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교육청이 학사일정 선진화 방안에 따라 학생들의 기말고사를 방학 이후에 치르기로 했지만 의견수렴과정에서 학업에 도움이 되지 못했다는 이의가 제기되고 있다. 인천시의회 교육위원회 노현경 의원은 인천시교육청이 이와 관련해 지난 2007년부터 2009년까지 5개 중고교에 대한 시범실시 후 나타난 결과를 반영해 원래대로 실시할 것을 밝혔다.
< 왜 방학 후 기말고사 실시해야 하나
인천시교육청은 지난 1월 10일 일선 학교에 ‘교육지원 확대와 공교육신뢰제고를 위한 학사일정 선진화 방안 추진계획(안)’ 이란 공문을 통해 일명 ‘학사일정 선진화 방안’을 각급 학교에 공지한 바 있다.
안에 따르면 2012년 주5일제 수업제 전면실시에 따른 학사일정의 안정지원과 방학, 주말 등의 공교육 기능축소기간에 이루어지는 소득 계층별 자기주도학습 기회의 불균형으로 인한 학력격차 해소 지원을 위해 학기말 시험을 방학 후로 옮긴다는 내용이다.
또 방학 후 기말고사 실시 이유로 학생의 방학 중 학습습관유지, 저소득 가정 학생의 방학 중 공교육 학습지원공백으로 나타나는 학부모의 학습선택권 제한 문제 해결 등을 들은 바 있다.
하지만 향후 실시 예정인 인천시교육청의 일명 학사일정 선진화 방안인 방학 후 기말고사는 학생, 학부모, 교사에게 직접적으로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음에 따라 더 많은 의견수렴이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노 의원은 그 근거로 시교육청의 이와 관련한 지난 2007~ 2009년 사이 인천 영선고, 원당고, 동암중, 방축중, 화도진중 등 5개 중·고교 연구시범학교 선정시 ‘정기고사(기말고사) 시행시기 변화를 통한 학습력 제고방안’ 등에 관한 시범연구 결과를 들었다.
< 시범실시 인천 영선고, 원당고 학생 대부분 부정적 의견
노 의원은 “당시 5개 학교 연구결과는 방학 후 정기고사 실시에 대해 부정적인 결과였다. 특히 도입 취치인 학습습관유지 등에 관한 설문에서 학생, 교사, 학부모의 만족도는 모두 부정적인 결과였다”고 밝혔다.
가령 당시 영선고의 경우, 방학 후 기말고사 실시 관련 ‘방학 중 학생들의 학습태도 변화’ 설문에서는 교육청의 주장과는 달리 19.6% 학생만이 ‘방학 후 기말고사 계획을 세워 공부했다’고 답했다. 나머지 63.7%의 학생은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고 답했다.
또, 방학 후 기말고사실시에 따른 ‘교육활동 및 교실분위기’에 대해 긍정적이다 8.6%, 부정적이다 58%, 변화 없다 33.4%로 답해 전체 응답학생 중 91.4% 학생들이 방학 후 기말고사 실시에 부정적 입장을 보인 바 있다.
이밖에도 ‘방학 후 기말고사 실시와 국영수 학업성취도 향상과의 상관관계’ 분석 결과, 성적이 올랐다는 의견이 4.4%, 성적이 떨어졌다 50.1%, 변화없다 15.5%로 전체 응답자 중 95.6%가 방학 후 기말고사 실시로 성적변화는 떨어졌거나 변화가 없는 것으로 답했다.
한편, 정기고사 분산실시(방학 후 일부과목 실시)에 대한 교사 의견 역시 찬성은 11.4%일뿐, 반대 36.6%, 보통 52.6%로 88.6%가 보통내지 반대의견을 표시해 학생과 교사 대부분이 정기고사 방학 후 실시에 대한 반대의견을 나타냈다.
원당고의 경우도 영선고와 다르지 않았다. 국영수 기말고사 방학 후 실시에 대한 학생 설문조사에서 1학년 응답학생 중 3.14%만이 찬성했다. 나머지 96.96% 학생은 반대의견을 보였다.
< 방학 중 다양한 체험학습 시험공부 대치 위기
시내 영선고와 원당고의 정기고사 방학 후 실시에 관한 연구시범실시결과 분석에서는 대부분의 학생은 물로 교사들도 학업성취도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따라서 이번 인천시교육청의 전면 확대 추진은 다시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참교육학부모회 인천지부 측은 “방학이야말로 평소 입시중심의 생활로 인한 부족했던 여유시간을 그나마 체험과 여가 선용으로 삼아야 함에도 방학 후 시험 제도가 생기면 아이들은 방학조차도 다시 시험 준비에 묶이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고1학생을 둔 연수구 조현정 학부모는 “인천지역은 입학사정관전형 등 수시입시 비율이 높기 때문에 방학을 활용해 수시준비를 해오고 있다”며 “정기고사가 방학 후로 미뤄지면 시험부담 때문에 정작 필요한 입시준비는 미뤄지게 되어 학생 부담만 가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학사일정 변경에 따른 시범실시 외에도 학부모 의견 역시 부정적인 가운데 인천시교육청의 학사일정선진화 방안이 올해 전면 실시될지 우려의 목소리가 그치지 않고 있다.
김정미 리포터 jacall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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