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최강 쇼트트랙의 산실, 고양시청 빙상부

넘치는 스릴, 순간의 반전, 우리가 쇼트트랙이다

지역내일 2012-01-15

쇼트트랙하면 두말 할 것 없이 대한민국, 그 중에서도 고양시청 빙상부가 최강이다. 고양시청 빙상부는 1997년 창단, 실력 있는 선수들을 배출해 왔다. 모지수 감독의 지휘 아래 신우철 이소희 정은주 이정수 조수훈 선수가 어울림누리 빙상장에서, 국가대표인 이호석 조해리 선수가 태릉선수촌에서 훈련 중이다.


결과를 알 수 없는 스릴 있는 쇼트트랙
쇼트트랙 스피드 스케이팅(Short track speed skating)은 스케이트를 신고 111.12m의 아이스링크를 돌아 순위를 겨루는 스포츠 경기다. 줄여서 쇼트트랙이라고 부른다. 여러 선수가 동시에 출발해 순위를 다투는 박진감 넘치는 종목이다.
모지수 감독은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것이 쇼트트랙의 묘미라고 말했다.
“김동성 선수가 중국의 리자준 선수를 발 내밀기로 제치고 우승한 일이 있어요. 리자준 선수는 자신이 우승한 줄 알고 팔을 들고 들어왔지만, 이동성 선수는 그 짧은 시간에 옆으로 발을 훅 들이 밀었어요. 리자준 선수는 바로 자기 다리를 치며 후회했고요.”
쇼트트랙 경기를 보고 있노라면 손바닥에서 땀이 날 만큼 긴장하게 된다. 아무리 실력 있는 선수라고 해도 3,4등으로 달리고 있는 모습을 보면 응원하는 팬으로서는 가슴을 졸일 수밖에 없다. 그러다 코너를 도는 순간 눈 깜짝할 사이에 다른 선수를 제치고, 빠르게 달려가 도저히 불가능할 것 같았던 우승을 차지한다. 저절로 두 팔을 번쩍 들어 환호성을 지르게 된다. 넘치는 스릴, 순간의 반전, 그것이 쇼트트랙이다.


우승의 비결은 피나는 훈련
고양시청 빙상부의 하루는 새벽 5시 기상으로 시작한다. 6시에 어울림누리 빙상장에 모여 몸을 풀고 7시부터 9시 까지 스케이팅을 한다. 오전 10시면 훈련이 마무리 된다. 낮 동안 개인 시간을 가진 뒤 오후 5시부터 저녁 훈련을 시작한다. 지상훈련과 스케이팅 훈련을 마치고 나면 저녁 9시다. 하루 일과를 마친 그 시간이 되어야 선수들은 저녁식사를 하고 숙소인 장미란체육관으로 돌아가 쉴 수 있다.
한창 친구들을 만나고 데이트할 나이에, 하루의 대부분을 스케이트장에서 보내는 것이 때로 답답하기도 할 텐데 선수들은 그런 내색을 하지 않는다. 올해 계획을 묻는 질문에 조금씩은 다르지만 다들 “더 실력 있는 쇼트트랙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탤런트 조재현 씨의 아들로 유명세를 탄 조수훈 선수는 국가대표선발전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 부상으로 시련을 겪은 정은주 선수도 다시 국가대표로 2014 소치동계올림픽대회에 가는 것이 목표다. 고양시청팀 2년차인 이소희 선수는 좀 더 여유 있는 경기를 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 고양시청이 어렵게 영입한 벤쿠버 올림픽 2관왕 이정수 선수는 하루 빨리 부상을 딛고 도약하기 위해 재활 치료에 힘을 쏟고 있다.


