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수술을 받은 후부터 신체 여러 부위의 장애를 호소하는 사람이 간혹 있다. 특히 정력이 감퇴되고 발기가 잘 안되며 성감이 나빠지고 사정양과 성교 횟수도 줄었다고 이야기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정신불안, 신경통, 요통 등을 호소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런 경우는 비교적 나이가 많은 40대 초반 이후에 정관수술을 받은 사람에게서 잘 발생한다. 생리적으로 볼 때 남성은 20대에 정력이 최고조에 달하여 30대까지 가다가 40대에 들어서면 줄기 시작한다. 이 시기에 우연히 수술을 받고 성욕이나 성기능 감퇴 현상을 수술 탓으로 돌리게 되는 것이다.
정관수술 후 성욕이나 성기능이 전혀 감퇴되지 않는 것은 수술 후 남성 호르몬의 생산이나 분비에는 전혀 영향을 주지 않고, 성기능에 관여하는 신경이나 혈관과는 해부학적으로 동떨어진 관계없는 부분을 수술하기 때문이다.
정관수술은 국소마취 하에서 음경과 음낭의 접합부 중앙에 0.5~1cm 정도 피부를 절개해 양측 정관을 절단 결찰해 주며 약 10~20분 정도 소요된다. 수술 후에도 별다른 고통이나 불쾌감을 주지 않으며 수술 직후부터 일상 업무가 가능하다.
수술 후 유념해야 할 사항은 정관수술을 받은 날로부터 피임효과가 생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관수술을 받을 당시에 이미 정관을 거쳐 정관의 끝부분인 말단부의 저장소에 나와 있던 정자가 정관수술을 받은 후에도 계속 사정액 속에 나오게 된다. 이와 같이 이미 정관 말단부의 저장소에 나와 있던 정자가 임신이 안 될 정도로 완전 소실되려면 적어도 12회 이상 사정한 후라야 가능하다.
드물게는 정관수술을 했는데도 수개월 또는 수년 후에 갑자기 임신이 되어 부인의 부정을 의심하고 소동이 벌어지는 경우도 있다. 이는 정관수술한 부위가 저절로 재소통되어 정자가 나와 임신하는데 기인하며 발병율은 약 0.1-0.5%이다. 정관수술을 받더라도 정자는 고환에서 계속해서 생산되며, 이때 생산된 정자는 갈 곳이 없어지기 때문에 부고환에서 용해되어 혈액으로 흡수된다.
정관수술은 간단하게 시행할 수 있지만 정관 복원수술은 정관의 내경이 0.5~1mm정도로 매우 좁아 육안으로 겨우 볼 수 있을 정도이므로 보통 현미경 하에서 미세수술을 해야 하기 때문에 기술적 어려움이 있으며, 수술시간도 약 2~3시간 소요된다.
서경근비뇨기과의원 서경근 원장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