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수술, 사랑하는 아내를 위한 시술입니다

지역내일 2012-01-09 (수정 2012-01-09 오전 7:11:02)

안전하고 확실한 남성 피임법 … 충분한 고민 통해 신중히 결정해야 


 
결혼 10년차에 남매를 둔 주부 이은경(가명 41 분당 삼평동) 씨는 요즘 피임방법에 대해 열심히 공부(?) 중이다. 둘째 출산 이후부터 줄곧 자궁 내 피임장치로 피임을 해 왔는데, 얼마 전 산부인과 검진에서 장치를 제거하는 것이 좋겠다는 얘기를 들은 것. 이유는 갑자기 많아진 생리량과 심해진 생리통 때문이었다. 가뜩이나 피임에 관해서는 나 몰라라 하는 남편에게 어떻게 피임 얘기를 꺼내야 좋을지 고민이 깊다.


시술시간 짧고 간편, 통증 흉터 거의 없어 
이 씨의 경우처럼 더 이상 자녀를 낳지 않기를 원하는 부부들에게 가장 많이 사용되는 남성피임법으로 정관수술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1950년대 가족계획 방법 중 하나로 널리 쓰이기 시작했는데, 우리나라 기혼남성의 10~12%가 정관수술을 받은 것으로 보고된 적이 있을 만큼 선호된다. 
정관수술은 정자의 이동통로인 남자의 정관을 절제하거나 묶는 수술로 정액에 정자가 섞이지 않도록 하는 피임방법이다. 정관수술을 꺼리는 남성들의 경우 수술을 하면 정력이 약해진다는 둥, 정액이 줄어든다는 둥의 속설 영향 때문. 하지만 모두 근거 없는 얘기들이다.
블루비뇨기과 분당판교점의 김재헌 원장은 “정관수술은 성공률이 99% 이상일 정도로 매우 높을 뿐 아니라 국소마취 후 시술이 간단하게 이뤄진다”면서 “15분 내외로 수술시간이 짧고 수술 중이나 수술 후 통증이 적으며, 수술 후 성욕이나 사정에 미치는 영향도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최근 시행중인 무도정관수술은 특수기구를 이용해 3~4mm의 작은 구멍을 내고 정관만을 찾아 수술하는 방법. 수술 부위의 작은 상처는 봉합사를 이용해 봉합하거나, 절개창이 작을 경우 봉합하지 않기도 한다. 수술 후 흉터가 거의 없는 것이 특징.


정력 약해지고 정액 줄어든다? 근거 없는 속설 
정관수술은 여러 피임법들 중에서 가장 확실하고 부부 모두에게 부담이 적은 방법이다. 김 원장은 “정관수술은 먹는 피임약이나 다른 피임방법으로 인해 아내가 겪을지 모를 부작용들을 차단하고, 원치 않는 임신으로 인한 중절수술 등을 원천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사랑하는 아내를 위한 수술’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정관을 절단하더라도 정자는 계속 생산된다. 그렇다면 정관 수술 후 배출되지 못하는 정자들은 어떻게 될까. 생산된 정자들은 배출구가 없어 정액에 섞이지 못하고 그대로 녹아 혈류로 흡수된다.
김 원장은 “정관수술은 성기능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고, 사정시 정액의 양이나 형태에도 아무런 변화를 일으키지 않는다”면서 “다만 기존에 남아있던 정자가 배출될 수 있으므로 수술 후 2~3개월간은 일시적인 피임방법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아무리 정관수술이 간단하다 해도 임신을 불임으로 바꾸는 과정 인만큼 섣불리 결정해서는 안된다. 정관수술을 받기 전에는 반드시 수술의 동기, 자녀의 수, 부인의 동의 여부, 수술 후의 관리, 합병증, 복원술의 성공률 등에 관해 비뇨기과 전문의와 충분한 상담을 거친 후 수술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홍정아 리포터 tojounga@hanmail.net


정관복원술, 제대로 알고 계세요?
최근 정관수술과 함께 많이 시행 중인 남성수술은 다름 아닌 정관복원술. 정관수술 후 사고로 아이를 잃었거나 재혼 등 여러 가지 사정으로 다시 임신을 원하는 경우 막혔던 정관을 연결해 복원시켜 주는 것이다.
정관복원술은 머리카락보다 가느다란 실로 끊어진 정관을 다시 연결시켜 주는 시술로 정관수술에 비해 시술시간도 길고 정교함이 요구된다. 수술 후 일상생활이 가능하긴 하지만 보통 3~5일 후부터 샤워가 가능하고, 약 한 달간 부부관계는 피해주는 것이 좋다.
정관복원술에 관해 꼭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정관이 연결되었다 해도 100% 임신이 가능하지는 않다는 사실. 수술 성공률은 정관수술을 언제 했느냐에 따라 다르다. 정관수술을 받은 지 오래 되었을수록 성공 확률은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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