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체험활동, 진목공방에서의 색다른 목공예체험

‘슥슥 삭삭’ 톱질하고, ‘쾅쾅쾅’ 망치질해 만든 내 작품 근사하죠?

지역내일 2012-01-16 (수정 2012-01-16 오전 11:45:46)

 다시 몰아닥친 한파로 잔뜩 어깨가 움츠려지던 지난 11일(수). 상계동에 위치한 진목공방에는 추위에도 아랑곳없이 오전 10시가 지나면서부터 하나 둘 엄마 손을 잡고 오는 아이들, 친구들과 함께 어울려 떠들썩하게 들어서는 아이들로 시끌벅적하다. 바로 진목공방에서 오전 10시30분부터 2시간 가까이 진행되는 ‘친환경 원목소품 DIY 체험활동’ 때문이다.

처음 도구를 사용하면서의 긴장과 어설픔, 사용법 익숙해지자 재미가 붙어 적극적으로 임해


오늘 수업에 참여하는 20여 명의 수강생들이 제작할 아이템은 우체통, 열쇠고리 선반, 컵 받침대이다. 각자 만들고자 하는 아이템에 따라 조를 편성하는데 우체통과 열쇠고리 선반으로 양분돼 우체통을 만드는 팀이 두 개의 테이블을, 열쇠고리 선반을 만드는 팀이 한 개의 테이블을 차지했다. 테이블 위에는 한 명당 원목재료와 도면, 연필, 지우개가 각기 놓여져 있고, 수강생들은 각 원목조각들로 먼저 완성될 형태를 잡아본다.


우체통 제작팀은 나무표면을 부드럽게 하기 위해 나뭇결 방향에 맞춰 부지런히 사포질을 시작하고, 열쇠고리 선반 제작팀은 도면을 보면서 먼저 못을 뚫을 자리를 계산해 위치를 정하는데 저마다 삼각자와 자로 계산을 하는 중간중간 ‘아이~어려워!’ 하는 소리가 간간이 들린다.


자신이 원하는 형태를 만들기 위해 중간 중간 거치는 과정에서 처음엔 어설픔을 보이지만 어느 정도 반복되는 과정을 통해 요령을 익히자 다들 신나하는 표정이다. 나무와 나무를 연결시키기 위해 망치질 전 소량의 본드를 발라야 할 때는 처음엔 양 조절을 못해 수차례 닦아내기도 하고, 망치질을 하며 못이 휘어질 때는 ‘아~’하는 한숨을 쉬며 펜치로 다시 못을 빼내거나 휘어진 못의 방향을 조심스런 움직임으로 다시 되돌리기도 하고, 나무를 자르기 위해 톱질을 할 때는 처음엔 겁먹어 제대로 자르지도 못하는 모습을 보이며, 드릴로 나무판에 구멍을 뚫을 때도 실수하지 않기 위해 잔뜩 긴장한 게 선연히 드러난다. 하지만 익숙해지자 망치질과 톱질을 하는 데 재미가 붙어 손을 움직일 때마다 ‘쾅쾅쾅’ ‘슥슥삭삭’ 거침이 없고, ‘드르륵 드르륵’ 드릴 소리도 한결 편안하게 들린다.

만드는 과정도 재미있고, 점점 완성되는 작품 보며 성취감까지 들어

조카와 자신의 자녀들까지 모두 3명의 아이들과 함께 체험활동에 참여한 김윤정(상계동, 38세)씨는 “방학인데 멀리 가기는 여의치 않고 마침 집 가까이에서 함께 하기에 좋은 활동 같아 참여하게 됐다. 선생님들이 차근차근 잘 가르쳐주셔서 참 좋은 것 같다”며 “하지만 못의 위치를 계산해 정하는 게 너무 힘들었는데, 학교 다닐 때 수학을 좀 더 열심히 공부할 걸 하는 생각이 든다”며 웃는다.


김은선(상계동, 31세)씨는 “평소 목공예에 관심이 있었는데 마침 블로그를 통해 알게 돼 참여했다”며 “망치질이나 톱질, 드릴 사용하는 법 등을 오늘 모두 처음 해봤는데 너무 재미있다. 점점 완성되는 작품을 보며 드는 성취감도 있고...향후 좀 더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고 이야기한다.


최은창(용동초 6)군은 “망치질하는 게 좀 힘들긴 했지만 우체통을 만드는 각 과정의 모든 활동들이 너무 재미있다. 앞으로도 참여하고 싶다”고 말하며, 전도희(용동초 6)양은 “망치질할 때 그동안의 스트레스가 풀리는 듯해 특히 재미있고, 톱질 또한 조금 어렵긴 했지만 재미있었다”고, 김유은(수암초 5)양은 “망치질하는데 못이 자꾸 휘어져 제일 힘들었다. 하지만 완성되어 가는 모습을 보니 보람도 있고 재미있었다”고 전한다.

목공체험수업 통해 창의성도 키우고, 정서적 안정감도 느낄 수 있어 일석이조 효과


진목공방의 이근봉 대표는 목공예의 교육적 효과와 관련해 “아이들이 스스로 못질하고 톱질하면서 디자인 구성을 하는 과정을 통해 창의성을 키울 수 있다. 그리고 학교에서 문제아동친구들에게 미술놀이를 하며 심리적으로 만져주는 프로그램이 있는데, 이를 수업에 접목시켜 아이들과 이야기도 많이 하며 정서적으로 편안함을 줄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한다.


지난해 10월 서울시로부터 사회적 기업으로 인정받은 진목공방은 주문가구 제작 뿐 아니라 DIY 목공수업, 체험학습 등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한 해 동안에만도 노원구 관내 초,중학교 학생들에게 목공교육을 100여회 실시했으며, 노원지역의 각 공부방에 있는 취약계층 아동들을 위한 목공교육도 진행했다.


이 대표는 “올해부터 학교에서 주5일제 수업을 한다고 하는데, 주말에 가족들이 취미생활을 할 수 있도록 가족취미공방으로 확대할 계획”이라며 “두 달에 한 번씩 주말에 재료비만 받고 체험활동을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밝힌다.(문의: 932-0010)


한미정 리포터 doribangsi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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