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규가 않는 공황장애, 심장의 맥을 살려야

지역내일 2012-01-16

“가족이 모두 잠든 밤, 갑자기 숨이 막혀 왔습니다. 지나온 일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가는데 이렇게 죽는구나 싶었습니다. 아이들 얼굴이 떠오르며 눈물이 흘렀습니다. 긴 터널을 지나듯 괴로운 순간이 이어진 뒤 증상은 사라졌지만, 이후로도 계속 힘들고 스트레스가 심한 날이면 유사한 증상이 나타났습니다.”
위의 사례는 필자의 진료실을 찾아온 한 40대 가장이 겪은 실제 이야기다. 이 증상은 연예인 이경규 씨와 김장훈 씨가 앓고 있는 공황장애로, 극도의 불안감과 공포감을 느끼는 가운데 숨이 막히거나 가슴이 두근거리는 등 여러 가지 증상이 나타난다. 

학계에서는 우리나라의 공황장애 인구를 150만 명에 육박한 것으로 보고 있으며, 평생 공황 발작을 한 번이라도 경험한 인구를 전체의 30%로 보고 있다. 이제 더 이상은 소수가 겪는 특수 질환이 아니라 내 가족과 내가 겪을 수도 있는 현실이 됐다. 게다가 공황장애는 가족에게서 같은 증상이 나타날 확률이 다른 정신질환에 비해 4~8배나 높다. 

처음 공황 발작이 나타나면 큰 병에 걸렸다는 불안감에 각종 검사를 하게 되지만 대부분 아무런 이상을 발견하지 못한다. 일반적으로 항우울제 등을 6개월 정도 복용하게 하지만 항우울제의 부작용을 호소하는 환자가 있고 치료가 잘 안 되는 경우도 늘고 있다. 

필자를 거쳐간 많은 공황장애 환자에게서 발견한 공통된 증상은 오장육부 중 특히 심장의 맥에 이상이 있다는 것이다. 한의학에서 심장을 임금에 비유해 군주지관(君主之官)이라고 한다. 마음 심(心)과 심장의 심이 한자가 같은 것처럼 심장은 우리 몸에 혈액을 공급할 뿐 아니라 정신 기능을 총괄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대부분 진맥에서 심장의 기와 혈이 약하거나 통제를 잃고 불규칙하게 날뛰는 경우가 많다. 

심장의 기혈을 살리는 혈(穴), 진정시키는 혈 등 5가지 성질을 가진 각각의 혈 자리에 침을 시술한 뒤 다시 진맥해 보면 짧은 시간 안에 맥이 정상으로 돌아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침 치료를 통해 심장의 상태를 확인한 뒤, 이를 바탕으로 한약재를 엄선해 처방을 구성한다. 이와 함께 중요한 것은 공황 발작으로 죽지 않는다는 점을 인지하고 ‘나는 안전하다’, ‘좋아질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는 것이다. 

숨 가쁘게 달려온 인생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면서 심신의 약점과 고통을 함께 치유하는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한의학의 치료는 부작용이 없고 효과가 빠를 뿐만 아니라 심신의 건강을 되찾게 한다.



























강남경희한의원
김황호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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