이호석 조해리 등 스타 선수들 배출한 고양시청 빙상부
이호석 선수는 올림픽금메달리스트, 세계선수권을 두 번 재패한 고양시청팀 간판 스타 선수다. 코너에서 안으로 파고들거나 바깥으로 나가는 기술은 세계 수준급이다. 이호석 선수는 “스케이팅은 칼날 두 개를 들고 하는 운동이라 무척 어렵다”면서도 “그냥 스케이트가 즐겁다”고 말했다. 나라를 대표하는 빙상 선수로 여러 나라에 가보는 일도 재미있고 다른 나라 선수들과 겨루는 일도 좋다.
조해리 선수는 이호석과 동갑내기로 초등학생 시절부터 함께 모지수 감독에게 스케이팅을 배웠다. 여자 선수로는 환갑의 나이에 이르렀다고도 말하지만 오히려 요즘 더 최고의 기량을 뽐내고 있다. 지난 12월 6일에는 윤곡여성체육대상 MVP상, 빙상경기연맹에서 주는 최우수 선수상을 받아 ‘쇼트트랙 여제’라는 별명을 얻었다. 지금은 올림픽에 대한 꿈을 키우고 있다. 조해리 선수는 “운동을 그만 둔 이후 진로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게 된다”면서 “예전에 비하면 프로팀이 늘어나 수명도 연장되고 점차 많은 선수들이 좋은 환경에서 운동을 하게 돼 어려움 보다는 즐겁다”고 말했다.


난방, 코치 인력 등 지원 문제 아쉬워
모지수 감독과 선수들은 하나같이 고양시청 빙상부의 환경에 대해 만족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쇼트트랙 지원 상황은 세계 톱의 실력에 비하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모지수 감독의 설명이다. 캐나다 중국 일본에서는 실내 종목이라 해서 빙상장에 난방을 가동하는데 우리나라만은 예외다. 얼음 위에 얼음이 얼어 부상 위험이 크고 기록 향상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선수들에게 생명과 같은 스케이트를 체크해 실력을 뒷받침할 인력이 부족한 것도 어려움이다. “스케이팅은 스피드와 체력 두뇌플레이가 모두 함께 적용되는 스포츠”라는 이호석 선수의 말처럼, 경기 도중 선수들은 스케이트에 신경 쓸 여력이 없다. 코치 인력이 부족해 당장이라도 태릉에서 이호석, 조해리 선수가 스케이트 날을 봐달라고 부르면 모지수 감독이 달려가야 한다.
2009년까지 3년간 국가대표로 뛰었던 정은주 선수는 한국 선수들의 저력을 ‘나라사랑 마음과 헝그리 정신’이라고 말했다. 3년 전 이야기지만, 국제 대회 중 슈트가 찢어진 정은주 선수는 꿰매 입고 시합에 나섰다. 국가대표에게 선수용 슈트를 단 한 벌만 지급하기 때문이었다. 외국 선수들은 열악한 지원에도 정신력으로 금메달을 따내는 한국이라는 조그만 나라에 대해 무척 신기해했다. 
끈기와 깡으로 청춘도 고민도 모두 불사르며 훈련에 열중하는 것, 어쩌면 한국 스포츠의 빛이면서 그림자가 아닐까.


꾸준한 응원이 가장 큰 힘
그러나 선수들은 유일한 고양시의 동계종목에 거는 시민들의 기대를 안다. 신우철 선수는  “한국이 쇼트트랙 강국이니 올림픽이나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한 선수들에게 부담감과 압박감으로 작용한다”고 말하면서도 “어떤 메달을 따던 응원을 보내주면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마음으로 함께 달리는 응원군이 있다는 사실 만으로도 선수들의 가슴은 뜨거워지는 것이다.
선수들이 목말라 하는 것은 지속적인 관심이다. “빙상 종목은 올림픽 때만 시합이 있는 줄 아시는데 그렇지 않아요. 매년 월드컵 시리즈 1차부터 6차까지 있고 세계선수권대회가 열려요. 비인기 종목이라 중계를 거의 안 해주기 때문에 잘 모르시는 거죠.”
고양시청 빙상부의 기대주 이정수 선수의 말이다. 고양시청 빙상부는 매일 저녁 5시부터 어울림누리 빙상장에서 훈련을 한다. 선수들의 모습을 보고 싶으면 언제든 찾아가면 된다.


미니인터뷰 고양시청 빙상부 모지수 감독
“고양시 빛낼 쇼트트랙 선수들 키워냅니다”
송경택 이호석 조해리 변천사 선수를 초등학교 때부터 길러온 실력 있는 지도자다. 목동 빙상장에서 활동하던 그는 “고양시로 온 후 선수들 기량이 더 좋아져 기쁘다”고 말했다. “고양시청 운동부 중 유일한 동계 종목이라 부담은 되지만 고양시를 빛낼 선수들을 만들기 위해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