 차이가 있다. 백지혜 사장은 “빈티지 패션은 단순 구제가 아닙니다.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유니크(unique)한 스타일이죠. 그 안엔 스토리와 개성이 있어요. 연예인 중에는 정려원, 공효진, 배두나씨가 빈티지 패션을 즐깁니다”라고 설명한다.
가격대는 블라우스와 스커트 2만 8000원, 원피스 4만 5000원, 재킷 5만원, 스카프 1만원부터다. 핸드메이드 뜨게 소품 코르사주와 가방, 신발 등은 가격 폭이 크다.
“패브릭은 침대 커버나 포인트 커튼, 그리고 쿠션을 만들어 사용하면 좋습니다. 모던한 색상과 믹스매치하면 현대적인 감각으로 다시 살아나죠.”
빈티지 패션은 백지혜 사장이 외국 여행을 할 때 벼룩시장을 돌아다니며 직접 수집한다. 가끔 외국 친구들이 보내주기도 한다. “모든 옷을 직접 선별해요. 원형 그대로 보존 돼 품질이 좋은 편이죠.”
제리코스트릿의 고객은 개성 강한 빈티지 마니아들이다. 현재 홍대 인디 뮤지션들에게 협찬도 하고 있다. 또, 빈티지 패션을 소화하기 힘든 이들의 코디를 도와주기도 한다.
매장 오픈은 오후 12시부터 오후 8시까지(월~토)이다. 쇼핑몰(www.vintagesalon.co.kr)도 운영 중이다.위치 일산동구 정발산동 1181-7호 저동초등학교 공원옆
문의 031-911-1448
미니인터뷰-제리코스트릿 백지혜 사장
“빈티지 원피스만 50벌 가진 진정한 마니아”
Q. 빈티지 패션을 좋아하게 된 계기는?
빈티지 패션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20대 초반 이대 옷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부터다. 첫인상은 조금 이상하고, 독특했다. 10년이 훌쩍 지난 지금 빈티지 원피스만 50벌 넘게 옷장에 걸려 있다.
Q. 빈티지 패션을 즐기는 이유는?
남들과 똑같은 것을 싫어한다. 빈티지는 이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옷을 입는 즐거움이 있다. 촌스럽지만, 이상하게 나와 잘 어울리는 것 같다. 또, 소모적인 현대사회에서 누군가 좋아하던 옷을 물려 입는 것은 가치 있는 일이다.
Q. 빈티지 패션의 특징은?
빈티지한 옷을 보면 한 편의 그림을 보는 듯하다. 일단 컬러가 화려하고, 단추가 독특하다. 요즘엔 나오지 않는 독특한 디자인이 많아 단추만 모아도 하나의 작품이 된다. 또, 원단이 좋고, 디테일이 섬세하다. 특히 40, 50년대 옷들은 소장가치가 있다.
Q. 앞으로 바람은?
빈티지 패션을 그대로 입으면 우스꽝스럽다. 현대적인 감각으로 리폼하고 싶다. 그리고 빈티지를 정말 좋아하고, 알아봐주는 안목 있는 이들이 찾아왔으면 좋겠다. 그들의 놀이터가 되고 싶다.
헤이리 빈티지 소품 카페 ‘소품여행’
“박물관이야, 미술관이야?”
헤이리에 있는 ‘소품여행’은 빈티지 소품들이 가득한 이색 카페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입구 부터 많은 소품들이 빼곡하다. 세계 여러 나라의 미술품을 비롯해 예쁜 공예품, 문화상품, 인테리어 가구까지 다양하다. 그림과 고양이 관련 소품이 인상적이며, 특히 커피와 관련 된 빈티지 소품이 많다. 만화책이 있어 향수를 느낄 수도 있다. 마치 인사동이나 삼청동에서 본 듯한 탐나는 것들이다.
“소품여행은 커피숍과 갤러리, 소품 판매를 하는 멀피 숍입니다. 물건이 많아서 정신없다 싶을 수도 있는데, 하나하나 스토리가 담겨 있어 알고 보면 시간가는 줄 모릅니다.” 소품여행 이윤현 사장의 말이다.
소품여행이 문을 연지는 올해로 3년째다. 빈티지 소품을 수집한지는 1년이 조금 지났다. 그동안 수집한 빈티지 소품은 천개가 넘는다. 그 중에서 추억의 카페 소품들이 인기란다.
“카페를 창업하는 사람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주유기 박스, 빈티지 코카콜라박스, 간판, 조명, 머그, 빈티지 커피밀, 옛날 빙수 기계, 와인셀러, 빈티지 가구까지 다양하게 구비하고 있습니다.”
소품판매 이외 수작업으로 만든 테이블과 의자도 판매한다. 똑같은 테이블은 하나도 없다. 모두 이사장이 직접 만들고 수집한 작품들이다. “우리나라 고재를 구입해서 테이블과 의자로 재탄생시켰습니다. 40, 50년 된 것부터 사찰에서 나온 100년 된 대들보까지 사용하고 있습니다. 기존의 나무를 그대로 살리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소품여행을 찾는 고객은 20대부터 30, 40대까지 다양하다. 70% 이상 연인들이다. 인터넷 쇼핑몰(www.sofoom.co.kr)도 운영 중이다. 블로그에 방문기를 작성하면 커피 할인권을 준다고 한다.
위치 파주시 탄현면 헤이리 4번 게이트 더스텝 가족동 101동
문의 031-942-2194
미니인터뷰-소품여행 이윤현 사장
“낡은 나무에 새 생명을 불어넣어요”
Q. 빈티지 소품에 관심을 두게 된 계기는?
박물관에서 10년 정도 일했다. 오랫동안 박물관에 있다 보니 빈티지 쪽으로 관심이 이어졌다. 지금은 박물관에서 일한 경험을 살려 고재로 테이블과 의자를 만들고 있다. 낡은 나무의 숨은 가치를 찾아 새 생명을 불어넣는 일은 아주 의미 있는 일이다. 고재와 빈티지는 은근히 어울린다.
Q. 빈티지의 매력은?
빈티지는 너덜너덜하고 그저 오래되기만 한 물건이 아니다. 사람의 손때가 묻어 있어야 하고, 사용 할 수 있어야 한다. 또, 수집품으로서 소장가치가 있어야 한다.
예를 들면 빛바랜 전축과 손 때 얼룩진 타자기, 이웃들과 담소 나누며 티타임에 쓰였던 찻잔과 그릇들, 그 속엔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다. 사람들은 그것을 오리지널리티라 말한다.
Q. 앞으로 바람은?
우리의 고재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탄생시키는 일을 계속 하고 싶다. 빈티지 소품들과 잘 어울리는 고재가구를 만들어 함께 전시도 하고, 더 많은 이들이 함께 하기를 바란다. 그리고 카페 창업과 관련해 빈티지 소품부터 가구, 인테리어를 아우르는 전문가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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