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만 키우는 리포터에게는 이름도 생소한 ‘로봇학원’. 사실 로봇교육은 피아노나 미술처럼 대중적인 분야는 아니다. 때문에 관심이 있다고 해도 배울 만한 곳을 찾기가 쉽지 않다. 그나마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통로가 학교 방과후 교실이나 문화센터 정도.
그런데 문제는 대부분의 로봇교실이 입문과정으로 구성돼 기초적인 것만 배운다는 점이다. 일정 수준 이상의 아이들이 보다 난이도 있는 고급과정을 배우고 싶어도 갈 만한 곳이 없는 게 현실이다.
“학교에서 방과후 수업으로 2년 가까이 로봇수업을 들었어요. 처음엔 아이가 무척 재밌어 하고 좋아했죠. 그런데 계속 비슷한 수준만 반복하다 보니 나중엔 시시하다고 하더군요. 좀 더 어려운 걸 배우고 싶어 하는데 체계적으로 배울 만한 곳이 마땅치 않으니 아쉽죠.” 초등 4학년 준서 맘의 얘기다.
조립만? NO 제작까지? OK
논현동에 자리한 브레인미션 로봇학원은 로봇과학 전문학원이다. 2~3년 학교나 문화센터에서 로봇 관련 수업을 듣던 아이들이 한 차원 높은 수업이 듣고 싶어 스스로 찾아오는 학원이다. 때문에 남동구나 연수구 아이들은 물론 송도, 부평, 부천, 수원, 분당, 시흥, 일산, 서울 등 수도권 아이들도 알음알음 소개로 학원을 찾아온다.
브레인미션 로봇학원의 가장 큰 특징은 아이들이 직접 로봇을 제작하고 창작품을 만든다는 점이다.
임정수 대표는 “기존 로봇수업이 부품을 조립하는 단계에 그쳤다면 이곳에서는 직접 도면을 설계하고 로봇을 제작하는 교육을 받게 된다”며 실제로 “아이들이 C언어프로그래밍과 기계과학, AVR 실습, CAD, CNC 가공실습 등을 배우고 익혀 창작 로봇을 설계하고 제작하는 수업으로 진행된다”고 설명한다.
“모든 발명은 모방에서 시작됩니다. 로봇 역시 처음 시작은 도면을 보고 부품을 끼워 맞춰가면서 로봇의 원리를 공부하는 걸로 충분합니다. 하지만 이 단계가 익숙해지면 기본 구조와 설계회로를 익히고 도면을 그리면서 직접 로봇을 제작할 수 있는 단계로 업그레이드해야 합니다.”
소수정예 심화 토론수업
흔히 로봇하면 엔지니어를 떠올리게 된다. 실제로 수학이나 물리 등 수리와 논리를 담당하는 좌뇌가 발달된 아이들이 로봇 분야를 특히 좋아한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창작로봇을 만드는 과정은 사고력이나 창의력 같은 인문학적 소양도 무척 중요하다. 로봇 제작 밑바탕에는 인간과 사회, 자연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국제로봇올림피아드 대회에서는 ‘자연재해로부터 사람을 도와줄 수 있는 로봇을 제작하라’는 문제가 출제됐다. 로봇을 잘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인간을 위해 어떤 기능이 필요할지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을 함께 갖춰야 한다.
이를 위해 브레인미션 로봇학원에서는 한 수업 당 4~6명의 인원으로 제한하고, 토론식 수업으로 진행하며 자체 개발한 로봇으로 수업을 진행하고 대회를 참가한다.
“로봇제작은 아이들이 서로의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그 아이디어를 실제로 접목해보면서 가능성을 찾아가는 과정입니다. 토론과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아이들은 스스로 깨닫게 됩니다.”
로봇으로 대학가기 어렵지 않아요~~
웬만큼 공부해서는 좋은 대학가기 어렵다는 요즘, 또 다행히 좋은 대학에 진학했다고 해도 막상 졸업 후 취업이 더 문제라는 요즘, 아이들의 진로만 생각하면 벌써부터 머리가 아프다.
전문가들은 ‘무턱대고 성적만 올리는 것 보다는 전문영역을 미리 정해 맞춤식 준비를 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조언한다. 실제로 정시보다 수시의 비중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추세라 아이의 적성과 소질을 잘 발견해서 그 방향으로 전문지식을 갖추는 것이 대학과 취업의 문을 넓히는 일이다.
로봇 역시 입학사정관제 전형이 가능한 전문영역이다. 실제로 로봇공학과, 메카트로닉스공학과, 로봇자동화과, 컴퓨터로봇과, 로봇시스템공학과, 로봇전자학과, 로봇콘텐츠학과, 마이크로로봇과, 로봇응용학과 등 이름은 다르지만 많은 대학에 로봇 관련 학과가 개설돼 있다.
특히, 국내외 메이저 로봇대회에서의 수상경력은 수시전형에서 위력을 발휘한다. 실제로 브레인미션 로봇학원 아이들은 2008년부터 2011년까지 각종대회에서 대상부터 장려상까지 수상경력이 화려하다. 작년에도 제8회 대한민국로봇대전에서는 밀어내기 부분 금상, 다관절 로봇 부문 은상을 수상했으며, 제13회 국제로봇올림피아드에서는 창작 부문 은상과 동상, 로봇 인 무비 부분 금상을 수상한 바 있다.
문의 : 434-4769
장경선 리포터 sunny0822@hanmail.net
인터뷰 / 고잔초 6학년 박세웅 군
제13회 국제로봇올림피아드 참가 후 아이가 달라졌어요
고잔초등학교 박세웅 군은 지난해 인상 깊은 경험을 했다. 지역예선을 거쳐 광주에서 열린 본선에서 로봇창작 부문 초등부 은상을 수상하면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제13회 국제로봇올림피아드세계대회 진출권을 획득한 것이다. 박 군은 세계대회에 참가하고 난 후 영어에 대한 인식이 완전히 달라졌다고 한다.
“예전엔 로봇만 잘 만들면 되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세계대회에 가보니 심사위원들 앞에서 내가 만든 로봇을 제대로 설명하고 이해시킬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더라고요. 사실 그 동안 영어공부를 꼭 해야 하나 생각했었는데 이번에 제대로 설명을 못해서 무척 속상하고 아쉬웠어요. 앞으로 영어공부를 열심히 해서 다음에 또 세계대회에 나가게 되면 제 로봇이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잘 설명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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