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전국청소년영어경연대회 최우수상 받은 봉일천고 학생들

큰 무대에서 빛난 토종영어의 힘

지역내일 2011-12-25

음향 실수였을까, 준비된 음악이 제때 나오지 않았다. 등 뒤로 식은땀이 주르륵 흐를 만치 긴장되는 순간, “뮤직 큐!” 재치 넘치는 한 마디에 장내는 웃음과 박수가 터졌다.
파주 봉일천고등학교(교장 서영순) 2학년 학생들이 스스로 준비한 영어 발표로 큰 상을 받았다. 지난달 27일 경기영어마을 파주캠프에서 열린 ‘2011 전국청소년 영어경연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김수민, 이문영, 이윤지, 이태호 학생을 만났다.


스스로 대본 쓰고 지도교사 찾아가
전국청소년영어경연대회는 올해로 6회째다. 동영상을 제출해 예선을 통과하면 본선은 직접 무대에 올라 심사 받는다. 전국의 초중고 학생은 누구나 참가할 수 있지만, 1년 이상 해외체류 경험이 있거나 외국인학교를 다닌 학생은 제외다. 봉일천고등학교에서 참가한 다섯 명의 학생들의 바람은 소박했다. 보다 큰 무대에서 자신들의 실력을 검증받고 싶다는 것이었다. 학생들은 직접 대본을 써서 서임선 영어교사를 찾아갔다.
“대회가 열린다는 것을 알리자마자 아이들은 자발적으로 팀원을 모으고 원고를 작성한 후 조심스레 지도를 부탁해 왔어요. 그 모습이 너무 예뻐서 최대한 돕고 싶었죠.”
서임선 교사는 학생들을 대견하게 바라보며 이렇게 말했다.


쟁쟁한 학교들 틈에서 ‘꿈을 갖자’는 메시지로 승부
학생들이 준비한 드라마 제목은 What if our dreams come true?(만약 내 꿈이 이루어진다면 어떨까)이다. 배경은 학교 수업 시간으로, 학생들이 각자의 꿈을 발표 한다는 설정이다. 극중에서 학생들은 각자의 실제 꿈인 문화부장관, 뉴스아나운서, 스포츠뉴스 리포터, 외교관이 된 것처럼 연기를 하며 발표했다. 문화부장관은 우리나라의 전통음식 김치를 세계에 알리는 행사에 참여하고, 뉴스 아나운서는 그 문화부장관을 소개한다. 스포츠뉴스 리포터는 월드컵에 참가한 남북한 팀의 축구 경기를 생중계하고 외교관은 독도가 우리나라 땅이라는 것을 세계에 알린다. 마지막에는 라이프이즈쿨(Life is cool)이라는 음악에 맞춰 율동을 하면서 ‘Have a dream! Life is cool!’이라고 쓰인 피켓을 들어 보이며 마무리한다. 청소년들에게 삶에 대한 긍정적인 사고를 가지고 꿈을 품으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올해 본선 진출 팀은 총 15팀, 그 중에서도 고등부 드라마 부문에서는 5팀이 마지막까지 실력을 겨루었다. 쟁쟁한 실력을 지닌 용인외고 미추홀외고 경기외고와 의정부여고 사이에서 치른 대회라 만만치 않았다.


비 맞고 추위에 고생하며 맹연습
학생들은 대회에 참가하기 전 주에 교내 축제를 치르고 빠듯한 시간을 이용해 밤늦도록 연습했다.  
잠시도 쉬지 않고 노력한 덕분에 원고내용, 발표력, 영어유창성, 발표태도, 팀워크, 시간조절력을 기준으로 한 심사에서 높은 점수를 얻어 최우수상을 받았다.
“연기와 감정까지 표현하는 대회라 색다르잖아요. 그래서 더 관심을 가지고 열정적으로 연습할 수 있었어요.”
이문영 양의 말이다.
학생들이 본선에 진출하자 학교와 부모님들의 관심이 쏟아졌다. 다른 학교와 달리 서영순 교장은 대회장까지 함께 가서 응원했다.
김수민 양은 “많이 도와주신 선생님과 부모님 생각에 상 못 받으면 어쩌나 걱정이 많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학생들은 무대를 즐겼다. 대본을 외우기보다 웃고 춤추면서 연기했다. 평소 말이 없던 이태호 군도 가장 익살스러운 연기를 맡아 태연하게 연기를 펼쳤다. 수상자가 발표되던 순간, 긴장이 풀리면서 고함이 터져 나왔다.
토요일에 아무도 없는 빈 학교에서 연습하며 추위에 떨던 일, 대회당일 비를 맞으며 야외에서 연습한 일들이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갔다.


어릴 때 영어 동화책, 팝송으로 발음과 억양 배우며 스스로 학습
학생들에게 영어 공부 비법을 물었다. 대부분 스스로 공부한 경험을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었다. 
이윤지 양은 팝송을 좋아해 한국노래보다 많이 들었다. 특히 억양과 발음을 주의 깊게 들었다. 학원 한 번 다니지 않고 스스로 공부한 실력파다.
이문영 양은 어릴 때부터 영어동화책을 많이 읽었다. 중학교 때는 원서를 읽으며 테이프를 들었다. 영어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것에 관심이 많아 주의 깊게 들었다. 점심시간에는 원어민 선생님을 찾아가 대화를 자주 시도했다. 영어에 대한 자신감은 저절로 자라났다.
김수민 양은 “외고를 준비한 경험이 도움이 되었다”면서 “영어를 잘하기 보다는 밖에 나가서 활동하고 말하기를 좋아해 나갈 수 있었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자연스러운 표현, 발음과 억양 배워
“해외어학연수를 다녀오지 않아도 영어를 잘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대회를 준비하면서 좀 더 자연스러운 영어 표현, 발음, 억양을 익혔고 몸동작과 표정도 연기한 것이 많은 도움이 됐다.”
학생들의 공통된 대회 참여 소감이다.
이태호 군은 “공부하느라 힘들어서 점점 위축되어 갔는데, 이번 대회를 통해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칭찬을 들으니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김혜경 인문외국어부장교사는 “아이들이 직접 대본을 쓰고 선생님이 지도하면서 스스로 일군 대회다. 쟁쟁한 아이들 틈에서 기죽지 않고 잘한 아이들이 자랑스럽다”고 칭찬했다.
서임선 지도교사는 “연습하는 내내 서로 피드백 주고받으면서, 상대의 의견을 적극 수용하고 응원하고 칭찬하는 모습을 보며 잘 될 거라는 생각을 했다”면서 “한국에서 공부한 토종 영어도 실력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어서 뿌듯하다”고 말했다.
이향지 리포터 greengreen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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