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꺼풀 테이프, 쌍꺼풀 액 제발 그만!

지역내일 2012-01-28

올 겨울은, 개인적으로, 그 어느 해보다도 쌍꺼풀 수술을 많이 하고 있다. 그 이유는 중고등학생들의 가히 대단하다고 표현 할 수밖에 없는 쌍꺼풀에 대한 엄청난 관심 덕분이다. 쌍꺼풀이 있는 커다란 눈이 예쁜 얼굴의 조건이 된 이상 10대들의 폭발적인 관심은 당연하다 하겠다. 얼마 전 학생들의 일명 겨울교복이 된 ‘노스페이스’에 대한 TV 방송을 보니 10대의 관심을 거스르는 것은 불가능할 것 같다.


30년 가까이 쌍꺼풀 수술을 해 오면서 수술에 대한 필자의 기준도 조금은 바뀌었다. 좋은 수술 결과를 얻기 위해 기술적으로 세부적인 면이, 경험이 쌓이면서 업그레이드되었다는 뜻이다. 그러다 보니 특별히 어려운 재수술 케이스라면 모를까, 쌍꺼풀 수술은 필자에게 그리 스트레스를 주는 수술은 아니었다.


그런데 요즘 좀 힘들다. 이유는 열 명 중에 여덟 명이 쌍꺼풀을 만들기 위해서 일 년 넘게 혹은 이 년 이상 매일 쌍꺼풀 액이나 테이프를 사용한 학생들이기 때문이다.


눈꺼풀 피부는 우리 몸 피부 중에 가장 얇고 연약한 피부이다. 풀리지 않게 탄탄하게 수술해도 간혹 풀리기도 하는 게 쌍꺼풀 수술이다. 이런 상황을 쌍꺼풀액이나 테이프로 극복하고 지냈다면 눈꺼풀 조직에 얼마나 좋지 않은 영향을 주었겠는가?


그런 경우 대부분 눈꺼풀 피부는 뻣뻣하고 두꺼워지고, 심하게 건조되어 있으며, 나이 든 사람들 눈꺼풀처럼 늘어나 있다. 개인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꼭 코끼리 피부처럼 보인다. 피부를 절개하고 들어가면 그 아래 조직도 엉망이다. 근육은 딱딱해져 있고 혈관들은 비정상적으로 증식하여 숫자도 많고 굵어져 있다. 정확한 수술을 위해서는 ‘검판’이라고 불리우는 조직을 완전하게 노출시켜야 하는데 ‘검판’ 주변에는 심하게 섬유화가 형성되어 있다.


당연히 수술 시간도 길어지고 수술 후 회복기간도 길어지게 된다.


눈꺼풀 피부가 망가지는 것을 보면서도 풀이나 테이프를 포기하지 않는 학생들. 또 아무리 말려도 말을 듣지 않는 딸에게 지친 엄마들. ‘수술이 오래 걸렸네요, 까다로웠나봐요?’ 라는 엄마의 얘기를 들으면서 저 가정의 작은 갈등 하나는 해결되었구나 하는 생각을 해 본다.


하지만 어차피 해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피부 상하기 전에, 스트레스 받으면서 괜한 갈등 생기기 전에 수술하는 것이 서로 윈윈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청담심스성형외과 심희상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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